月刊 아이러브 PC방 10월호(통권 395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PC방을 자주 이용하다 보면 간간이 눈에 띄는 것이 몇 가지 있다. 장점도 보이고 단점도 보이는데, 아무래도 이용객 입장에서 좋은 점보다는 아쉬운 점이 좀 더 보이는 것은 어쩔 수 없는 듯하다. 때 없이 깨끗한 키보드와 올이 풀리지 않은 장패드, 음료 튄 자국이 없는 모니터를 볼 수 있는 것은 PC방 오픈 후 6개월이 한계인 듯한데, 이보다 오랫동안 청결을 유지하는 PC방은 아직 보지 못했다.

PC 사양이 조금 낮아도, 인테리어가 옛날 감성이어도, 심지어 좋아하는 믹스커피를 사발로 판매하지 않는다 해도 장비와 주변이 깨끗하면 자연히 그곳이 1순위가 된다. 같은 자리에서 지난주에 봤던 모니터의 얼룩이 이번 주에도 보인다면 ‘아, 이곳은 처음과 달리 관리가 잘 안되는구나’란 생각이 들면서 주변의 다른 PC방으로 발길을 돌리게 된다. 이에 눈에 보이는 곳, 그리고 눈에 보이지 않는 곳을 포함해 PC를 깨끗하게 관리하는 방법을 주기별로 정리해봤다.

1주일 – 책상과 의자
손님이 이용을 마치고 난 뒤 자리를 청소하는 직원을 잠시 지켜보니, 책상 위의 쓰레기를 치우고 키보드와 마우스, 장패드를 걸레로 한 차례 닦는다. 그리고 키보드와 마우스를 제 위치에 놓은 뒤 의자를 안쪽으로 집어넣는다. 이는 매일 수백 번 수행하는 일이기 때문에 이 정도면 충분하다. 하지만 장패드 아래와 모니터가 거치된 상판, 의자 등을 닦는 모습은 좀처럼 보기 어려웠다.

책상 위의 대부분은 장패드가 덮고 있어 겉보기엔 깨끗할 수 있다. 하지만 물이나 음료를 쏟았을 경우 장패드 위는 물론 아래로 스며든 것도 닦아야 한다. 이는 매번 자리를 치울 때마다 수행할 수는 없지만, 적어도 주 1회는 책상 윗부분 전체를 닦아 청결을 유지할 수 있다.

의자도 마찬가지다. 한 번은 의자의 엉덩이 쪽 같은 자리에 있던 얼룩이 2개월이 지나도록 그대로 있는 걸 보기도 했다. 이용자로선 오래 사용해 해진 것보다 이런 부분이 더 신경이 쓰이기 마련이다. 의자 역시 책상과 마찬가지로 일주일에 한 번 날짜를 잡거나 매일 일정 수량을 정해 젖은 걸레와 마른걸레로 한 번씩 닦아주면 오랜 오염으로 인한 변색을 막을 수 있다.

의자는 고객과 직접 닿기 때문에 청결에 좀 더 신경을 써야 한다
의자는 고객과 직접 닿기 때문에 청결에 좀 더 신경을 써야 한다

1개월 – 장패드와 모니터 
장패드는 그나마 괜찮지만, 의외로 모니터는 고객의 시선이 쏠림에도 불구하고 걸레가 잘 닿지 않는 곳 중 하나다. 화면 쪽은 물론이거니와 테두리와 뒷면, 스탠드 등은 막 치운 자리에서도 먼지가 그대로 쌓여 있는 것을 종종 봤다.

장패드는 매일 닦는다 해도 쏟은 물이나 음료가 스며드는 것을 완전히 제거하기는 어렵다. 쾌적한 사용을 위해 장패드는 가급적 월 1회가량 물세척으로 청결을 유지하는 것이 필요하다. 대부분의 장패드는 물세척을 해도 괜찮은데, 방수 코팅이 돼 있는 경우가 많아 강한 힘을 가해 빨면 손상될 수 있다. 모자를 세탁하는 방식으로 세제를 푼 물에 잠시 담궜다가 부드러운  솔 등으로 닦아내고, 맑은 물로 헹군 뒤 완전히 말리면 된다.

모니터의 경우 당장 PC방 모니터의 뒷면과 위쪽, 스탠드 쪽에 먼지가 뽀얗게 쌓인 모습을 수없이 봤다. 최소 하루에 한 번 화면을 닦아주는 것은 기본이고, 한 달에 한 번 정도는 테두리와 후면, 스탠드 부분에 쌓인 먼지까지 닦아주면 청결한 상태를 오랫동안 유지할 수 있다.

축축한 장패드에 손목이 닿아봤다면 그 찜찜한 기분을 알 것이다
축축한 장패드에 손목이 닿아봤다면 그 찜찜한 기분을 알 것이다

3개월 – 키보드 전체
이용자들이 가장 꼼꼼하게 청결 상태를 체크하는 것이 키보드일 텐데, 가장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것도 키보드다. 주로 키보드의 키캡 측면과 아래쪽에 묻어 점점 쌓여가는 때가 보인다. 주변에는 이런 부분이 싫어 PC방을 가지 않는다고 말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 대부분의 PC방 키보드는 기계식 기반의 키캡 탈착형으로 키캡을 빼 청소할 수 있는데, 시간이 생각보다 오래 걸리고 과정도 번거롭다.

하지만 불쾌한 느낌을 주지 않기 위한 키캡 탈거 청소는 적어도 분기별로 한 번은 해야 한다. 기자는 사무실이나 집에서 사용하는 키보드를 청소할 때는 키캡을 모두 빼서 하는데, 먼지가 금방 쌓이는 것은 어쩔 수 없지만 적어도 키캡에 며칠 안 씻은 사람의 땟국물처럼 보이는 이물질이 끼는 것은 막을 수 있다.

사진은 사무실에서 (우연히) 4개월가량 청소를 미뤘던 키보드다. 왼쪽 부분의 키캡을 탈거해 닦고 내부 먼지를 가볍게 털었는데, 오른쪽과 확연한 차이를 보인다. PC방의 조도도 예전보다 밝아져, 이제 이런 부분이 고객 눈에 더 잘 띈다. 길어도 3개월에 한 번은 키캡을 모두 빼 걸레나 물티슈로 닦아주자. 본체는 솔이 달린 청소기로 털어주기만 해도 된다.

오른쪽이 오염된 상태, 왼쪽이 가볍게 닦아준 상태다
오른쪽이 오염된 상태, 왼쪽이 가볍게 닦아준 상태다

6개월 – 케이스 내부
1년이 넘도록, 혹은 문제가 생기거나 업그레이드를 하기 전까지 PC방의 케이스는 측면 뚜껑을 열지 않는 경우가 허다하다. 수년간 영업을 한 PC방의 시스템책상에 숨어 있는 케이스를 열면, 다른 하드웨어보다 쿨링팬이 다년간 착실히 모아둔 먼지가 먼저 보일 것이다. 이는 내부의 공기 순환을 방해해 냉각 효율을 떨어뜨리고, 이것이 악화되면 열을 제대로 해소하지 못해 문제가 커질 수 있다.

사실 이 항목은 3개월마다 한 번씩 해주길 권하고 싶었지만, 100대를 기준으로 케이스 내부 먼지를 제거하는 것이 생각보다 큰 작업이라 살짝 미뤘다. 모든 케이블을 탈거하고 케이스를 꺼내, 측면 커버를 열고 쿨링팬에 쌓인 먼지를 닦고 내부에 쌓인 먼지를 진공청소기로 빨아들인 후 다시 조립과 거치하기까지 의외의 시간과 노동력이 소요되기 때문이다.

개인 사용자처럼 측면 커버를 열어두고 사용한다 해도 반년이면 먼지가 쌓인 것이 눈에 보일 정도로 케이스는 먼지를 모으는 탁월한 실력을 가지고 있다. 케이스 내부의 먼지를 털어내는 작업은 적어도 1년에 두 번, 봄 비수기와 가을 비수기에 한 번씩 해주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런 광경을 보고 싶지 않다면 주기적으로 청소하자
이런 광경을 보고 싶지 않다면 주기적으로 청소하자

1년 – CPU 히트스프레더
CPU의 칩을 덮고 있는 히트스프레더, 그리고 CPU 쿨러 하단의 구리 베이스는 겉보기엔 매끈하고 평평해 보인다. 하지만 둘 사이에 아무런 매개체 없이 맞붙여도 될 만큼은 아니다. 미세한 틈새는 프로세서의 열을 쿨러까지 제대로 전달하기 어렵게 한다. 히트스프레더에 마요네즈를 발라도 아무것도 없는 것보다 나은 성능을 보이는 이유다. 서멀컴파운드가 이 틈을 메워 열전달 효율을 높여주는 역할을 한다.

끊임없이 열이 가해지고 식는 특성상 서멀컴파운드도 서서히 마르고 굳는다. 그러면 잘 메워져 있던 틈새가 벌어지며 효율이 떨어진다. 그러니 CPU 쿨러를 탈거하고 말라붙은 서멀컴파운드를 다시 도포하는 작업은 1년에 한 번은 해주는 것이 바람직하다.

실험 결과 완전히 조립된 PC에서 서멀컴파운드를 재도포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커피 한 잔을 즐기며 천천히 해도 20분이면 충분하다. 100대 PC방을 기준으로 하루 5대를 작업한다고 가정하면, 1개월의 수고로 남은 11개월 동안 안심하고 PC를 가동할 수 있다.

서멀컴파운드가 말라붙기 전에 재도포해 주는 것이 가장 좋다
서멀컴파운드가 말라붙기 전에 재도포해 주는 것이 가장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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