月刊 아이러브 PC방 6월호(통권 379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윈도우 98 > 윈도우 XP > 윈도우 7 > 윈도우 10으로 이어진 PC방 운영체제(이하 OS)의 변천. 윈도우 10이 끝인 줄 알았는데 MS의 변덕으로 또다시 OS를 바꿔야 하는 시점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PC방 업계가 OS 교체에 지극히 보수적인데다가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윈도우 11’이지만 어쩔 수 없는 상황이다.

이 와중에 전국 최초로 윈도우 11을 테스트하고 있다는 곳을 수소문해 PC방 도입에 문제는 없는지 살펴봤다. 상위 1% PC 사양에 ASUS의 프리미엄 게이밍 기어로 이미 유명세를 타고 있는 인천 영종도의 ‘더벙커 PC ROG존’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호텔 건물에 입점한 더벙커 PC방
호텔 건물에 입점한 더벙커 PC방

윈도우 11, 관플 및 노하드솔루션과 호환성 점검 완료
PC방 업주들이 윈도우 11을 주목해야 하는 이유는 무료 업그레이드 기간이 얼마 남지 않았기 때문이다. MS가 지난해 10월 5일 출시한 윈도우 11은 오는 10월 5일까지 윈도우 10에서 무료 업그레이드를 지원한다. 이제 4개월 정도밖에 남지 않은 상황이다. 무엇보다 PC방 업주들에게 선택권이 없다는 점이 문제다. 기존의 윈도우 10은 2025년부로 모든 서비스 지원을 중단한다고 예고했는데, 결국 PC방은 윈도우 11로 OS를 교체할 수밖에 없다. 때문에 무료 업그레이드 기간 내에 교체하는 것이 수천만 원을 절약하는 방법일 것이다.

하지만 윈도우 11은 첫 출시 이후 지금까지 다양한 하드웨어 장치와의 호환성 문제를 드러냈다. 대표적으로는 일부 AMD 계열 CPU에서의 성능 저하 문제가 있었고, HDR 디스플레이 환경에서 버그가 발견되기도 했다. 최근까지도 업데이트 후 백신과 충돌하는 현상이 보고되면서 대기 수요자들의 불안감을 불식시키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상당수 PC방 업주들은 윈도우 11로의 교체를 망설이고 있는데, PC방 관리프로그램이나 노하드솔루션 등과의 호환성 문제도 의심되기 때문이다.

더벙커 PC방은 이 같은 의문점을 몸소 체감했다. RTX3080 그래픽카드를 비롯해 300만 원대 모니터가 설치된 프리미엄존 전 좌석에 윈도우 11을 설치해 약 한 달 넘게 운영 중이다. 관리프로그램과 노하드솔루션의 충돌 문제나 게임 호환성 등도 점검했다. 그 결과 시작 버튼이 작업표시줄 중앙으로 이동한 윈도우 11 특유의 인터페이스에 고객들이 적응해야 했던 이슈를 제외하면 특별한 문제점이 발견되지 않았다.

실제 대부분의 관리프로그램과 노하드솔루션 공급 업체들은 윈도우 11과의 호환성 테스트를 마친 상태다. 보안상 방화벽 설정이 높은 극소수의 게임들에서는 일부 문제점이 발견되기도 했지만 우려할 수준은 아니다. 결과적으로 윈도우 11을 지금 바로 PC방에 도입하더라도 큰 문제점이 없다는 것을 더벙커 PC방이 우선적으로 확인한 상황이다. 더벙커 PC방에서 특별한 문제가 발견되지 않았으니 다른 PC방들 역시 무료 업그레이드 기간 내 윈도우 11으로 교체하는 것을 검토해도 무방한 상황으로 보인다.

메인 출입구
메인 출입구
ROG 로고가 반기는 첫인상
ROG 로고가 반기는 첫인상
윈도우 11을 테스트 중이다
윈도우 11을 테스트 중이다

“윈도우 11 도입 이유? 남들보다 앞서가기 위해”
더벙커 PC방이 자칫 버그나 오류가 발생해 영업에 지장을 초래할 수 있는 위험에도 불구하고 윈도우 11를 도입한 이유는 남들보다 앞서가려는 의지 때문이다. 신규 창업 후 2년이 지난 더벙커 PC방은 업계 안팎에서 유명세를 타고 있는 매장으로, 벤치마킹을 위해 많은 PC방 업주들이 다녀간 곳이자 전국구 마케팅에 성공한 PC방 중 한 곳으로 꼽힌다.

이 같은 유명세에는 ASUS의 프리미엄 브랜드인 ROG를 빼놓을 수 없다. 현재 호텔 건물에 입점해 있는 더벙커 PC방은 호텔 특유의 고급스러운 외관에 더해 ASUS ROG 브랜드의 프리미엄 게이밍기어로 전 좌석을 구축해 유명해지기 시작했다. 정식 상호도 ‘THE BUNKER PC ROG ZONE’이다.

PC 사양은 현재 시점에서도 전국 최고 수준인 인텔 i9 CPU 기반에 RTX3080을 채택했고, 마우스, 키보드, 헤드셋 등 모든 게이밍기어와 모니터를 ASUS ROG 브랜드 제품으로 구성했다. 높은 수준의 게이머들도 접하기 어려운 고가의 주변기기들을 전면에 배치했는데, 헤드셋 하나의 가격만 30만 원에 달한다. 또한 게이밍모니터의 끝판왕이라고 불리는 ASUS PG35VQ는 창업 당시 가격대가 400만 원에 달했다. 이 같은 최고 수준의 게이밍 환경이 더벙커 PC방의 시그니처가 됐다.

또한 이 같은 프리미엄 감성은 게이밍 환경에만 그친 것이 아니라 인테리어에도 그대로 반영됐다. ASUS 프리미엄 브랜드 ROG의 감성을 매장 전체에 녹여낸 것이다. 블랙과 레드 컬러가 절묘하게 조화를 이루는 ROG 로고를 매장 곳곳에 노출해 게이머들의 시선을 즐겁게 하고 MZ세대 특유의 플렉스를 자극하고 있다. 그 외 고가의 바닥 타일 등 인테리어 소재에도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 결국 PC방을 구성하는 모든 시설과 환경의 조화가 더벙커 PC방의 프리미엄 이미지를 더욱 부각시키며 남다른 경쟁력을 만든 것이다.

이 때문에 더벙커 PC방에는 자연스럽게 유명 게임 유튜버 등 인플루언서들의 출입이 많아졌고, 이 같은 인플루언서들을 동경하는 팬층이 함께 유입되면서 전국적인 마케팅 효과를 보게 됐다. 창업 당시부터 현재까지 이런 분위기가 이어져 오며 상당한 매출을 올리고 있기 때문에 많은 PC방 업주들이 동경하고 있는 성공사례로 꼽히고 있는데, 윈도우 11을 앞서 도입한 것도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키기 위한 차원이다.

블랙과 레드 조화의 프리미엄 감성
블랙과 레드 조화의 프리미엄 감성
자체 제작한 마우스 패드
자체 제작한 마우스 패드
ROG 신제품 체험존
ROG 신제품 체험존
ASUS ROG 브랜드관

“‘가성비’는 PC방 업주가 아닌 고객들이 논해야 할 것”
이처럼 남다른 영업전략을 구사하는 더벙커 PC방은 시설적인 측면뿐 아니라 서비스적인 측면에서도 앞서 있다. 우선 여유롭고 쾌적한 흡연실 환경을 빼놓을 수 없다. 더벙커 PC방의 흡연실은 공간적으로 매우 넓게 조성해 쾌적함이 느껴지고, 자체 제작한 재떨이는 관리적인 편의성도 높다. 이는 자영업자들 사이에서 화장실이 깨끗해야 장사가 잘된다는 풍문과 일치할 정도로 흡연고객들의 니즈를 충족하고도 남을 정도의 수준이다.

또한 공항과 가까운 지리적 특성 탓에 짐 보관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는 점도 특징적이다. 사실 이 같은 짐 보관 서비스는 숙박·관광 시설에서 제공하는 것이 대부분인데, 여행객들이 큰 여행 가방을 짊어지고 관광을 다닐 수 없기 때문에 지하철의 짐 보관 서비스와 유사한 형태로 주요 관광 거점마다 호텔, 식당 등에서 짐 보관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해당 짐 보관 서비스는 플랫폼 기업이 운영하고, 더벙커 PC방에서는 공간만 제공해주고 있기 때문에 서비스 질은 높이고, 관리적 부담이 없어 매우 효율적이다. 더구나 공항철도 역이 가까워 새벽 비행기를 타는 여행객들의 이용률이 높다고 한다.

더벙커 PC방은 고객들의 니즈를 충족시키는 것을 영업전략의 최우선으로 꼽는다. 보통 시설투자업인 PC방은 업주의 입장에서 가성비를 따지는 일이 흔하다. 투자금은 최소화하고 효과는 크길 바라는 업주들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더벙커 PC방의 영업전략은 고객들에게 초점이 맞춰져 있다. 가성비는 고객들이 따져야 할 일이지 업주가 가성비를 논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똑같은 요금을 내고 이용하는 PC방이라면 더 높은 사양의 PC와 쾌적한 게이밍 환경을 제공하는 PC방을 찾는 것이 당연하다는 논리다.

윈도우 11 도입 소식을 접하고 찾아간 더벙커 PC방은 선도적인 PC방의 비결이 무엇인지 깨달을 수 있었던 모범사례였다. 윈도우 11을 당장 PC방에 도입하더라도 큰 문제가 없다는 사실을 확인함과 동시에 고객들이 느끼는 가심비에서 경쟁력이 만들어진다는 사실을 새삼 느끼게 해준 PC방이기도 하다. 이미 포스트 코로나에 대한 대비가 끝난 더벙커 PC방이 앞으로 어떠한 행보로 PC방 업주들을 자극해줄지 궁금해진다.

짐 보관 서비스
짐 보관 서비스
유튜브 촬영 현장
유튜브 촬영 현장
기자가 체험한 1등 흡연실
기자가 체험한 1등 흡연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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