月刊 아이러브 PC방 9월호(통권 382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최근 PC방에 대한 사회적 평판이 점차 바뀌어가고 있다. 어둡고 담배 연기가 자욱했던 부정적인 PC방의 이미지는 옛말이 됐다. 담배 연기가 사라지면서 이용계층은 오히려 다양해졌다. 이는 PC방의 발전과 함께 성장해온 학부모 세대의 열린 마인드와 경험에서부터 출발한다. 실제로 최근의 PC방들은 아이들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요소가 없다. 어차피 게임은 아이들의 필수 놀이문화가 된 지 오래다.

PC방의 미래는 여기서 답을 찾아야 한다. PC방 업계는 그동안 규제가 강화될수록 기존 고객층을 잃을 수 있다는 절망감을 호소해왔다. 금연법 시행 당시에는 당장 눈앞에 보이는 주요 고객층이 흡연고객들이었기 때문에 이들의 출입이 줄어들 수 있다는 공포가 있었다. 당시 PC방 업주들의 주장이 틀린 것은 아니다. 실제로 전면금연 시행 이후 PC방 개체 수가 크게 줄어든 것이 사실이다.

PC방 등록제 도입 당시에도 충격이 상당할 것이라는 우려가 컸지만, 금연법에 비할 바는 아니다. 2만 개가 넘었던 PC방은 얼마 가지 않아 1만 개가량으로 떨어졌고, 얼마 전 7,000개 선도 붕괴됐다. 그러나 금연법이 시행된 지 벌써 10년이 지났다. 되돌릴 수도 없는 노릇이니 이로 인해 얻을 수 있는 장점을 오히려 부각해나가는 노력이 필요하다.

PC방 업계 안팎에서는 현재의 상황을 과도기이자 구조조정 시기로 보는 시각이 많다. 상대적으로 경쟁력이 낮고 재투자 여력이 부족했던 생계형 PC방들은 폐업의 길로 접어들었고, 소비자들의 니즈를 빠르게 파악하고 영업전략에 바로 반영한 PC방들만 살아남았다.

그들은 소비자들의 니즈를 충족시키기 위해 다양한 아이템을 경쟁적으로 도입했고, 이제는 부가수익원으로 완전히 정착한 먹거리는 PC방이라는 업종의 또 다른 아이콘으로 인식되고 있다. 레스토랑의 그것, 노포의 그것, 백반집의 그것과 같이 PC방 먹거리라는 단어 자체가 특징적이고 독특한 고유의 메뉴, 맛, 환경을 의미하기에 이르렀다.

시설적인 트렌드의 변화도 긍정적이다. 출입구에서 클라이언트 PC가 보이지 않는 인테리어를 시도하기도 하고, 간판에서 PC라는 단어마저 사라지고 있다. 소비자들이 식당이나 헬스클럽으로 오인해 들어올 정도다. 실제로 이 같은 PC방에는 식사를 해결하기 위해 방문하는 고객들도 적지 않다. 카페나 식당과 같은 공간을 별도로 마련해 음식을 즐기고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배려한 것이다.

이런 과정을 거치면서 얻은 가장 값진 결과는 정부의 인식이 달라졌다는 것이다. 이미 여성가족부는 청소년 관련 정책안에서 PC방을 청소년고용금지에서 제외하는 방안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는데, 이는 구조조정이 결국 PC방의 사회적 이미지를 개선했다는 것을 의미하며, PC방의 비전도 가족 단위의 고객들이 편히 찾을 수 있는 문화시설로의 변화에서 찾아야 한다고 결론을 내릴 수 있을 것이다.

이 같은 시대적 변화의 긍정적인 면은 비단 규제 완화와 사회적 이미지 개선이라는 데만 국한되지 않는다. 외연을 확장함으로써 고객층을 다변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출에도 긍정적이다. 과거 간접흡연 문제로 PC방을 찾지 않던 금연고객층이 이제는 매우 중요한 고객층으로 자리잡은 것과 같다. 가볍게 아이와 손잡고 찾아와 게임과 먹거리를 함께 즐길 수 있는 장소로 PC방이 첫손에 꼽히는 시절이 온다면 제2의 PC방 전성기도 불가능한 얘기는 아닐 것이다.

이에 앞으로 PC방 업주들은 주 고객층인 MZ 세대의 플렉스 문화를 시설과 서비스에 녹여내는 동시에 가족 단위 고객들을 겨냥한 편안하고 안정된 분위기를 연출하는 것에도 집중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대한민국이 종주국으로서 자부하는 PC방은 여기서부터 출발할 것이며, PC방의 비전도 고객층 확대에 달려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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