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MD가 라이젠 7000 시리즈 라파엘 프로세서의 제품군을 점점 확대하고 있다. 이전 세대에서는 내장 그래픽을 탑재한 R5 5500 세잔이 있었다면, 이번 세대에서는 내장 그래픽을 빼고 동작 클럭을 높여 하위 모델과 상위 모델의 사이에 안정적으로 자리를 잡은 R5 7500F가 있다.

R5 7500F는 AM5 소켓으로 DDR5-5200 메모리를 듀얼 채널로 지원하는 보급형 라인업이다. 동작 클럭은 기본 3.7GHz, 최대 5.0GHz로 전작 5500 대비 0.8GHz 빨라졌고, L3 캐시메모리도 2배인 32MB를 탑재했다. 여러모로 상위 모델인 R5 7600과 비슷한 성능을 제공하는데, 지난 7월 출시 이후 8월 말 현재 소비자가격은 22만 원대로, 이미 권장가 179달러(23만 원대)보다 저렴하게 판매되고 있다.

보급형 라인업의 상향평준화
7500F는 전작인 5500보다는 지난 1월 출시된 7600과 더 닮았다. AM4 소켓의 마지막 모델인 5500과 6코어 12쓰레드 구성은 같지만, 7500F는 동작 클럭, L3 캐시메모리, PCIe 및 메모리 규격 등 모든 면에서 진화했다. 특히 보급형 라인업에서 5GHz의 동작 클럭을 낸다는 것은 지난 세대까지의 라이젠 프로세서가 얼마나 동작 속도에 목말라 있었는지를 보여주는 듯하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현재 PC방 인기 게임 중 12쓰레드를 모두 활용하는 게임은 없다. 저사양 게임은 당연하고 고사양을 요구하는 게임도 6~8쓰레드를 사용하는 것이 한계다. 더 나은 퀄리티의 게임이 흥행하는 것은 게임업계는 물론 PC방 시장에서도 바라는 바지만, 한편으로는 현재의 흥행 게임은 12쓰레드 구성의 CPU로도 충분하다는 뜻도 된다.

R5 시리즈의 하위 라인업을 채워주는 7500F는 7600의 동작 클럭에서 0.1GHz씩 낮은 기본 3.7GHz, 최대 5.0GHz 성능을 제공한다. L2 캐시 6MB, L3 캐시 32MB를 탑재했고, 내장 그래픽은 지원하지 않는다. 멀티팩 구매 시 레이스 스텔스 쿨러가 포함되는데, PC방에서 사용할 때는 AMD 기본 쿨러보다는 싱글타워 이상의 공랭 쿨러를 사용하는 것을 추천한다.

AMD는 이번 시리즈부터 적용된 AM5 소켓을 2026년까지 지원한다고 언급한 바 있다. 이는 전작 AM4 소켓처럼 AM5 소켓이 향후 3세대 신제품까지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을 뜻한다. 차세대 그래픽카드에서 적용될 수 있는 PCIe 5.0 인터페이스도 지원하기 때문에 R5 7500F로 업그레이드하면 적어도 향후 4년 동안 시스템을 유지할 수 있다.

최대 성능 유지해도 온도는 60도 초반
7500F를 테스트하기 위해 기가바이트 A620M-HDV/M.2+ 메인보드 기반의 시스템을 사용했다. 메모리는 팀그룹 DDR5-4800 16GB(8×2), 그래픽카드는 기가바이트 RTX4060 윈드포스를 장착했다. 모니터는 제이씨현 ‘BattleG BG32C 유케어 240 게이밍 무결점’이다.

CPU-Z 벤치마크 테스트는 싱글 597.9점, 멀티 5,657점을 기록했다. 비교군의 R7 3700X와 비교하면 싱글 점수는 17%, 멀티 점수는 4% 더 높아 이전 8코어 16쓰레드 CPU보다 높은 성능을 내는 것으로 나타났다. 3D마크의 CPU 프로파일 점수는 최대 6,419점, 8쓰레드 4,896점, 4쓰레드 3,747점, 2쓰레드 1,933점, 1쓰레드 978점을 기록했다.

시네벤치 R20 점수는 싱글 690점, 멀티 5,719점으로, 싱글 점수는 상위 모델인 7600(700점)과 큰 차이가 나지 않았고, 경쟁 모델보다 약간 높게 측정됐다. 내장 그래픽을 빼 가격이 저렴해진 것이 가성비를 높여준 공신이 됐다. 7500F의 출시로 이번 라인업뿐 아니라 향후 출시될 8000 시리즈에서도 X500 라인업이 PC방의 주력 모델이 될 가능성이 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