月刊 아이러브 PC방 11월호(통권 384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통상 11월은 코로나19 사태 전까지만 해도 겨울 성수기를 대비해 전국 대부분의 PC방이 시설 재정비와 업그레이드에 나서는 시점이었다. 하지만 코로나19 발생 이후 방학 때마다 대유행이 찾아오면서 방학특수가 사라졌고, 그나마 영업제한이 없었던 지난 여름 성수기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매출이 높지 않다고 해서 PC방 업주들이 마냥 여유로운 것도 아니다. 전국 대부분의 PC방이 구인난을 겪으면서 심야시간대 몸소 근무를 서는 업주들이 대폭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방학특수의 실종, 시간과 금전적 여유의 실종은 시설정비를 고민할 여지를 제공하지 않고 있다.

이처럼 발이 묶여 있다 보니 심리적 방어선이 높아져 보수적인 운영전략이 앞서고 있다. 보수적인 운영전략은 시설투자에 대한 회의감에 빠지게 한다. 코로나19는 전통적인 PC방 수요 예측을 벗어나 가늠하기 어렵게 만들었고, 이는 투자 대비 수익률 계산을 불가능하게 했다.

결국 소극적인 투자로 경쟁에서 도태돼 자존심에 스크래치를 입느니 폐업을 통해 탈출로를 마련하겠다는 강박이 지배하게 된다. 업계 전문가들이 적게는 수백에서 수천만 원의 지출을 야기하는 일회용품 사용규제로 대량 폐업이 발생할 수 있다고 전망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그러나 폐업을 고민하는 PC방 업주들만큼 과감하게 투자를 준비 중인 업주들도 적지 않다. 주어진 환경 안에서 최상의 결과를 도출해 항상 최고 수준의 경쟁력을 유지하겠다는 PC방 업주들이 폐업을 고민하고 있는 업주들만큼이나 많다는 것이다.

이들은 이미 매우 치열한 상권에서 경쟁하고 있다. 또한 각자가 시대적 트렌드를 반영한 새로운 경쟁력 아이템을 찾고 있다. 앞으로 업계 트렌드를 주도할 것이라고 확신하는 아이템이 있다면 대대적인 리모델링이나 신규 창업을 통해서라도 반드시 도입해볼 정도로 과감하다.

현재 폐업을 고민하고 있는 PC방 업주와 과감한 투자로 경쟁력을 확보하려는 PC방 업주는 서로 다른 시대를 살아가는 것이 아니다. 똑같이 코로나19로 영업제한 조치를 받았고, 똑같이 매출이 하락했으며, 똑같이 구인난을 겪고 있고, 똑같이 재투자 여력도 부족하다.

그런데도 차이가 발생하는 이유는 마음가짐과 사업을 대하는 자세로밖에는 설명되지 않는다.

자영업·소상공인은 각자 모두가 CEO다. 모든 권한을 쥐고 있고, 최종 결정권자일 수밖에 없다. 그 결정 하나하나가 사업의 성패를 좌우하게 되며, 결정에 대한 책임도 온전히 홀로 감당해야 한다. 폐업=실패, 경쟁력=성공이란 등식도 하나하나의 결정들이 완성한 결과물이다.

이제라도 초심을 다잡고 사업을 성공시켜 보겠다는 각오가 섰다면 당장 할 수 있는 것부터 시작하면 된다. 장시간 근무로 발이 묶여 주요 상권의 상위 PC방들을 살펴보기 어렵다면 유튜브나 블로그라도 섭렵해야 한다. 높은 경쟁력으로 유명세를 타고 있는 PC방들은 이미 다 노출되어 있는 상태다.

또한 PC방 관련 산업에서도 시설 업그레이드 정보와 인테리어, 영업전략들을 다양한 채널을 통해 공개하고 있다. 홍보문구를 제외하고 꼭 필요한 트렌드 정보만을 섭렵한다면 요즘 유행하고 있는 아이템들을 어렵지 않게 파악할 수 있다. 재미 삼아 둘러보기만 해도 도움이 된다.

요즘의 PC방 산업 트렌드를 함축적으로 설명하는 키워드는 총 네 가지로 ‘무인, 팀룸, 로봇, 이스포츠’가 바로 그것이다. 실제로도 다양한 채널을 통해 공개된 신규 PC방은 노래방과 같이 팀룸을 주요 시설로 홍보하고 있고, 상당수가 일정 시간을 무인으로 운영 중이다.

여기에 더해 서빙로봇은 이를 한 번이라도 경험한 PC방 업주들이 일손을 덜어주는 탁월한 아이템이라고 평가하고 있고, 초기 비용도 부담이 적어 적극적으로 도입하고 있는 상황이며, 다양한 경로로 개최되고 있는 PC방 아마추어 이스포츠 대회를 유치해 활용하는 분위기도 높다.

영업상 궁금증이 발생하면 해결할 창구도 늘어났다. 방역규제가 해소된 이후 다시금 PC방 업주들의 지역모임이 활성화되고 있고, 전통적인 정보 창구인 PC방 커뮤니티 뿐 아니라 다양한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이 개설되어 실시간으로 많은 정보들이 공유되고 있는 상태다.

무언가 해보려는 의지만 있다면 방법은 너무나도 많다. 벤치마킹 대상을 발굴하거나 궁금증을 해소하기에 너무나 편한 세상이다. 그저 살펴보면서 적합한 아이템을 발굴하고 이를 적극적으로 도입하려는 생각만 있다면 도움을 자처할 동종업 종사자들이 부지기수다. 이 같은 방법을 동원해 서비스의 질을 향상시킴으로써 매출을 끌어올리는 너무나 단순한 원리다.

돈이 없다면 돈이 들어가지 않는 것부터 시작하면 된다. 너무 크고 거대하게 생각할 필요도 없다. 당장 할 수 있는 것부터 실행하면 된다.

“스스로 못할 것이라 생각하는 것은 자신을 속이는 가장 큰 거짓말임을 명심하라” - 존 데이비슨 록펠러(John Davison Rockefelle. 1839~1937)

저작권자 © 아이러브PC방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