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5월 10일 공식 출범하는 윤석열 정부. 새로운 정부가 출범하면 정부 조직개편과 함께 이전 정부에서 추진하던 정책에 크고 작은 변화가 있고, 완전히 새로운 정책들이 마련돼 시행되기도 한다. 코로나19 장기화로 피폐해진 자영업‧소상공인을 위한 지원책이 시급한 상황에서 윤 당선인이 후보 시절 내세웠던 공약을 통해 새 정부의 소상공인 정책 방향을 전망해봤다.

첫째는 방역정책, 둘째는 손실보상
먼저 PC방 업주들의 관심이 집중될 코로나19 방역정책은 새 정부 출범 이후 긍정적으로 변화할 가능성이 크다. 윤 당선인은 후보자 시절 방역패스 폐지와 영업제한 해제를 1호 공약으로 내세운 바 있다. 방역패스는 법원의 제동으로 이미 폐지됐지만, 오미크론 변이의 확산으로 영업제한이 길어지고 있는 가운데, 새 정부가 출범하면 영업제한은 해제될 것으로 보인다.

손실보상은 방역지원금 600만 원 추가 지급과 손실보상 산정 방식의 변화로 금액이 소폭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재난지원금과 같이 일정 조건을 충족한 자영업·소상공인에게 일괄 지급되는 방역지원금은 지난해와 올해 초에 각각 100만 원과 300만 원이 지급된 바 있다. 윤 당선인은 이 같은 방역지원금과 관련해 총 1,000만 원을 지원하겠다고 공약했다.

특히 당선인 신분이 된 직후 기자회견에서는 취임 후 100일 내 집행하겠다고 구체적으로 밝힌 바 있으며, 이미 두 번에 걸쳐 지급된 400만 원에 600만 원을 추가로 지급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기재부에 2차 추경안 마련을 요구한 상태로, 현 정부와 이견이 크지 않아 예상보다 빠른 지급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손실보상의 산정방식과 보정률이 개선될 가능성이 크다. 윤 당선인은 방역규제로 인한 피해 정도에 비례한 선보상 제도를 도입하겠다는 입장을 나타냈으며, 보정률도 100%를 적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처럼 개선된 손실보상 체계는 올해 1월부터 3월까지의 2022년도 1분기 손실보상부터 적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소상공인에게 유리한 또는 불리한 공약들
윤 당선인은 소상공인과 기업에 친화적인 정부로 거듭나겠다는 언급을 자주했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기업에 친화적인 정책이 소상공인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우선 PC방 업주들에게도 큰 이슈인 임대료의 경우 ‘임대료 나눔제’가 도입된다. 주요 골자는 임대인, 임차인, 정부가 임대료를 3분의 1씩 나누어 부담한다는 내용이다. 다만, 적용 범위와 재산권 침해 논란 등 넘어야 할 산이 많아 실현될 가능성이 매우 떨어진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PC방 업주들에게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올 만한 정책들도 있다. 최저임금의 경우 윤 당선인은 ‘기업의 지불능력’을 최저임금 산정 조건에 넣겠다는 입장이다. 이는 그동안 경영계에서 주장해왔던 업종별 차등지급 등을 법으로 보장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노동강도나 업무의 내용, 사용자의 지불능력 등이 종합적으로 검토되면 최저임금이 일부 조정되는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친기업 정책에 소상공인을 배척하는 부분도 존재한다. 윤 당선인은 후보자 시절 플랫폼 기업의 다양성과 역동성을 감안해 과도한 규제를 지양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는 결국 현 정부에서 공정거래위원회가 준비해온 플랫폼공정화법의 제정을 반대하는 입장으로 해석된다. 플랫폼공정화법은 배달의민족, 야놀자 등을 비롯한 플랫폼기업에 상생의 노력을 강제하는 내용들이 담겨 있다. 하지만 플랫폼공정화법이 차기 정부에서 폐기되고 기업의 자율에 맡겨질 경우, 자영업·소상공인들의 불만이 더욱 커질 수 있는 상황이다.

아울러 소상공인청 설립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현재는 자영업·소상공인 정책을 중소벤처기업부가 소관하고 있지만, 소상공인 전담 기관이 아니라는 점에서 전담기구 설립이 요구되어 왔다. 만약 소상공인청이 설립된다면 정부 예산을 통해 좀 더 세밀한 지원이 가능할 것으로 보이며, PC방 업종에도 특성에 맞는 지원책이 나올 가능성이 높아진다. 다만, 윤 당선인은 지금까지 정부 조직 개편안에서 소상공인청 설립과 관련해 발언한 적이 없으며, 아직까지는 국민의힘 내부에서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