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률상 처벌 근거 부족, 게임사 약관에 의존할 수밖에 없어
PC방 서비스 외부 유출 금지하고 강력한 처벌 조항 포함해 게임법 개정해야
코로나19로 방역패스와 영업제한 조치를 받고 있는 PC방 업계에 또 다른 큰 문제가 있다. 일명 ‘지피방’으로 불리는 VPN 사이트의 난립과, 외출을 꺼리는 분위기로 인해 이를 이용하는 게이머가 크게 늘어났다는 점이다.
집에서 온라인게임 PC방 프리미엄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해주는 서비스의 대명사가 된 ‘지피방’은 코로나19로 인한 어려움 속에서 PC방의 경쟁력을 더욱 약화시키는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그동안 PC방 업계의 요구로 많은 게임사에서 제재를 가해왔지만 한계가 명확해 결국 근복적인 해결책은 법률 개정 외에는 방법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지금까지 지피방 서비스가 암묵적으로 묵인되고 있는 원인은 법률적으로 처벌 근거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소관부처인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화부)가 게임사에 이용약관 위반을 근거로 서비스를 적극적으로 제한해달라는 공문을 발송한 조치가 유일한 대책이었다.
이에 따라 게임사들은 지피방을 적발할 경우 약관을 근거로 해당 IP를 차단하고 있지만, 적발이 쉽지 않은데다가 새로운 형태의 사업자나 우회 IP 등에 대해서는 뾰족한 대책이 없는 것이 현실이다. 결국 핵심은 지피방 서비스 제공업자들의 처벌 근거를 마련하는 것이다.
현행 게임산업진흥에관한법률에서는 제32조에서 △게임물 관련사업자가 제공 또는 승인하지 아니한 게임물을 제작, 배급, 제공 또는 알선하는 행위 △제9호에 따른 불법행위를 할 목적으로 컴퓨터프로그램이나 기기 또는 장치를 제작 또는 유통하는 행위 △게임물 관련사업자가 승인하지 아니한 방법으로 게임물의 점수‧성과 등을 대신 획득하여 주는 용역의 알선 또는 제공을 업으로 함으로써 게임물의 정상적인 운영을 방해하는 행위 등을 금지하고 있다.
얼핏 보면 지피방이 해당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이지만, 입법취지가 문제다. 법률 개정을 통해 새롭게 신설된 해당 조항들은 사실 대리접속이나 이스포츠대회에서의 대리 경기 등을 금지하는데 목적을 둔 내용들이기 때문이다.
당시 법률 개정을 추진했던 국회의원이나 문화부는 지피방은 입법 취지와 다르다며, 지피방 운영 사업자에 대한 처벌에 난색을 표했다. 이는 결과적으로 지피방을 퇴출시키지 못하는 원인으로 지적된다.
이에 PC방 업계는 게임법 개정을 통해 지피방을 근절할 수 있는 내용과 강력한 처벌 조항 등을 추가하도록 소관 부처인 문화부와 정치권을 설득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미 온라인PC방 등 다양한 형태로 지피방 서비스가 변질되고 있고, 코로나19를 틈타 게이머들 사이에서 이용자가 빠르게 확산하고 있어 방역패스와 영업제한으로 인한 PC방 업계의 어려움을 해결하는데 시급한 당면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관련기사
- [이슈] 독버섯처럼 번지는 VPN, PC방 생태계 파괴 주범…
- 문화부 “VPN은 게임산업 저해 요소, 게임사에 단속 협조 요청”
- ‘PC방 혜택은 PC방 안에서만’ 라이엇 PC방 약관 변경
- 정치판에 흘러간 게임 부정행위, 산업 좀먹는 행위 인식해야
- 게임사의 코로나19 대응, PC방 관련 조치 천태만상
- 코로나 사태에 활개치는 지피방, PC방과 명암 엇갈려
- 무용론 나온 방역팩스, 정부도 개편 검토 중
- 거리두기 추가 연장 여부, 위중증 환자 수가 변수
- 게임사가 지피방 서비스를 직접 한다고? 황당할 노릇…
- PC방 프리미엄 혜택 외부 유출 심각, 게임사들 각성해야…
- 문화부 장관 “P2E 게임, 정부가 규제 논의하고 결론 내야”
- [기획] 방치한 사이 독버섯처럼 번진 지피방과 모델PC방
- 더 활개치는 ‘지피방’, PC방 이벤트로 날개 달았다
- 라이엇게임즈, 지피방 서비스에 강경입장 발표
- “지피방 퇴출 협조해달라” 문화부 공문 발송 후 게임사들의 행보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