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장기화와 채굴 열풍이 PC방 부익부빈익빈를 가속하는 분위기가 연출되고 있어 우려를 키우고 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유동인구 감소와 다중이용시설 이용 감소가 겹쳐지면서 대부분의 소상공인이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는 가운데 PC방 역시 대부분 매출감소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암호화폐 채굴 붐이 다시 가열되면서 PC방 업계 내 부익부빈익빈가 심화되기 시작했다.

지난해 RTX30 시리즈 그래픽카드 출시 이후 암호화폐 채굴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고, 품귀현상과 가격인상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의 고리가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PC방 업계 내에서는 코로나19 장기화에 일부 영업규제까지 겹치면서 야간 영업이 사실상 어려워지자 심야 시간에 한해 채굴을 시도하는 PC방이 하나 둘 늘어나고 있다. 어차피 손님이 없어 그냥 놔뒀다가는 적자가 날 수밖에 없다보니 고육지책으로 놀고 있는 PC들로 채굴에 뛰어든 것이다. 지난 4년 전에 채굴이 유행하던 당시와는 분명 다른 분위기다.

무엇보다 코로나19 장기화와 맞물린 채굴 붐은 PC방 업계에 부익부빈익빈를 가속했다는 점이 큰 차이점이다.

그래픽카드를 업그레이드 할 수 있는 경제적 여력이 있던 PC방은 RTX30 시리즈를 장착하고 높은 효율을 앞세워 채굴에 나서 코로나19 상황 속에서도 수익을 발생시키고 있다. 반면, 경제적 여력이 없던 PC방은 PC 사양이 낮아 채굴에 뛰어들어도 별 재미를 보기 힘든 상황이다. 효율은 둘째치더라도 비디오메모리 부족으로 아예 채굴에 나서지도 못하는 경우도 많다.

지난달에 출시된 RTX3060은 걸려있던 채굴 락을 푼 개조 드라이버와 펌웨어가 등장했는데, 하드웨어 락은 아직 유효해서 라이저카드가 제한되고 1웨이만 가능하다. 즉, 채굴기용으로는 부적합하고 1PC-1GPU만 가능한 상황이라 PC방 환경에 부합되는 상황이다.

물론 이마저도 소프트웨어 락이 해제됐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수요가 늘고 가격도 소폭 인상돼 PC방 도입이 녹록치만은 않은 상황이다.

PC방 업주들 사이에서 ‘채굴도 돈이 있어야 한다’는 푸념이 나오는 까닭이다.

결국 코로나19로 인해 고객 수와 매출 모두 감소한 상황에서 채굴을 위해 그래픽카드 투자가 가능한 PC방은 사양을 앞세워 그나마 집객을 높이고, 부족한 부분은 채굴로 수익을 보전하며 위기를 견뎌내고 있다. 하지만 업그레이드 투자가 어려운 PC방은 부가수익 없이 집객과 매출이 감소해 현상 유지에도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말 그대로 부익부빈익빈 현상이 또렷하게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1년 이상 장기화되고 있는 코로나19로 인해 생존 절벽에서 내밀리고 있는데, 그래픽카드 업그레이드와 채굴 이슈가 겹치면서 잘 나가던 PC방은 그나마 수익을 내고, 어렵던 매장은 더 어려워 지는 상황”이라며 “이러한 양극화가 심해지면 코로나19가 종식될 즈음 심각한 폐업이 야기될 수 있다”는 우려를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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