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 시급 구인공고 감소, 시급 1만 원 이상 채용 증가
“최저임금 인상보다 고용불안 야기하는 주휴수당 폐지가 더 시급”
지난달 진통 끝에 최종 의결된 내년도 최저임금의 확정 고시가 이틀 앞으로 다가왔다. 이변이 없는 한 2024년 최저임금이 시급 9,860원이 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이미 고용시장에서는 내년 최저임금보다 높은 임금을 제시하는 구인공고가 늘어나는 등 인건비 부담이 벌써부터 현실화되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
아르바이트(알바) 구인구직 포털 알바천국에 따르면, 8월 3일 오후 1시 기준 PC방 알바생 구인공고는 총 1,652건으로, 이 중 절반에 달하는 857건(53.8%)이 올해 최저시급인 9,620원을 보수로 제시하고 있다. 이밖에 PC방들은 △1만 원 미만 103건(6.5%) △1만 원 298건(18.7%) △1만 원 초과 335건(21%) 순으로 알바생들을 모집하고 있었다.
주목할 점은 내년부터 적용될 최저임금이 이미 알바 시급에 적용되고 있다는 점이다. 임금 인상까지는 5개월가량 남았지만 고용시장에서는 이미 2024년 최저임금 9,860원을 적용하고 있는 분위기다.
지난 6월의 경우 PC방 알바 구인공고 중 최저시급으로 구인 중이던 PC방은 1,119건으로 전체 1,936건의 공고 중 58%를 차지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최저시급으로 구인공고를 낸 PC방이 53.8%로 약 4.2%p 감소한 상태다. 이와 함께 ‘최저시급~1만 원’ 구간도 기존 7%에서 6.5%로 0.5%p 감소했다.
반면 시급 1만 원을 제시한 PC방은 기존 17%에서 18.7%로 소폭 상승했고, 1만 원 초과 보수를 제시한 PC방 역시 18%에서 21%로 3%p 상승했다. 약 2개월 전과 비교하면 시급 1만 원 이상을 제시하는 PC방이 눈에 띄게 늘어난 것을 알 수 있다.
시급 1만 원 초과 구인공고 증가폭이 더 큰 것은 내년도 최저임금이 이미 1만 원에 육박한 상황에서 시급 1만 원 이하 구인공고는 구직자들에게 더이상 매력적인 선택지가 아니기 때문으로 보인다. 한 알바 구직자는 “웬만한 곳에서 시급 1만 원을 부르고 있어서 그 이하는 공고를 열어볼 생각조차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특히 내년도 최저임금이 아직 최종 고시되지도 않은 상황에서의 이 같이 고용시장이 들썩이는 것은 PC방 업주들에게는 달갑지 않은 현상이다. 8월이 지나면 방학을 맞아 알바에 나섰던 대학생들이 대거 학교로 복귀하기 때문에 공급이 줄어들 수밖에 없는데, 때문에 인력 충원을 위해서는 지금보다 더 높은 시급을 제시해야 할 가능성이 있다.
PC방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로 증가한 무인솔루션 도입이 인건비 부담에 따라 더욱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며 “최저임금 인상도 문제지만 더 시급한 사안은 주휴수당으로, 쪼개기 채용을 줄이고 고용 안정을 위해서는 주휴수당이 반드시 폐지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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