月刊 아이러브 PC방 1월호(통권 386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서빙로봇에 대한 PC방 업주들의 관심이 본격화된 시점은 지난해 하반기다. 작년 4월 영업제한이 해제된 이후 심각한 구인난을 겪고 있는 상당수 PC방 업주들이 인력난을 해결하기 위한 고육지책으로 무인솔루션과 함께 서빙로봇의 도입을 고민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서빙로봇에 대한 평가는 엇갈렸다. 아직까지는 PC방에 적합하지 않다는 의견도 있고, 기술적으로 좀 더 보완된 이후에 도입해야 한다는 업주들도 많다. 이에 실제로 서빙로봇을 도입해 활용하고 있는 인천 서구 청라국제도시에 위치한 4S PC방을 찾아 눈으로 직접 확인해봤다.

4S PC방이 도입한 LG전자 클로이
4S PC방이 도입한 LG전자 클로이
4S PC방 외부 전경
4S PC방 외부 전경

막연한 불신으로 서빙로봇 도입 꺼렸지만…
PC방 업주들 사이에서 서빙로봇에 대한 평가가 엇갈렸던 만큼, 4S PC방 역시 서빙로봇 도입은 생각지도 않고 있었다. PC방 적합 여부를 확신하지 못했던 것이다. 하지만 엑스파워정보통신에서 PC방에 서빙로봇 무상 시연 기회를 제공한다는 사실을 우연히 접했고, 직접 경험해보고 판단하겠다는 생각에 시연을 신청했다가 결국 도입하게 된 케이스다.

시연 기간을 포함해 약 한 달가량 서빙로봇을 이용 중인 4S PC방은 가장 큰 장점으로 피크시간대의 활약을 꼽았다. 대부분의 PC방은 하루에 한두 번 피크시간대를 겪는다. 평일 저녁 시간대와 주말 오후 등 일손에 부하가 걸리는 시간대를 말한다. 이때는 먹거리 주문이 몰려 근무자들이 음식 조리와 서빙에 정신이 없는 경우가 많은데, 4S PC방도 이 같은 피크시간대에는 3명 정도는 있어야 할 정도로 바쁘다.

문제는 짧은 피크시간대를 위해 사람을 더 쓸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한창 바쁠 때는 3명도 부족하지만 1~2시간의 피크시간대를 지나면 1~2명의 근무자만으로도 충분하다. 결국 PC방에서는 피크시간대를 위해 한 사람을 더 고용해야 하는데, 1~2시간만 채워줄 알바를 구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에 최소 5~6시간 일할 알바를 구하게 된다.

4S PC방에서는 서빙로봇이 가장 빛을 발하는 시점을 피크시간대로 꼽았다. 먹거리를 고객의 자리까지 배달하는 일을 서빙로봇에게만 맡겨도 동시간대 3명이 필요했던 피크시간대의 부하가 2명만으로도 해결됐다는 것이다. 실제로 4S PC방은 서빙로봇과 상관없이 피크시간대에 인력 공백이 발생해 1명이 빠진 2명이 근무 중인 상황인데, 현재로선 추가 고용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결국 인건비 절약으로 이어진다. 서빙로봇 도입으로 발생하는 비용은 월 55만 원 정도다. 이에 반해 하루 최소 5시간 근무하는 알바를 고용한다고 가정하면 올해 최저임금인 9,620원을 적용해 월 1,443,000원의 인건비가 발생한다. 이는 주휴수당과 서빙로봇의 활용 가능 시간을 감안하지 않은 것으로, 알바 한 명의 인건비와 서빙로봇 한 대의 운용비용은 비교 자체가 무의미할 정도로 큰 차이를 보인다.

메인 출입구
메인 출입구
넉넉한 공간으로 서빙로봇 도입에 제격
넉넉한 공간으로 서빙로봇 도입에 제격

베테랑의 안목이 느껴지는 4S PC방
당초 4S PC방이 서빙로봇 도입을 꺼렸던 이유는 아직까지 PC방에 적합한 기술적 완성도가 떨어질 것이라는 예상 때문이었다. 실제로 PC방에서 먹거리 주문은 후불결제 비중이 상당히 높다. 이미 PC방 관리프로그램에서 충전된 시간을 차감하는 형태로도 먹거리 결제를 지원하고 있지만, 이용자 대부분이 PC 이용요금과 먹거리 결제를 별도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이는 결국 이용자와 근무자가 만나 결제 과정을 거쳐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 같은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 엑스파워정보통신에서는 무선 카드단말기를 부착하는 형태로 기술적 완성도를 높이고 있지만, 아직까지 이 같은 기능을 완전히 구현하지 못하고 있다. 다만, 4S PC방이 이 같은 단점에도 불구하고 서빙로봇을 도입한 이유는 고객들의 적응력 덕분이다. 이용자들이 예상보다 빨리 서빙로봇에 결제할 카드를 올려두고 돌려받는 과정에 익숙해진 것이다.

엑스파워정보통신이 앞으로 서빙로봇에 무선 결제 시스템을 갖추게 된다면 한층 더 완성도가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사실 4S PC방이 과감하게 서빙로봇을 체험해보고자 했던 배경에는 베테랑의 뛰어난 감각이 있었다. 항상 PC방 업계의 최신 트렌드를 예의주시하면서 생각에 머물기보다 직접 체험하고 결론을 내는데 익숙해진 것이다.

이 같은 베테랑의 안목은 4S PC방의 입지에서도 느낄 수 있다. 인천 청라국제도시의 주요 상권에 위치한 4S PC방은 오픈한지 벌써 4년이 지난 매장이다. 상가를 분양받아 자리를 잡았는데, 4년 전 청라는 지금의 모습과는 많이 달랐다. 건물 자체가 많지 않았고 유동인구도 적었다. PC방 입지로서는 적절하지 않았던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과감하게 상권을 개척하는 베테랑들의 특징이 묻어나는 것이 4S PC방의 입지다.

매장 분위기도 4년 전 오픈한 PC방이라는 느낌이 전혀 없다. 이는 시간이 지나면 훼손이나 변색되어 세월의 흔적이 남을 수 있는 인테리어 자재를 배제했기 때문인데, 예를 들어 나무 소재를 피하고 철재를 주로 사용해 내구성을 높이는 식이다. 아울러 시그니처와 포인트 인테리어도 놓치지 않았다. 쇠사슬이나 공사장 등 인더스트리얼 스타일을 적용해 차가울 수 있는 철재 구조물에 콘셉트를 부여해 디자인 완성도를 높였다. 특히 베테랑다움이 느껴지는 부분은 이 모든 인테리어를 PC방 업주가 직접 구현했다는 사실이다.

로봇이 서빙한 음식을 받고 있는 고객
로봇이 서빙한 음식을 받고 있는 고객
화려한 쇼케이스가 눈길을 끈다
화려한 쇼케이스가 눈길을 끈다

가능성 확인된 서빙로봇, 확산 더딘 이유는?
4S PC방에서 체감한 서빙로봇의 가능성은 사실 지난해 하반기부터 공격적으로 PC방에 서빙로봇을 공급하기 시작한 엑스파워정보통신의 시연 행사를 통해서도 확인된 바 있다. 당시 전국 곳곳에서 LG전자의 서빙로봇 ‘클로이’와 베어로보틱스의 ‘서비 미니’를 체험하게 된 PC방 업주들은 4S PC방 업주가 장점으로 꼽은 것에 대해 크게 공감했다. 피크시간대 서빙로봇의 존재 유무가 PC방 운영환경에서 큰 차이를 만든다는 것이 공통된 의견이었다.

이러한 평가는 입소문을 통해서도 널리 확산되고 있는 상황이다. 다만, 실질적으로 서빙로봇 도입 속도는 그리 빠른 편이 아니다. 긍정적 평가에 비해 이처럼 보급 속도가 더딘 이유는 보편적인 PC방의 비좁은 통로 때문이다. 보통 PC방 통로의 기준은 책상 끝과 맞은편 책상 끝의 거리를 의미한다. 중간에 의자가 있더라도 무시하고 책상 끝과 끝의 거리가 2미터 이상인 경우가 서빙로봇을 도입하기에 알맞다. 하지만 엑스파워정보통신에 따르면 1.8미터 이상이면 서빙로봇을 도입하는데 무리가 없는 것으로 확인된다.

문제는 1.8미터 이상의 통로를 확보하고 있는 PC방이 많지 않다는 것이다. 서빙로봇의 성능 자체는 통로를 지나며 불규칙하게 늘어선 의자 사이를 지그재그로 빠져나갈 정도로 우수하지만, 이 같은 공간조차 없다면 무용지물이다. 결국 아직까지 서빙로봇이 널리 확산되지 못하고 있는 이유는 통로의 공간이 1.8미터 이하인 PC방이 그만큼 많다는 것으로, 서빙로봇이 빠르게 자리를 잡기 위해서는 PC방의 통로가 전체적으로 넓어지거나 콤팩트한 서빙로봇이 등장해야 할 것이다.

만약 서빙로봇을 활용하기에 원활한 환경을 갖췄다면 도입 과정은 매우 간단하다. 4S PC방을 통해 확인한 결과, 절차도 복잡하지 않고 로봇을 활용하는 데 있어 특별한 학습도 필요 없다. 엑스파워정보통신은 PC방 업주가 구매 의사를 밝혀도 반드시 시연 과정을 거친다. 서빙로봇을 운용할 수 있는 환경인지 살펴보고, 엔지니어가 PC방 내부 공간을 서빙로봇에 학습시키며 테스트를 진행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PC방 업주가 신경 쓸 일은 없다. 테스트 과정에서는 서빙로봇을 직접 활용하게 되는데, 서빙로봇에 미리 입력된 좌석 번호를 누르고 출발 버튼을 누르면 알아서 서빙 후 다시 돌아오게 되는 시스템이다. 헤드셋을 끼고 게임에 집중하느라 음식을 받지 못한 경우 알아서 다음 좌석으로 이동하거나 복귀한다. 이 역시도 단점으로 지적되는 부분 중 하나지만, 4S PC방에 따르면 서빙로봇 도입에 영향을 미칠 정도는 아니다. 실제로는 발생 빈도가 적고, 근무자들이 쉽게 대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주행 기술이 예상 외로 뛰어나다
주행 기술이 예상 외로 뛰어나다
4S PC방 전경
4S PC방 전경

매장 홍보에도 한몫, 올해 크게 확산될 전망
4S PC방에서는 서빙로봇의 마케팅 효과에 대해서도 높이 평가했다. PC방에서는 아직 흔히 접할 수 없는 아이템이다 보니 신기하게 바라보는 고객들이 많고, 서빙로봇을 경험하기 위해 일부러 먹거리를 주문하는 고객들도 있다. 서빙로봇이 일손만 덜어주는 것이 아니라 매장 홍보에도 일정부분 역할을 해주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4S를 통해 확인한 서빙로봇은 PC방에서 활용하기에 적합하다는 결론을 내릴 수 있다. 통로 간격이 1.8미터 이상(최소 1.6미터 이상) PC방이라면 당장 도입해도 무방한 수준으로, 업주 홀로 운영하는 PC방이나 구인난이 심각한 PC방, 매장이 넓거나 길어서 서빙이 힘든 PC방, 유난히 피크시간에 손님이 몰리는 PC방 등 다양한 환경의 매장에서 활용도가 높을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서빙로봇을 경험한 PC방 업주들이 공통적으로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던 이유를 4S PC방에서 직접 눈으로 확인할 수 있었던 것이 이번 취재의 소득 아닌 소득이었다고 할 수 있겠다.

4S PC방 전경
4S PC방 전경
4S PC방 전경
4S PC방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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