月刊 아이러브 PC방 7월호(통권 392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매년 이맘때면 어김없이 찾아오는 최저임금 이슈로 전국 PC방 업주들이 국회가 있는 서울 여의도에 모였다. 각종 방역 규제 해제 등 사실상 코로나19 종결이 선언됐지만, 자영업‧소상공인들의 형편은 나아지지 않는 상황에 감당하기 어려운 최저임금이 제시되고 있기 때문이었다.

특히 올해는 최저임금뿐만 아닌, 업종별 차등 적용을 비롯해 5인 미만 사업장의 근로기준법 확대 적용 이슈까지 겹쳐 소상공인 업계 전반에 긴장감이 가득한 상태다. 내년도 최저임금 논의가 한창 진행되던 지난 6월 국회 앞에 모인 사회적 약자들을 직접 만나봤다.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악조건 속에서도 지난 6월 21일 소상공인연합회가 주최한 결의대회 현장은 전국에서 하나둘 모여든 자영업·소상공인들로 북적였다. 전국 소상공인 1,500여 명이 참석한 이날 현장에는 PC방 양대 단체인 한국인터넷PC카페협동조합(이하 조합)과 (사)한국인터넷PC문화협회(이하 인문협) 회원들도 대거 참여해 최저임금 동결, 근로기준법 5인 미만 사업장 확대 추진을 철회하고, 주휴수당 폐지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결의대회가 시작되자 소상공인연합회 오세희 회장은 단상에 올라 “과중한 최저임금은 가까스로 버티고 있는 소상공인을 적자의 수렁에 빠뜨리고, 근로자는 일자리를 잃게 하는 악순환을 야기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조합 김기홍 이사장과 조합원들
인문협 임수택 회장과 회원들
인문협 임수택 회장과 회원들

오 회장의 이 같은 지적은 PC방 업계에서 실제로 일어나고 있는 현상이기도 하다. 코로나19 팬데믹을 가까스로 버텨온 PC방은 줄어든 손님 탓에 매출 수준이 코로나 사태 이전과 비교해 현저히 낮아졌으며, 특히 24시간 업종의 특성상 감당하기 힘든 인건비를 줄여보고자 심야시간대에 무인솔루션 도입이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고육지책이다.

PC방과 사정이 비슷한 편의점 업계에서도 어려움을 토로했다. CU 편의점주 김미연 대표는 단상에 올라 “24시간 업종인 편의점 운영을 위해 업주가 12시간이 넘도록 근무하면서 과로사로 죽어가고 있다”면서 “최소한의 고용이라도 유지할 수 있도록 업종별 최저임금 차등 적용을 반드시 시행할 것을 요구한다”고 호소했다. 얼굴에 피가 쏠릴 정도로 열변을 토하던 김 대표를 통해 편의점 업계가 처한 어려움이 여실히 전해졌다.

젖은 도로 바닥에 우비를 쓰고 앉아 있던 수많은 소상공인들 역시 단상에서 퍼지는 목소리에 충분히 공감한다는 표정이었다. 경기도 성남시에서 식당을 운영 중인 A 씨는 “직원들 월급을 챙겨주고 나면 남는 것이 거의 없다”며 “겨우 버티고 있는 상황에 최저임금마저 대폭 오른다면 있는 직원도 내보내야 할 판”이라고 하소연했다.

현장에서 최저임금이 최대 화두로 거론됐던 가운데, PC방 업계는 근로기준법 5인 미만 사업장 확대와 주휴수당 역시 철회해야 할 정책이라고 입을 모았다. 조합 김기홍 이사장은 “무노동 무임금 원칙에 어긋나는 주휴수당은 반드시 폐지해야 할 정책”이라며 “특히 5인 미만 사업장에도 근로기준법을 적용한다는 것은 24시간 업종인 PC방은 죽으라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힘줘 말했다.

이날 결의대회에서 소상공인들이 외쳤던 최저임금 업종별 차등 적용 요구는 최저임금위원회 전원회의에서 끝내 부결됐다. 소상공인 업계 전반에서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내년도 최저임금과 근로기준법 5인 미만 사업장 확대 논의가 어떤 결과로 돌아올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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