月刊 아이러브 PC방 3월호(통권 388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최근 PC방 업계에 이름을 알리기 시작한 빅피처인터렉티브(이하 빅피처)는 PC방, 이스포츠, 교육을 접목한 PC방 3.0 시대를 목표로 ‘레벨업 PC카페’ 브랜드를 출시했다. PC방을 중심으로 지역 기반의 이스포츠 문화를 활성화하고, PC방의 이스포츠 학원화를 목표로 정진하고 있는데, 이 같은 큰 그림의 기초가 되는 것이 ‘레벨업 PC카페’ 브랜드를 내건 PC방이라고 한다. 이에 20호점까지 개설된 가맹점 중 안양 평촌점을 찾아 빅피처가 얘기하는 PC방 3.0이 무엇인지 눈으로 확인해봤다.
레벨업 PC카페의 탁월한 전략
그동안 PC방을 이스포츠의 기반으로 활용하려는 시도는 다양하게 전개되어 왔다. 한국이스포츠협회에서도 풀뿌리 이스포츠 양성이라는 명목 하에 PC방을 이스포츠 시설로 지정해 활용하고 있고, PC방 업계 내부에서도 전국 규모의 게임대회를 유치하며 지역 연고제와 같은 사업들을 추진하기도 했다. 특히 정부와 지자체, 각종 기관에서도 PC방 연합 대회를 지원하며 PC방을 인프라로 활용하고자 했다.
그러나 아직 뚜렷하게 정착된 시스템은 없다. 특히 PC방 업계가 아닌 외부에서 주도한 이스포츠 대회는 일회성 이벤트 성격이 짙었다. 이는 이해관계가 서로 달라 발생하는 결과였다. 외부에서는 이스포츠 대회를 진행하면서 PC방의 희생을 강요하는 일이 많았다. 하지만 PC방은 치열한 영업 현장이기 때문에 타협이나 희생이 불가능했다. PC방이 이스포츠 대회를 유치하는 것도 결국에는 매출 때문이라는 것을 외부에서는 이해하지 못한 것이다.
사실 PC방 3.0 시대를 표방한다는 ‘레벨업 PC카페’를 찾아가면서도 현실과 괴리가 있을 수 있다는, 너무 말만 앞서는 게 아닌가 하는 의문부호가 없었던 것이 아니다. 하지만 직접 현장을 방문해 빅비처의 실체를 확인한 결과 기우에 불과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레벨업 PC카페’ 브랜드는 PC방을 창업하고 운영하는 과정에 필요한 분야별 전문가들이 탄탄한 조직력을 형성하고 있었다.
단순히 가맹본부와 가맹점의 관계가 아니라 전문가들이 직접 창업 과정과 운영에 참여해 매출을 올리고 유지하도록 돕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었다. PC방 업주는 운영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시행착오를 겪지 않아도 된다. 전문 운영팀이 상주하며 먹거리 조리에서부터 모든 매장관리를 담당하기 때문에 오히려 업주의 역할이 제한적이라 하겠다.
투자는 업주가, 운영은 전문가가
‘레벨업 PC카페’ 안양 평촌점의 김동인 사장은 PC방 운영 경험이 없는 초보 PC방 업주다. 약 1년 전쯤 ‘레벨업 PC카페’를 창업하면서 처음으로 PC방 업계에 발을 디뎠다. 이 때문에 가맹본부에 전적으로 의존할 수밖에 없었는데, 우연한 기회에 빅피처에서 준비하고 있다는 PC방 3.0 컨셉을 접하면서 자연스럽게 창업을 의뢰하게 됐다. 상권 분석부터 운영까지 전문가들이 투입돼 업주는 시행착오를 경험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이 김 사장에게는 가장 큰 메리트였다.
가맹본부에서 지원하는 운영팀이 상주함으로써 발생하는 가장 큰 장점은 먹거리 퀄리티다. 김 사장은 “만약 경험이 없는 상태에서 최근에 PC방에서 유행하고 있는 먹거리를 도입하려고 했다면, 복잡한 레시피를 흉내내기도 어려웠을 뿐 아니라 조리 실력도 형편없었을 것”이라며 “경험이 풍부한 운영팀 덕에 다른 PC방과 비교해 절대 뒤처지지 않는 먹거리 퀄리티를 갖고 있다는 점이 가장 큰 경쟁력으로 생각된다”고 밝혔다.
입지 선택에도 큰 도움을 받았다. 초보 PC방 업주에게는 어려운 PC방에 적합한 상권을 추천받아 오픈하게 됐는데, 청소년 유동인구가 많은 학원가에 자리하게 됐다. 이 같은 지리적 특성은 PC방 집객에 유리하다. 학원을 가기 전이나 학업을 마친 학생 고객들이 잠깐 게임을 하면서 식사까지 해결하는 장소로 각광 받고 있다. 이 때문에 봄 비수기가 시작되는 3월에도 큰 어려움이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학원을 다니는 학생층이 더욱 늘어나기 때문이다.
인테리어도 수준급이다. 비교적 최근에 PC방 업계에서 유행하기 시작한 팀룸도 갖췄으며, 밝고 쾌적한 분위기는 학부모들을 안심시키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자녀들의 PC방 출입이 탐탁지 않은 학부모들도 레벨업의 밝은 분위기와 쾌적한 인테리어를 접하면 다소 누그러진다는 것이 김 사장의 후일담이다. 결국 빅피처가 그리고 있는 PC방 3.0은 탁월한 경쟁력을 기반으로 수익화가 가능한 추가 콘텐츠를 도입하는 전략인 것으로 보인다.
빅피처가 그리는 PC방 3.0이란
그러나 아직까지는 빅피처가 추구하는 PC방 3.0 플랫폼이 완성되지 않았다. ‘레벨업 PC카페’를 전국 주요 상권에 오픈하는 인프라 조성에 힘쓰고 있는 단계인 것이다. 하지만 정체 상태도 아니다. 프로게이머 출신들이 PC방 운영을 위한 교육을 받고 있으며, PC방 운영 경험이 풍부한 ‘레벨업 PC카페’ 구성원들은 이스포츠 플랫폼 교육을 받고 있다. PC방은 새로운 시대로 나아가기 위한 인프라고, 사람은 이를 실현해나가는 전문가 집단인 것이다.
사실 PC방 3.0을 완성하는 모든 플랫폼은 이미 개발이 끝나 언제든 상용화할 수 있다. 게이머들의 전적 검색 플랫폼인 DAK.GG는 이미 600만 명에 달하는 회원을 유치한 상태이며, 유뷰브 게임 스토리 채널인 ‘gcl’은 90만 구독자를 확보했다. 여기에 더해 세계 최대 게임대회인 WCG를 인수해 다시금 대회를 진행하고 있는 상황이며, 게임 실력 향상을 위해 프로게이머로부터 교육을 받을 수 있는 게임코치아카데미도 성황리 운영 중이다. 특히 게임코치아카데미는 비대면 교육 방식을 도입해 ‘레벨업 PC카페’를 중심으로 오픈될 예정이며, 이 모든 플랫폼을 PC방의 새로운 수익모델로 키워나가는 것이 PC방 3.0의 목표다.
이 같은 빅피처의 큰 그림에 김 사장도 많은 기대를 하고 있다. ‘레벨업 PC카페’ 브랜드를 통해서는 탄탄한 매출을 유지할 수 있는 기반을 조성하고, 빅피처에서 그리고 있는 PC방 3.0은 먹거리와 같이 PC방의 새로운 수익화 플랫폼이 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김 사장은 “결국 PC방의 주 고객층은 게이머고, 어떤 형태로든 게임을 활용한 추가 콘텐츠가 활성화된다면 PC방 산업에도 분명 도움이 될 것”이라며 “아무리 PC방 산업이 침체돼 있다고 해도 게이머들의 발길은 계속 이어지기 때문에 개인적으로 비전이 밝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아직 미완성 상태라는 ‘레벨업 PC카페’ 안양 평촌점을 방문하고 느낀 것은 각계에서 그리던 포스트 코로나 전략이 실질적으로 도입되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빅피처의 PC방 3.0도 그중 하나다. 무엇보다 기업이 그리는 가치와 자영업인 PC방의 가치를 절묘하게 모두 충족하고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었다. 각 PC방 브랜드의 전략들이 맞대결을 펼치는 시점은 올해 여름 성수기 직전일 것으로 전망되는데, 빅피처가 이 같은 상황 속에서 두각을 나타낼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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