月刊 아이러브 PC방 12월호(통권 385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2022년 새해 첫날을 코로나19로 인한 영업제한과 방역패스로 시작한 PC방. 영업제한은 그동안 집합금지까지 겪었던 PC방 업주들에게는 큰 충격이 아니었지만, 영업제한과 동시에 도입된 방역패스는 2중 규제로 PC방의 영업환경을 크게 위축시켰다.

다행히 방역패스는 법원의 잇따른 제동으로 3월 1일 0시를 기해 폐지됐다. 하지만 방역패스가 더해진 2중 규제가 남긴 상처는 컸다. 1월부터 3월까지 PC방 태동 이후 가장 낮은 월평균 PC 가동률을 기록한 것이다. 그나마 정부가 각종 지원금 명목으로 PC방 업주들을 달래려 했지만, 땜질 처방에 그치는 수준이었다.

그나마 올해 PC방 업계가 가장 반긴 것은 다시 정상영업을 할 수 있게 됐다는 것이다. 새 정부 출범과 함께 가장 먼저 시행한 방역정책이 다중이용시설에 대한 영업제한의 해제였다. 이와 동시에 PC방 업주들이 애타게 기다리던 방역지원금이 집행돼 숨통이 트였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영업제한 기간 중 톡톡한 매출 보조 수단으로 PC방을 연명하게 해줬던 이더리움이 지분증명 방식으로 전환되면서 채굴 시대가 막을 내렸다. 공교롭게도 영업제한 해제와 이더리움 채굴 종식이 맞물렸다는 점은 그나마 다행이라 할 수 있겠다. 영업제한과 방역패스, 채굴 종식이 한꺼번에 찾아왔다면…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

하지만 영업제한이 해제돼 정상영업을 재개한 후에도 순탄치만은 않았다. PC방 업계의 고질적인 출혈경쟁이 다시금 고개를 든 것이다. 영업제한 기간 동안 잠잠했던 요금 인하 경쟁이 전국 주요 상권에서 터져 나오기 시작했고, 심지어 경쟁 PC방 영업을 방해할 목적의 디도스 공격까지 등장하면서 많은 PC방 업주들을 괴롭혔다.

이 때문에 코로나19보다 출혈경쟁과 디도스 공격이 더 무섭다는 소리까지 등장했다. 영업제한은 이미 고객들도 알고 있는 사실이지만, 디도스 공격은 누구도 예측하지 못하는 시점에 찾아와 매장을 마비시키기 때문에 고객들의 불만은 터져 나오는데 해결책은 없는 심각한 위기를 초래했다.

여기에 더해 마이닝풀 허브 해킹은 적지 않은 PC방 업주들을 충격에 빠트렸다. 마이닝풀 허브로 위장한 메일의 URL을 통해 계정 정보를 입력한 많은 PC방 업주들이 그동안 채굴을 통해 모아놨던 이더리움을 모두 털렸다. 이에 경찰 수사가 디도스 공격은 물론, 마이닝풀 허브 해킹으로까지 확대됐고, 다행히 경찰 수사가 진행될수록 해킹과 디도스 공격은 잠잠해지고 있다.

다만, 하반기부터 경기침체가 심각한 상황으로 치닫고 있어 우려가 크다. 말 그대로 ‘산 넘어 산’이다. 고물가, 고금리, 고환율이 겹친 삼중고는 시장을 급속히 위축시키고, 특히 PC방의 주 고객층인 MZ 세대들이 지갑을 굳게 닫았다. 이는 결국 PC방 매출 회복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더 큰 문제는 장기화가 예상된다는 점이다.

하지만 나쁜 일만 있던 것은 아니다. 자영업·소상공인을 지원하기 위한 정부 정책과 국회의 입법 활동은 PC방을 옥죄던 다양한 규제들을 완화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사행성게임장과 PC방을 구분하는 법률이 마련되고 있고, 정부에서는 청소년고용금지 업종에서의 해제와 청소년 출입 기준 통일을 추진하고 있다. 이는 모두 PC방 업계의 숙원이었다.

또한 신작 PC 온라인게임 기근 현상도 해소될 기미가 보이고 있다. 모바일 일변도의 게임만 만들던 다수의 게임사들이 신작을 내놓으면서 모두 멀티플랫폼을 표방하고 있고, 크로스 플랫폼을 지원하는 신작도 많다. 올해 출시된 ‘오버워치2’가 PC 가동률 상승을 견인했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PC 신작 게임 러시는 PC방에 긍정적이다.

이제 내년이면 이러한 긍정적 요소들이 열매를 맺고 꽃을 피울 것으로 기대된다. 상당수의 기대 신작들이 내년에 출시될 예정이며, 정부가 추진 중인 대부분의 규제 완화정책도 내년 시행을 목표로 하고 있다. 또한 서빙로봇과 무인솔루션 등 부가적인 운영 대책들도 기술적 완성도가 높아지고 경쟁으로 인한 요금 하락이 예상된다. 극심했던 구인난에 돌파구가 마련되는 것이다.

하지만 이 같은 긍정적인 요소들이 결실을 맺기 위해서는 마냥 기다리는 것만으로는 안 된다. 적극적으로 정부와 국회 등 제도권에 목소리를 내야 하고, 추가적인 규제 완화와 게임 흥행에 열을 올려야 한다. 아울러 풀뿌리 이스포츠를 PC방과 더욱 밀접하게 성장시키고, ‘게임텔’에 대한 규제, ‘지피방’ 퇴출에 공을 들여 권익을 도모해야 한다. 이와 같은 공통된 현안에 자발적으로 참여하고 움직여야만 좀 더 빨리 싹을 틔우고 열매를 맺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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