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방 점유율 20위권 내 게임들 나이 모두 합치면 289살
20개 게임 중 10개 게임이 출시 15년 이상 된 구작 중 구작
유저 트렌드로 국한하기에는 신작 개발에 소홀한 게임사 책임 커

지금으로부터 197년 전인 1825년은 조선 23대 왕 순조가 제위하던 시기이며, 서양에서는 세계 최초로 증기기관차에 승객과 화물이 실렸고, 인류 최초의 사진 촬영이 있었던 해다. 까마득히 먼 옛날처럼 느껴지지만, PC방 점유율 TOP 20위권 내 게임 중 출시 후 15년 이상된 10개 게임의 나이를 합치면 197살이며, 모든 게임의 연령을 합치면 300살에 달한다.

PC방 전문 리서치 게임트릭스에 따르면 1월 12일 기준으로 PC방 게임 점유율 순위에서 20위권을 형성하고 있는 게임은 독보적인 <리그오브레전드>를 선두로 <로스트아크>, <서든어택>, <피파온라인4>, <오버워치>, <배틀그라운드>, <메이플스토리>, <스타크래프트>, <디아블로2: 레저렉션>, <발로란트>, <던전앤파이터>, <아이온>, <월드오브워크래프트>, <워크래프트3>, <리니지>, <리니지2>, <카트라이더>, <사이퍼즈>, <한게임 로우바둑이>, <스타크래프트2> 순이다.

이 가운데 10개 게임은 출시 후 15년 이상이 지났다. 2005년에 출시한 <서든어택>은 17년, 2003년 출시된 <메이플스토리>는 19년, 레저렉션으로 재탄생했지만 2000년 출시한 <디아블로2>는 22년, <던전앤파이터> 17년, <월드오브워크래프트> 17년, <워크래프트3> 20년, <리니지> 24년, <리니지2> 19년, <카트라이더>는 18년이 지났다.

출시 후 15년이 넘은 게임들의 나이를 모두 합치면 197살이며, 20위권 전체 게임의 나이(<한게임 로우바둑이>는 한게임 설립 연도로 계산)는 289살로 300살에 가깝다.

15년 이상 된 온라인게임들이 TOP 20위권에서 절반을 차지하고 있는 원인은 다양하게 분석된다. 우선 게이머들이 새로운 학습이 필요 없는 구작에서 손을 떼지 못하거나 추억으로 인한 애착과 익숙함에 머물러 있을 수 있다. 특히 게임 디바이스 환경이 PC에서 모바일로 넘어가며 게임 플랫폼의 변화에 따른 시대적 흐름으로도 평가될 수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이 같은 상황이 국내 게임산업에는 긍정적이지 않다. 당장 PC방 업계에서는 <배틀그라운드> 이후 흥행작이 나오지 않고 있는 현실을 코로나19와 함께 영업환경이 위축된 원인으로 꼽는다. 실제 <디아블로2: 레저렉션>이 흥행에 성공하자 PC 가동률도 덩달아 상승한 바 있다. 이는 결국 게임에 흥미를 잃었던 인구가 흥행작이 등장하면 다시 PC방을 찾을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만약 이 같은 현상이 신작 기근 때문이라면 문제가 심각하다.

게임사들의 책임도 묻지 않을 수 없다. 게임백서에 따르면 게임산업 전체 매출액에서 수출액이 차지하는 비중은 50% 수준이다. 이는 상당수의 국내 게임사들은 신작 개발에 집중하기 보다는 기존 게임을 해외시장에 판매하며 판로를 넓히는데 더 집중하고 있다는 사실을 방증한다. TOP 20위권 내 15살 이상 청년이 많은 이유를 게이머들에게만 돌릴 수 없다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게임사들이 신작 온라인게임 개발을 소홀히 한다면 내수시장 위축은 불가피해 보인다. 당장 PC방만 하더라도 <스타크래프트>와 <리그오브레전드>를 잇는 대형 신작 출시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 또한 흥미를 유발하는 게임이 출시되면 일시적으로 해당 게임에 유저들이 몰린다는 점을 감안하면, 현재 게임산업의 정체를 유저들의 탓으로만 돌릴 수 없는 상황이다. 재미있는 게임을 출시해야 할 의무에 대해 국내 게임사들의 각성이 요구되는 대목이다.

1월 13일 현재 PC방 점유율 TOP 20위 (=게임트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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