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말 국내 미디어를 대상으로 제한적으로 공개됐던 ‘디아블로4(이하 디아4)’가 두 차례 OBT와 서버 슬램 테스트를 거쳐 드디어 정식 출시를 맞이한다. 역대 시리즈들이 PC방을 뒤흔들었던 만큼 이번 신작 역시 업계에서 거는 기대는 남다르다.

지난 3월 ‘디아4’는 OBT를 통해 게임이 어떤 모습으로 완성되어가는지 대중에 공개한 바 있으며, PC방 점유율도 준수하게 기록하는 등 흥행 가능성을 예고하기도 했다. 최종 서버 테스트를 거치며 마지막 담금질을 마친 ‘디아4’가 PC방에 어떤 모습으로 나타날지 미리 엿봤다.

OBT를 통해 엿본 ‘디아블로4’
‘디아블로3’ 이후의 이야기를 다룬 ‘디아4’는 황폐하고 암울해진 세계를 그대로 묘사했다. 악마의 딸 릴리트가 성역에 강림하면서 성역의 주민들은 릴리트가 그리고 있는 큰 그림에 의해 점점 피와 광기로 물들어가는 모습을 나타냈다. 늘 그랬듯 유저는 주인공이자 악에 맞서 세상을 구해야 하는 운명을 짊어지게 된다.

유저가 선택할 수 있는 직업은 전작에서 익숙한 ▲야만용사 ▲강령술사 ▲원소술사와 함께 ▲드루이드 ▲도적을 포함해 총 5종이다. 각 직업들마다 개성 넘치는 스킬로 정통 핵앤슬래시 RPG다운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할 수 있으며, 특히 원소술사의 경우 시리즈를 이어오며 상당한 인기를 누린 직업인 만큼 OBT 당시 많은 유저들의 선택을 받기도 했다.

OBT에서 경험했던 캐릭터 육성 방식은 이전과 크게 다르지 않다. 스킬 리셋이 가능해 던전 특성에 맞춰 스킬 방식을 변경해가며 다양하게 공략해볼 수 있다. 다만 레벨이 올라갈수록 리셋 비용이 증가하기 때문에 무분별한 리셋은 지양할 필요가 있다. 또한, 정식 버전에서는 50레벨에 도달하면 잠금 해제되는 정복자보드를 통해 레벨이 올라갈수록 더욱 개성 있는 캐릭터를 육성할 수 있다.

세계를 여행하는 재미도 기존 시리즈와 차별화된 부분이다. ‘디아4’는 시리즈 최초로 오픈월드 방식을 도입해 변화를 시도했는데, 기존 시리즈에서 이야기의 흐름대로 이동할 수밖에 없었던 방식을 탈피해 매끄럽게 연결된 5개의 지역과 120개가 넘는 던전을 마음 가는대로 탐험하는 재미가 있다.

캐릭터 커스터마이징은 다소 아쉬운 부분이다. 최근 출시하는 RPG들이 세세한 부분까지 조정이 가능한 커스터마이징 시스템을 제공하는데, ‘디아4’의 경우 정해진 프리셋 내에서 대략적인 조정만 가능하다. 쿼터뷰 시점이기 때문에 게임을 즐기는 동안에는 캐릭터 외형이 그리 크게 와닿지 않지만, 캐릭터 정보창을 열거나 특히 컷신에 등장하는 캐릭터를 볼 때 다소 아쉬운 느낌을 받는다.

마지막 담금질 완료, 남은 것은 ‘실전’
‘디아4’는 OBT를 통해 수집한 피드백을 바탕으로 정식 버전에 많은 개선점을 적용했다. 이러한 부분은 지난달 진행한 서버 슬램 테스트에서 일부 확인할 수 있었다.

우선 던전 내 동선에 대한 부분이 개선됐다. 기존에는 메인 동선을 막아두고 맵의 양쪽 끝의 기믹을 해결하면 메인 동선이 개방되는 형식이었다. 때문에 던전 공략 시 많은 시간을 이동에 할애해야 하는 불편함이 있었는데, 개선을 통해 동선이 정돈돼 갔던 길을 되돌아오는 수고가 줄었다.

이 밖에 구역 내 모든 몬스터를 처치해야 하면 남아있는 몬스터가 유저를 따라온다거나, 원혼 채집이나 조각상 등으로 얻는 버프 효과 증가를 통해 던전 공략에 쾌적함을 더했다.

한편, PC방 업계가 ‘디아4’에 거는 기대가 남다른 만큼 게임 구동에 필요한 하드웨어 사양도 반드시 체크해야 할 사항이다. 블리자드가 공개한 ‘디아4’ 권장사양은 대부분의 PC방이 충족할 수준이지만, 그래픽 설정을 ‘높음’ 이상으로 구동하기 위해서는 CPU는 인텔 i7-8700K, 그래픽카드는 엔비디아 지포스 RTX2060이 필요하다.

‘디아4’ 정식 출시에 맞춰 PC방 프리미엄 혜택도 적용되기 때문에 지난 OBT 때보다는 많은 유저들이 PC방을 찾게 될 수도 있다. 따라서 오랜 기간 PC 업그레이드를 미뤄왔다면 적당한 선에서 하드웨어 사양을 끌어 올릴 필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