月刊 아이러브 PC방 9월호(통권 394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이번 가을은 엔데믹 이후 첫 비수기로, PC방은 코로나 출구전략과 비수기 입구전략이 복합적으로 필요한 시점이다.

지난달 하순부터 대부분의 학교가 2학기에 돌입했지만 가동률 낙폭은 우려보다 적었고, 이달 말 추석연휴까지 감안하면 9월 가동률도 20% 밑으로 떨어지지 않을 거라는 기대감도 있다. 그러나 만반의 준비를 하지 않는다면 이번 비수기에 선전을 기대할 수는 없다. 이에 PC방 업주와 점장이 가을에 점검할 항목을 정리해봤다.

결코 꿈이 아니다, 9월 PC 가동률 20%!
지난 여름 성수기는 무시무시했던 코로나의 위세를 감안했을 때 선전했다고 평가할 수 있다. 하지만 예년 여름 성수기를 떠올리면 형편없는 성수기 가동률 성적이었다. 흐릿해지고 있는 코로나의 그림자는 PC방 월간 가동률에서 뚜렷하게 드러난다. 7월 가동률은 21%를 훌쩍 넘겼고, 8월 가동률도 21%에 육박해 상회해 여름 성수기를 실감케 했다.

가을 비수기가 시작되는 9월 PC 가동률이 20%를 넘길 거라는 예측은 황당할 수 있다. 실제로 지난 3년간 8~9월 가동률을 정리하면 2020년 8월 18.85%, 9월 14.16%. 2021년 8월 15.97%, 9월 16.46%. 2022년 8월 18.35%, 9월 17.79%를 기록했다.

하지만 시간을 더 거슬러 올라가 보면 2017년 8월 25.31%, 9월 22.97%. 2018년 8월 26.89%, 9월 24.90%. 2019년 8월 25.59%, 9월 23.97%를 기록했다. 코로나 이전에는 23~24%가 9월 PC 가동률이었다.

성수기와 비수기의 PC 가동률 격차가 나날이 줄어들고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면, 지난달 평균 가동률 20.89%는 이달 가동률에 대한 기대감으로 다가온다. 엔데믹 직후 여름 성수기에 대한 비관론이 팽배했던 분위기를 떠올려보면 이번 가을 비수기도 다를 바 없다.

여름 성수기에 비해서는 분명히 떨어지겠지만 지레 겁먹을 필요는 없다. 지난 2020년부터 9월 PC 가동률은 매년 1~2%p씩 오르고 있다. 지난해와 비교하면 상황이 나아지고 있는 셈이다.

PC방은 가을에도 청결해야 한다
PC방 이용자들이 매장을 선택하는 첫 번째 기준은 청결이다. 적어도 게임백서에 따르면 그렇다. PC방 업종에서 청결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과하지 않다. 눈앞의 책상과 키보드 및 마우스만 청소할 것이 아니라 흡연실의 유리 벽면, 모니터의 손자국, 모니터 뒤 공간의 먼지 등 간과할 수 있는 부분에도 흠결이 없어야 손님들의 발길이 계속될 수 있다.

9월은 가을 비수기로 분류되지만 날씨는 여전히 여름이다. 악취가 발생하는 것은 아닌지 신경을 곤두세우고 화장실 냄새나 흡연실 연기를 점검해 항상 쾌적하고 청결하게 유지해야 한다.

절기상 처서(處暑)가 지났지만 더위와 습기는 여전하고 모기도 입이 비뚤어지기는커녕 기승을 부리고 있다. 매장 인근에 물이 고이면 모기의 서식지가 되고, 실내 조명이 외부로 새 나가면 여지없이 모기가 출몰한다. 해충 퇴치용품은 최후의 수단이다.

여름 성수기가 손님들을 상대하느라 바쁘게 보낸 시기였다면, 가을 비수기는 매장을 다시금 점검하는 시기다. 자영업자들이 청소 전문업체들에 대청소 의뢰를 가장 많이 하는 시기다. 이런 투자비용이 부담스럽다면 팔을 걷어붙이고 직접 대청소에 나서자. 알바생에게만 맡겨서는 안 된다.

또한, 성수기를 지나며 책상, 의자, 키보드, 마우스, 헤드셋, 각종 주변기기 및 인테리어 소품 등에 파손이나 훼손이 있는 경우 교체해 매장의 상태를 최상으로 끌어올려야 비수기 충격을 최소화할 수 있다.

비수기에 더 중요한 알바 인력 확보
야간에 무인솔루션을 도입한 PC방이 생겨난 배경에는 심야 시간에 가동률을 책임져줄 손님이 줄었고, 더 넓게 보면 ‘청소년이용불가’ 등급의 인기 MMORPG의 부재가 있다. 수지타산이 안 맞으니 아예 야간 영업을 포기해버렸다는 진단이다.

꽤 설득력 있는 설명이지만 PC방 업주들은 야간 알바 관리의 어려움을 버금가는 이유로 꼽는다. 좋은 알바생은 PC방 업주가 뽑는 것이 아니라 하늘이 점지하기 때문에 면접 전에 기도한다는 말은 마냥 우스개 소리가 아니다.

PC방이 대형화되고 먹거리 조리 업무가 늘어나면서 알바에게 요구되는 업무량과 역량도 커졌다. 동시에 PC방 매출에서 차지하는 중요성도 커졌다. 손님이 PC 이용을 마치면 좌석을 청소하고 정리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모든 PC방 알바가 이 원칙을 철두철미하게 지키는 것은 아니다.

성실한 근무태도를 갖추지 않아서라고 치부할 수도 있지만 먹거리 조리 등 늘어난 PC방 업무에 부하가 걸렸기 때문일 수도 있다. 이유야 어찌 됐든 PC방을 찾아온 손님들에게 좌석 상태가 불량하다는 인상을 남기게 된다.

다만 9월은 고용시장에서 핵심 인재풀인 대학생들이 학업으로 돌아가는 시기라 숙달된 인력을 확보하기 쉽지 않다. 또한, 날로 상승하는 최저임금과 PC방 알바가 매력을 잃어가고 있는 실정을 감안하면 구인난이 예상된다. 채용공고 이후 PC방 업주들이 올리는 기도가 하늘에 닿길 바랄 뿐이다.

9월에도 PC방 에어컨은 쉴 틈 없어
가을 비수기가 찾아왔다고 하지만 뜨거운 날씨는 어째 여전하다. 찌는 듯한 무더위와 산발적인 소나기가 아직도 이어지고 있고 간간이 태풍 소식도 들려온다. 손님들이 PC방에 기대하는 냉방과 제습 수준은 여름철과 다르지 않다. 물론 PC방 업주에게는 전기료의 쓴맛도 다르지 않다. 그래도 에어컨을 끌 수는 없는 일이다.

여름 성수기엔 바쁘기 때문에 에어컨을 점검할 수 없다는 핑계가 통할 수 있지만 이젠 아니다. 손님이 줄어든 9월이 에어컨 점검의 적기다. 지난 여름 쉬지 않고 달리느라 고생한 PC방 에어컨은 언제 고장이 나도 이상하지 않다.

외부 공기가 실내로 유입돼 냉방 효율을 저해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점검하고, 주기적인 필터 청소 및 관리 요령을 알바에게 숙지시켜야 한다. 고객이 적은 새벽 시간대는 PC 가동 구역을 제한하고, 해당 구역은 냉방기 가동을 멈추는 것도 효율적이다.

상대적으로 소홀할 수 있는 실외기도 관리 대상이다. 직사광선에 오래 노출되면 과열로 인해 화재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차양막을 설치하면 좋다. 아울러 실내공기질 및 코로나 대비 차원에서 손님이 적은 시간대에 주기적으로 환기를 하는 것도 필요하다.

게임의 빈자리 채워줄 콘텐츠 발굴해야
가을 비수기가 되면 PC 가동률이 떨어진다. 개학 때문에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이는 게임사도 마찬가지라 동접자가 줄어든다. 자연스럽게 대형 업데이트나 이벤트 혹은 프로모션도 눈에 띄게 뜸해진다.

PC방 손님이 반드시 게이머일 필요는 없다. 게임을 즐기는 손님이 줄어든다면 PC방이 가진 온라인 환경과 PC 시스템을 이용하는 손님을 창출해야 한다. 이런 상황에 적절하게 대응하는 카드로 떠오른 아이템이 OTT(Over The Top)다.

OTT 서비스를 통해 영화와 드라마를 정주행하려는 니즈에 맞추려는 노력을 경주해야 한다. 키보드·마우스가 아닌 헤드셋과 모니터에 집중한 영상 전용석을 구축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

영상 시청을 위해 PC방을 찾는 손님들은 야간 손님인 경우가 많아 일간 가동률을 분산시키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영상에 몰입할 수 있는 매장이라는 평가를 끌어내기만 한다면 곧바로 장타손님이 되고, 먹거리 매출 상승으로 연결할 수도 있다.

6일의 추석 연휴, 가을 비수기의 보루
이번 9월 눈에 띄는 점은 추석 연휴다. 28일부터 시작되는 연휴는 일요일인 10월 1일까지 이어지고 10월 3일 개천절 징검다리 연휴로 마무리된다. 월요일인 10월 2일은 임시공휴일로 확정돼 6일 연휴다.

통상적으로 연휴 하루 전부터 가동률이 상승하는 점을 염두에 두면 9월 27일 오후부터 PC방 이용객이 늘어날 전망이며, 일주일 내내 성수기를 방불케 하는 PC 가동률이 기대된다.

명절 연휴에는 PC방에 불특정다수의 출입이 증가하며, 엔데믹까지 감안하면 귀향객도 증가해 지방도시 PC방의 가동률 상승이 두드러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 때문에 추석을 앞두고 영업전략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번 추석 연휴는 엔데믹 이후 처음으로 맞이하는 명절 연휴다. 코로나 이후 PC방을 방문하지 않았던 계층의 재방문이 기대되는데, 이 시기에 손님들에게 합격점을 받은 PC방은 10월에도 좋은 흐름을 이어갈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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