月刊 아이러브 PC방 4월호(통권 377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PC방 업계는 지난 2년이 넘는 기간 동안 수없이 반복된 집합금지와 영업제한으로 고통스러운 나날을 보내고 있다. 주말은 물론 휴일과 성수기 효과는 사라진 지 오래고, 심지어 최근에는 평일 PC 가동률이 한 자릿수로 떨어지는 등 버티기조차 힘든 상황에 처해 있다. 그야말로 난국이다.

이런 와중에 코로나19 이후 잠잠하던 PC방 커뮤니티가 불필요한 논란으로 불타올랐다. 유튜브 영상 하나가 화근이었다. 해당 영상은 게이밍 PC가 설치된 모텔에서 PC방과 유사한 형태의 먹거리를 즐기는 일명 ‘먹방’ 콘텐츠였다. 모텔PC방은 코로나19가 발생한 직후부터 논란이 발생했는데, 집합금지와 영업제한 등으로 PC방 이용에 제약이 따르자 게이머들의 발길이 모텔로 옮겨간 것이다.

모텔PC방 논란은 당시 문화부가 숙박업소를 대상으로 게이밍PC 제공이 불법이라는 공문을 발송하고, 실질적인 단속을 진행하면서 잠잠해지는 듯했다. 하지만 이번 모텔PC방 먹방 영상으로 인해 또 다른 논란이 일고 있다. 영상 속 PC의 바탕화면에 PC방 관리프로그램이 구동되고 있고, 음식을 담은 그릇이 PC방 업계에서 유명한 먹거리 브랜드였던 것이다.

이에 PC방 업주들은 커뮤니티를 통해 소식을 공유하며 분통을 터트렸다. PC방 업계가 사상 초유의 난국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PC방을 발판으로 성장한 기업들이 PC방 산업과 대척점에 있는 모텔PC방 시장에 진출한 것 아니냐며 배신감을 토로하는 목소리가 들끓었다.

결국 해당 기업들에서는 저마다의 이유를 들며 해명에 나섰다. PC방 관리프로그램 업체에서는 누구나 다운로드 받아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인지하지 못했는데, 앞으로 재발방지책을 마련하겠다고 발표했다. 먹거리 업체는 영상 속 먹거리가 별개의 법인에서 파트너십을 통해 운영 중인 브랜드라며, 이번 논란을 계기로 파트너십을 중단하겠다고 해명했다.

이 와중에 블리자드는 때아닌 이중과금으로 논란을 만들었다. <디아블로2: 레저렉션>에서 이중과금이 발생하고 있다는 소식이 알려진 것이다. 이 같은 이중과금 논란은 이미 10여 년 전에 PC방 업계를 한바탕 쓸고 간 이슈로, 1대의 PC에서 게임을 중복 실행할 때 게임사 과금이 2중, 3중으로 빠져나가는 게 발단이 됐다.

하나의 IP에서 2개 이상의 유료게임을 실행하거나, 동일한 게임에서 여러 계정으로 접속할 때 문제가 발생했는데, 이럴 경우 PC방 업주에게 금전적 손해가 발생하기 때문에 PC방 관리프로그램 업체는 게임 프로세스명으로 유료게임을 동시에 실행하지 못하도록 응급조치를 취했고, 대부분의 게임사들도 한 대의 PC에서 다중 과금이 발생하지 않도록 근본적으로 차단하는 대책을 내놨다. 이번 <디아블로2: 레저렉션> 이슈가 구태의연하다고 느끼는 이유다.

아직도 이러한 일들이 논란이 되고 있다는 점도 놀라운 일이지만, 예민한 시기에 PC방 업주들을 배려하지 않는 관련 업체들의 행보도 아쉽다. 어느 때보다 힘든 상황임을 모르지 않을 텐데 PC방 업주들을 위한 지원 정책을 마련하지는 못할망정 불쾌감을 조성하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다. 불필요한 갈등 조장은 서로 감정만 낭비할 뿐이다.

최근 들어 PC방과의 상생 행보나 파트너십을 보여주는 업체들이 사라진 것도 문제다. 코로나19 발생 초기만 해도 PC방을 돕겠다며 많은 업체들이 지원책을 내놓은 바 있다. 하지만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PC방 업계가 더욱 힘들어진 상황에 놓였음에도 불구하고 최근에는 이렇다 할 지원책을 꺼내 드는 기업을 찾아보기 힘든 상황이다.

게임사를 비롯해 PC방 관련 업체들의 적극적인 지원책이 필요한 때다. 오히려 코로나19 초기보다 지금이 더 절실하다. 게임사들은 눈치만 볼 게 아니라 게임산업의 근간이 흔들리지 않도록 PC방 활성화에 도움이 될 수 있는 PC방 프로모션, 인게임 이벤트, 온라인 게임대회 등을 시급히 마련해야 할 것이다.

코로나 시국이 벌써 3년째 접어들었다. 모든 방역규제가 해제되더라도 회복에 수년이 걸릴 수 있다는 말이 나온다. 그동안 PC방 산업은 그 규모가 한없이 쪼그라들었다. 더 이상 버티기어렵다는 PC방 업주들의 하소연이 전국에서 들끓고 있다. 이제는 갈등보다 화합, 구태보다 비전이 필요하다. PC방 관련 산업 종사자 모두가 한마음으로 피해 회복을 위해 합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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