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생들 사이에서 ‘갓겜’으로 불리는 ‘마인크래프트’가 액션 전략 장르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고유의 픽셀 그래픽과 아기자기한 캐릭터 감성을 그대로 녹여낸 ‘마인크래프트 레전드’가 그 주인공으로, 지난달 출시한 이 게임은 원작의 명성을 등에 업고 게이머들 사이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본디 액션 전략 장르는 다수의 유닛 컨트롤과 수 싸움 등 신경 써야 할 부분이 많기 때문에 진입 장벽이 상당히 높은 편이다. 그러나 ‘마인크래프트 레전드’는 선택과 집중을 통해 진입 장벽을 상당 부분 해소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PC방 핵심 고객층에게 주목받고 있는 이 게임은 과연 어떤 모습일지 자세히 살펴봤다.

어렵지 않은 전략 장르가 있다?
‘마인크래프트’는 쉬운 접근성과 낮은 진입 장벽 덕분에 전 세계적으로 선풍적인 인기를 끈 게임이다. 장르의 다변화를 위해 출시된 ‘마인크래프트 레전드’ 역시 이러한 장점이 수반돼야 했는데, 전략 장르 게임을 어렵지 않게 만드는 것은 상당히 까다로운 일이다.

전략 장르의 높은 진입 장벽은 ‘스타크래프트’를 예로 들면 이해하기 쉽다. 자원을 채취하기 위한 일꾼부터 상황에 맞게 활용할 전투병력까지, 컨트롤해야 할 유닛만 십여 가지에 이르며, 본부를 비롯해 유닛의 생산 및 업그레이드 등 건물 역시 다양하다. 이들을 모두 활용하는 것은 초보자에게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이러한 전략 장르의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 ‘마인크래프트 레전드’는 주인공 캐릭터를 주로 움직이되, 주인공을 따르는 세부 캐릭터들은 단순한 명령으로 알아서 움직이게 하는 액션 전략 장르를 택했다. 중세 전쟁 게임인 ‘마운트앤블레이드’처럼 다수의 유닛 컨트롤은 명령어를 통해 AI에 맡기고 주인공 캐릭터에만 집중하면 된다. 여기에 더해 명령어도 공격과 돌진 등 매우 단순하게 구성해 튜토리얼만 숙지한다면 초보자도 막힘 없는 진행이 가능하다.

전투의 진행방식 역시 단순하다. 공격과 방어가 동시다발적으로 이뤄지는 일반적인 전략 게임과 달리, ‘마인크래프트 레전드’에서는 낮에는 적 기지 공격, 밤에는 아군기지 수비에 집중하면 된다. 덕분에 멀티태스킹에 소질이 없더라도 집중력을 잃지 않고 전투를 진행할 수 있었다.

공격 시 한 번에 동원할 수 있는 병력의 수는 제한돼 있으며, 한 번 명령을 내린 유닛들에게 다른 명령을 내리기 위해서는 근접해야 할 필요가 있다. 유닛들이 알아서 싸우는 편리함은 있지만, 전장의 먼발치에서 지시만으로 전투를 진행하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에 다소 번거로운 부분도 공존한다.

PC방에서 친구들과 즐기기에 제격
‘마인크래프트 레전드’는 솔로 플레이인 캠페인 모드를 비롯해 4:4 멀티플레이 대전 모드, 특수 모드인 잊혀진 전설과 신화 모드 등으로 나뉜다. 이 중 멀티플레이 대전 모드는 삼삼오오 모여 PC방에서 즐기기에 꽤 적합해 보였다.

대전 모드에서는 캠페인 모드와 달리 얻을 수 있는 자원의 양이 풍족하게 퍼져 있으며, 병력을 생산하는 루트도 훨씬 수월하기 때문에 활발한 교전을 펼치는 것이 가능하다. 단순히 건설과 생산, 전투로 이어지는 무한 반복 루트에서 벗어나 전략과 전략이 맞붙는 재미를 잘 살렸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방어하는 쪽이 더 유리한 입장이기 마련인데, 방어 측이 빠르게 성벽을 쌓아 대비하고 있다면 게임이 늘어질 가능성이 크다. 게임에 익숙할수록 소모전 양상으로 전개된다는 뜻인데, 이는 매칭 당 플레이 타임이 길어지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PC방 인기 게임들이 전반적으로 매칭 당 플레이 타임이 짧다는 것을 고려하면 다소 아쉬운 부분이다.

‘마인크래프트 레전드’가 선택과 집중을 통해 진입 장벽을 낮추는 데 성공했지만, 정교하고 복잡한 플레이를 구사하는 RTS 팬들에게는 깊이가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PC방에서 가벼운 마음으로 친구들과 한판 즐기기에는 전혀 부족하지 않아 보인다. 중간고사를 끝내고 매장을 방문한 손님들에게 이 게임을 한번 추천해보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