月刊 아이러브 PC방 2월호(통권 387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지난해 11월 스틸시리즈는 소비자 체험 강화 일환으로 서울 혜화역 인근에 자사의 브랜딩 PC방인 ‘스틸시리즈 PC방’을 오픈했다고 밝혔다. 특히 페이커 이상혁 선수가 소속되어 있는 T1과의 콜라보로 스틸시리즈와 T1의 아이덴티티를 시각화했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스틸시리즈와 T1의 브랜드 인지도 상승을 위해 PC방을 활용한 것이다. 그렇다면 실제로 영업 현장에서는 이 같은 브랜딩 PC방이 어떤 경쟁력으로 작용할까? 이를 확인하기 위해 직접 스틸시리즈 PC방을 찾아가 봤다.

멀리서도 눈에 띄는 외관

그동안 무수히 시도됐던 브랜딩 PC방
기업의 브랜드를 내세운 PC방은 그동안에도 많았다. 지난해 말 대학로에 오픈한 스틸시리즈 PC방 뿐만 아니라 수많은 게이밍 기어 브랜드가 자사의 브랜드를 전면에 내세운 PC방을 오픈해왔고, 일부 PC방은 특정 브랜드의 고가 라인업을 도입하는 대신 PC방 내부에 브랜드 홍보 인테리어를 적용하는 조건으로 콜라보를 진행하기도 했다. 일부 기업은 직접 가맹본부를 설립해 자사 브랜드를 전면에 내세운 프랜차이즈 사업을 전개하기도 했다.

하지만 기업들이 직접 추진한 가맹사업은 큰 성공사례가 없다. 게임사는 자사 게임을 홍보하기 위한 전초기지로, 플랫폼 기업은 자사의 브랜드를 홍보하고 게임대회를 유치하기 위해서, PC 하드웨어나 게이밍 기어 관련 기업은 자사 제품의 홍보와 판매를 위해 가맹사업을 진행하면서 PC방을 쇼룸과 A/S 센터 등으로 활용하려고 했지만 대부분 큰 성과 없이 중단됐다. 기업의 가치와 소상공인의 생계 수단인 자영업의 가치는 공존이 어려웠기 때문이다.

그나마 성공사례라고 꼽을 수 있는 모델은 콜라보다. PC방은 자영업·소상공인이 직접 창업하고, 기업은 창업 과정에서 자사의 브랜드를 녹여내거나 자사 제품을 저렴하게 공급해 게이머들이 체험할 수 있도록 하는 마케팅 차원에서의 협력이다. 이미 ASUS, 기가바이트 등은 자사의 게이밍 기어 브랜드를 전면에 내세운 콜라보 모델을 전국으로 확대하고 있고, 엔비디아, 로지텍, 벤큐, 큐닉스 등은 다양한 이벤트 지원을 통해 마케팅 모델을 구축하고 있다.

스틸시리즈도 마찬가지다. 이미 수년 전부터 가맹사업을 진행하며 전국에 많은 스틸시리즈 PC방을 오픈한 바 있다. 하지만 해당 사업을 추진해왔던 한국 지사의 인력들이 대거 교체되면서 사업은 중단됐다. 現 이혜경 지사장 취임 후에는 가맹사업이 아닌 콜라보에 집중하고 있다. 스틸시리즈 브랜드를 간판으로 내건 PC방을 지원하는 형태다. 이번에 대학로에 오픈한 스틸시리즈 PC방은 새롭게 시작한 스틸시리즈 한국지사의 첫 작품이라 할 수 있다.

스틸시리즈 PC방 출입구
스틸시리즈 PC방 출입구
깔끔하고 세련된 카운터
깔끔하고 세련된 카운터
PC방에서 흔치 않은 조망
PC방에서 흔치 않은 조망

인테리어는 PC방에서 게이밍기어는 기업에서
스틸시리즈 PC방은 가맹사업이 아닌 신규 PC방 오픈 과정에서 스틸시리즈가 전폭적으로 지원하고 참여하는 형태의 콜라보 매장이다. 이번 콜라보 모델의 기획은 메가쓰리팝이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스틸시리즈 PC방의 대표는 자영업자이며, 해당 PC방 업주가 창업 과정에서 요구되는 전체 비용을 온전히 투자했다.

스틸시리즈 브랜딩 PC방인 만큼 상호, 간판, 인테리어 전반의 콘셉트는 스틸시리즈 홍보에 집중됐고, 클라이언트 좌석에서 실제로 고객들이 이용하는 PC 주변기기 역시 전 좌석 스틸시리즈 제품이 배치됐다. 스틸시리즈는 자사의 브랜드가 상호로 사용되는 만큼, 클라이언트 좌석에서 사용되는 게이밍 기어를 저렴하게 공급하고, 일부 내·외부 인테리어, 이벤트 경품 지원이나 홍보 지원을 통해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도록 협력하게 되는 것이다.

이에 따라 스틸시리즈 PC방의 클라이언트 전 좌석에는 △PS4/5, XBOX 호환 게이밍 헤드셋인 ‘Arctis 1’ △ Prestige OM 스위치가 탑재된 ‘PRIME 게이밍’과 ‘RIVAL3’ 게이밍 마우스 2종 △소비자가 20만 원에 달하는 OLED 디스플레이 탑재 기계식 적축 키보드 ‘APEX 7’ △페이커 등 T1 선수들이 사용 중인 마우스패드 ‘Qck heavy’ 등을 체험할 수 있다. 더구나 전체 좌석에 스틸시리즈 게이밍 기어 제어 소프트웨어 ‘GG(Steelseries GG)’ 프로그램이 설치되어 있어 스틸시리즈 게이밍 기어와 소프트웨어를 통해 다양한 기능과 옵션도 활용할 수 있다.

또한 스틸시리즈 PC방에는 스틸시리즈 뿐만 아니라 현재 스틸시리즈가 지원하고 있는 프로게임단 SK T1의 아이덴티티도 구현되어 있다. 페이커 이상혁 선수의 유니폼 등이 전시되어있는 것은 물론, 소속 선수들의 친필사인을 접할 수 있다. 특히 이상혁 선수의 친필사인을 보유하고 있는 PC방은 전 세계에서 스틸시리즈 PC방이 유일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T1 이스포츠 팬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클라이언트 좌석
클라이언트 좌석
스틸시리즈 GG 프로그램
스틸시리즈 GG 프로그램
팀룸도 기본으로 갖췄다
팀룸도 기본으로 갖췄다

시너지 높은 콜라보로 만들어진 특별함
직접 방문해 눈으로 확인한 스틸시리즈 PC방은 기업 홍보에 치중하면서 치열한 영업 현장의 전략들에 소홀할 수 있는 기존 콜라보 매장들의 단점은 찾을 수 없었다. 오히려 PC방 본연의 모습을 뛰어난 아이디어와 전략으로 구현해 특별한 PC방이라는 느낌을 받을 수 있었고, 스틸시리즈의 브랜딩이 이를 더욱 빛나게 하는 보조 역할을 하며 시너지를 극대화한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우선 상권과 입지가 우수하다. 성균관대입구 사거리 상권에 위치한 스틸시리즈 PC방은 비교적 높은 5층에 입점해 창문 전체를 스틸시리즈 로고로 형상화하고 있었으며, 이는 비교적 먼 거리에서도 PC방의 위치를 단번에 확인할 수 있는 역할을 했다. 서울지하철 4호선 혜화역 4번 출구에서도 PC방 간판이 눈에 띄었고, 성균관대입구 사거리에는 버스정류장이 집중되어 있어 대학로 상권을 찾는 유동인구를 흡수할 수 있는 위치였다.

5층 엘리베이터에서 내려 출입구를 지나 PC방 내부로 진입하면 창문 넘어 탁 트인 대학로 일대가 한눈에 들어온다. 이는 외부에서는 내부를 완전히 차단해 입간판으로 역할을 하지만 내부에서는 밖을 훤히 내다볼 수 있는 고가의 필름을 사용했기 때문으로, 이처럼 수려한 조망을 가진 PC방은 전국에서도 손꼽히는 특별함이다. 전체적인 인테리어는 스틸시리즈라는 네이밍 자체로 연상되는 스틸 소재를 포인트로 활용해 깔끔하면서도 세련된 감각을 먼저 느낄 수 있었고, 칸막이를 비롯한 벽면 전체에 사용된 스틸시리즈와 T1 관련 사인물은 인테리어의 메인 콘셉트와 조화롭게 어우러지면서 이질적인 느낌을 받을 수 없었다.

이번 콜라보의 결과는 성공적이라 할 수 있다.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1월까지의 매출은 이미 목표치를 넘어선 상태다. 기존 PC방을 리모델링해 신규 오픈하게 된 스틸시리즈 PC방의 매출은 리모델링 이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특히 성공 비결 중 하나는 미처 예상하지 못했던 외국인 고객들이다. 스틸시리즈의 브랜드 인지도가 해외에서 더 높다 보니 대학로를 찾은 외국인들이 스틸시리즈의 로고를 보고 들어오면서 매출에 적지 않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코로나19라는 복병을 만난 지 3년이 막 지난 현재, PC방 업주들은 코로나19 이전의 매출 수준으로 회복하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하며 부단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중 스틸시리즈 PC방과 같은 게이밍 기어 브랜드와의 콜라보가 하나의 돌파구가 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인테리어에 잘 녹아든 홍보물
인테리어에 잘 녹아든 홍보물
T1과의 콜라보도 인상적이다
T1과의 콜라보도 인상적이다
페이커 이상혁의 친필사인
페이커 이상혁의 친필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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