月刊 아이러브 PC방 11월호(통권 384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맛집 PC방, 전국 최고 사양 PC방, 지역 최대 규모 PC방, 요즘 PC방 클라스 등의 수식어들은 고객들에게 독특한 시그니처를 각인시켜 마케팅적으로 큰 성공을 거둔 상위 1%의 PC방들에게 따라붙는다. 단순히 시설, 규모, 먹거리뿐만 아니라 게이밍기어 브랜드 전시장을 유치한다거나, 유명 스트리머와 프로게이머를 접할 수 있는 곳. 게임대회나 행사 등을 끊임없이 유치하며 365일 이벤트가 가득한 PC방들도 전국 최상위 PC방으로 꼽힌다. 그런데 충북 충주시에 위치한 본PC카페는 이용자들뿐만 아니라 업계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유명하다. 벤치마킹 대상으로 업계 전문가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본PC카페를 직접 찾아가 봤다.

충북 충주시에 위치한 본PC카페
충북 충주시에 위치한 본PC카페

놀라움으로 시작한 본PC카페 외부
충주 본PC카페는 PC방 업계에서 매우 유명한 곳이다. 실제로 많은 PC방 산업 관계자들이 벤치마킹을 위해 견학하고 방문하는 곳이라는 소식을 자주 접했다. 놀랍게도 지난 2018년 구축한 본PC카페의 시스템은 최근 신규 PC방들이 적용하고 있는 트렌드가 이미 대부분 적용된 상태로, 앞으로 유행이 될 만한 요소까지 두루 갖추고 있다. 직접 보고 느낀 본PC카페를 한 줄로 정리하자면 ‘벤치마킹 대상으로 부족함이 없는 PC방의 본보기’라 하겠다.

PC방에 들어가기 전에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지주간판이다. 지주(支柱)란 사전적 의미로 정신적, 사상적으로 의지할 수 있는 근거나 힘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다. 또한 어떠한 물건이 쓰러지지 아니하도록 버티어 괴는 기둥이라는 뜻도 있다. 특히 삶 속에서 지주라는 표현은 지역을 상징하는 사람이나 장소에도 붙는데, 보통 지하철 역사 앞에 네모난 기둥처럼 솟아 호선과 역명을 가리키는 형태가 일반적이며, 규모가 큰 음식점이나 마트에서도 종종 사용한다. PC방에서는 흔치 않은 본PC카페의 지주 간판은 업계에서 차지하고 있는 그의 명성에 딱 맞는다.

본PC카페는 PC방 업계에서만 유명한 것이 아니라 충주시에서도 랜드마크로 상징성을 지니고 있다. 실제로 본PC카페가 자리를 잡기 전에는 허허벌판에 가까웠던 상권이었지만, 현재는 MZ세대와 기성세대를 아우르는 다양한 상점들이 상권을 형성할 정도로 발달했다. 때문에 이 지역에서는 본PC카페 인근을 ‘본PC카페 거리’의 준말인 ‘본 거리’라고 부를 정도며, 인근 점포들의 업주들은 본PC카페에 매우 호의적이기도 하다.

지주 간판의 여운이 가시기도 전에 다음으로 눈에 들어오는 것은 1층에 위치한 본PC카페의 출입구다. 출입구 자체가 눈길을 끄는 것이 아니라 출입구 앞으로 길고 넓게 조성된 테라스가 눈길을 끈다. 수도권의 그 어떤 편의점보다도 테라스가 넓고 길게 조성되어 있어 고객들이 편안하게 흡연을 하거나 노천카페처럼 이용할 수 있다. 이처럼 넓고 긴 테라스를 보유하고 있다는 것도 PC방에서는 처음 접하는 신선한 충격이다.

출입구 앞 넓고 길게 조성된 테라스
출입구 앞 넓고 길게 조성된 테라스
처음 접해 본 PC방 지주 간판
처음 접해 본 PC방 지주 간판
넓고 쾌적하게 조성된 카운터 인근
넓고 쾌적하게 조성된 카운터 인근
넓고 쾌적하게 조성된 카운터 인근
넓고 쾌적하게 조성된 카운터 인근

놀라기에는 일렀던 본 게임의 내부
지주 간판과 넓고 길게 조성된 테라스를 지나 출입구로 들어서면 PC방을 하나 더 차려도 될 정도의 넓은 카운터를 마주하게 된다. 카운터 주변의 공간만 작은 분식집을 3~4개 정도 차릴 수 있을 정도의 넓이다. 사실 본PC카페는 2017년 160대 규모로 처음 오픈했다가 2018년 리모델링을 거쳐 236대 규모로 확장하며 지금의 모습을 갖췄다. 충주에는 이만한 규모의 PC방을 오픈할 건물 자체가 없어 충주시 전체에서 최대 규모이자 유일한 대형 PC방이다.

기자는 10여 년 전 수소문을 통해 전국에서 매출이 가장 높은 1등 PC방을 방문했던 적이 있다. 전국에서도 PC방이 가장 밀집한 상권에 입점해있고, 흔히 빽빽한 공간을 일컫는 용어인 ‘닭장’을 떠오르게 했다. 10여 년이 지난 현재는 먹거리가 주요 수익원으로 정착함에 따라 카운터가 매장 중앙으로 이동한다거나 카운터 인근을 최대한 넓게 조성해 카페테이블 등을 설치해 휴게공간을 확보하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본PC카페는 이 같은 시스템을 이미 4년 전에 도입한 것은 물론, 출입구 밖 테라스까지 감안하면 전국 최대 규모의 휴게공간을 보유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또 한 가지 특징은 최근 신규 PC방들이 갖추고 있는 트렌드 중 하나인 클라이언트 PC좌석이 바로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카운터를 완전히 지나 PC방 깊숙이 내부 공간으로 들어서야만 우리에게 익숙한 클라이언트 PC좌석이 나타난다. 이는 본PC카페의 이영선 대표가 처음 PC방을 구상할 당시 PC방처럼 보이지 않는 PC방을 추구했기 때문으로, 흔히 멀티플렉스 영화관처럼 영화 상영시간을 기다리는 동안에는 외부에서 다양한 콘텐츠를 즐기고, 방문 목적인 영화관람은 실내 깊숙이 숨겨져 있는 상영관으로 이동하는 것과 유사한 동선 유도 시스템이다.

이에 따른 마케팅 효과는 출입구에서부터 클라이언트 좌석까지 이동하는 동선에서 이용객들에게 넓고 쾌적하고 깔끔하고 고급스럽다는 느낌을 강렬하게 전달한다는 것이다. PC 사양이 높다거나 먹거리 퀄리티 등 경험을 통해서만 아니라 이처럼 강렬하고도 직접적으로 최고라는 수식어를 떠오르게 하는 경험은 실로 오랜만이다.

일반음식점 공간
일반음식점 공간
파우더룸
파우더룸
각종 게이밍기어 대여 공간
각종 게이밍기어 대여 공간
일반 클라이언트 좌석
일반 클라이언트 좌석

세상에 없는 것 빼고 다 있다
시설적인 측면만이 아니라 본PC카페는 영업전략 역시 매우 뛰어났다. 우선 요금에 차별을 둔 프리미엄 전용석은 의자 색상으로 구분하고 있었다. 레드컬러 의자는 RTX3070Ti급 시스템의 시간당 PC 이용요금이 더 비싼 좌석이었고, 일반 좌석의 의자는 브라운 계통의 색상으로 구분했는데, 이 역시 RTX3070급 시스템으로 게이밍 성능에서 전혀 부족하지 않다. 특히 가장 대수가 많은 일반석의 브라운 컬러는 특급호텔을 연상케 하는 전체적인 실내 인테리어 디자인과 어우러지면서 품격 높은 프리미엄의 감성을 자아내는 포인트로 작용하고 있었다.

더구나 PC방에서 도입 가능한 모든 아이템을 접할 수 있었다는 점은 매우 인상적이었다. 당장 카운터 인근에서는 여성 고객을 위한 파우더룸이 조성되어 있고 키보드, 마우스, 헤드셋, 조이스틱까지 각종 게이밍 기어를 대여해주는 서비스는 다양한 고객들의 니즈를 대응하는데 충분해 보였다. 더구나 클라이언트 좌석 곳곳에 공기청정기와 방향제를 배치해 쾌적한 환경을 제공하고 있고 담요, 일회용 슬리퍼, 물티슈, 방역용품들을 제공하는 것은 물론, 넓고 깔끔한 화장실에는 가글 용품과 일회용 변기 커버까지 비치해 고객들이 PC방에서 호텔에 버금가는 대접을 받고 있다는 기분을 느끼게 하고 있다. 최근에서야 유행이 시작된 팀룸을 이미 갖추고 있다는 사실 역시 시대를 한발 앞서갔다고 할 수 있겠다.

최신 트렌드를 이미 4년 전에 모두 도입한 본PC카페는 실제로도 많은 신규 PC방의 창업 과정에 도움을 제공했다. 최근 기업에서 오픈해 다양한 행사를 유치하고 있는 신규 PC방 역시 본PC카페를 롤모델로 삼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 같은 시스템이 하루아침에 만들어진 것은 아니다. 본PC카페의 이영선 대표는 2003년 아르바이트로 PC방과 연을 맺기 시작해 2012년에 60대 규모의 PC방으로 출발했고, 당시 사업의 성과는 그리 좋지 못했다. 지금의 본PC카페는 이영선 대표가 발품을 팔아 전국 곳곳의 최상위 PC방을 찾아다니며 단점을 걷어내고 장점을 두루 벤치마킹하면서 완성할 수 있었다. 결국 상위 1%의 PC방은 정보력에서 나온다는 사실을 본PC카페를 통해 다시 한번 깨닫게 됐다.

프리미엄 좌석
프리미엄 좌석
깔끔하고 넓은 화장실 앞 편의공간
깔끔하고 넓은 화장실 앞 편의공간
흡연실마저 프리미엄 감성 충만
흡연실마저 프리미엄 감성 충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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