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발생한 이후 PC방 신규 창업률 2배 이상 증가
PC방으로 등록된 사업체 18,000개, 실제 PC방보다 많은 도박장
같은 취급 받는 PC방 업주들은 억울하다는 입장, 법적으로 명확한 분류 필요

코로나19 사태가 2년 동안 지속되면서 PC방 업계가 생존의 기로에 서 있는 가운데, 같은 기간 인터넷컴퓨터게임시설제공업의 신규 창업이 코로나19가 발생하기 전보다 2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사행성게임장이 폭발적으로 증가한 것으로, 정부의 대책 마련이 시급해 보인다.

행정안전부(행안부)가 제공하는 지방인허가데이터에 따르면 최근 4년간 신규 창업 PC방 수는 ▲2018년 1,359개 ▲2019년 2,187개 ▲2020년 4,059개 ▲2021년 5,811개로 집계됐다.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정부가 지난 2년 동안 PC방에 집합금지 등 규제를 적용해 왔다는 점을 감안하면 신규 PC방의 폭발적 증가는 석연치 않다.

PC방 업주들이 납득하기 어려운 신규 창업률은 사행성게임장에서 찾을 수 있다. 지난 2020년 7월 전국 PC방에는 ‘게임산업진흥에관한법률 시행규칙’ 일부 개정 안내 공문이 내려졌는데, 해당 공문은 게임제공업소가 ‘자동진행장치’를 사용하면 행정처분을 적용받을 수 있다는 내용을 담고 있었다.

속칭 ‘오락실 똑딱이’로 불리는 자동진행장치는 사행성도박장에서 사용되는 기기다. 아케이드 게임기를 개조해 영업을 해 오던 사행성게임장들이 더 이상 자동진행장치를 사용할 수 없게 되자 사행성게임을 서비스하는 다바이스를 아케이드에서 PC로 교체하는 움직임이 나타났다. PC방 신규 창업이 코로나19 이후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한 원인이 여기에 있는 것이다.

행안부 자료에서 볼 수 있는 신규 PC방의 폭발적 증가와 ‘오락실 똑딱이’ 협조 공문이 내려진 시점은 2020년으로 겹친다. 코로나19가 발생한 이후 신규 창업한 인터넷컴퓨터게임시설제공업소 중 대부분이 사행성게임장이라는 강한 의구심이 드는 부분이다.

실제로 온라인 게임사들은 PC방의 규모를 7,000여개 안팎으로 파악하고 있다. 특히 코로나19가 발생한 이후에는 매년 1,000개 이상의 PC방이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반해 행안부는 2021년 말 기준 PC방의 규모를 18,000여개로 파악하고 있다. 사행성게임장이 실제 PC방보다 두 배 정도 규모가 커진 것으로 예상되는 부분이다.

이 같은 사행성게임장이 PC방 업계에 큰 문제점으로 작용하는 이유는 직간접적인 피해를 양산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행성게임장으로 인해 PC방의 사회적 이미지가 실추되는 것은 물론, 정부가 내놓는 사행성게임장에 대한 규제가 정상적인 PC방의 영업환경까지 위축시킬 정도로 영향을 미친다. 무엇보다 정부가 PC방의 정확한 실태를 파악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현실적인 지원책이 마련되지 못한다는 점도 큰 문제다.

전국 지자체와 관계 당국은 사행성게임장의 불법 행위를 막기 위해 주기적으로 단속을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사행성게임장의 최근 증가 추이를 보면 단속만으로는 한계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PC방과 사행성게임장을 명확히 구분할 수 있는 방안을 시급히 마련해야 할 때다.

PC방으로 위장한 사행성게임장 (아이러브PC방 DB)
저작권자 © 아이러브PC방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