月刊 아이러브 PC방 8월호(통권 381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지난 7월 15일 블리자드엔터테인먼트의 MMORPG ‘월드오브워크래프트(이하 WOW)’의 아홉 번째 확장팩 ‘용군단(Dragonflight)’의 알파테스트가 시작됐다. 시네마틱 트레일러가 공개됐을 때의 반응은 ‘시네마틱에 강한 블리자드답지 않다’는 혹평 일색이었고, 새로운 종족 드랙티르의 생김새도 환영받지 못하는 분위기였다.

대략 열흘에 걸쳐 알파테스트를 경험해본 소감은 ‘이번에는 기대가 된다’는 정도다. 인터페이스의 대대적인 변화와 더불어 와우저들이 갈망하던 가방 칸이 하나 더 배치됐고, 재료와 물약 등 각종 소비 아이템이 기존 20개에서 최대 1,000개까지 중첩돼 여유로워졌다. 7월 말 현재 많은 것이 공개되지는 않았지만, 수년간 발길을 끊었던 유저를 되돌아오게 만들 요소들이 곳곳에서 손짓하고 있다.

새로운 재료가방 칸과 아이템 중첩 증가 ‘감사합니다’
지난 2008년 두 번째 확장팩 ‘리치왕의 분노’가 시작되기 전 WOW를 시작한 기자는 이후 ‘군단’까지 나름 열심히 게임을 즐겨 왔다. 이후 게임 취향이 바뀌어 아제로스를 떠난 뒤, ‘용군단’의 출시 소식에 오랜만에 다시 배틀넷 계정에 접속했다.

알파테스트를 시작하자마자 가장 먼저 마음에 든 것은 기존에 5칸이었던 가방 칸이 하나 추가된 것이다. 일반 가방이 아니라 재료 가방을 수납할 수 있는 6번째 가방 칸은 늘 부족했기 때문에 와우저들이 가장 반기는 업데이트 중 하나일 것이다. 게다가 재료 및 소모 아이템의 중첩 개수가 기존 20개에서 최대 1,000개까지로 늘어난 것도 반갑다.

알파테스트 첫 지역인 하늘빛 평원의 모습.
알파테스트 첫 지역인 하늘빛 평원의 모습.
추가 가방 칸만큼 반가운 것이 없다.
추가 가방 칸만큼 반가운 것이 없다.

스토리텔링, 캐릭터 그래픽, 개선된 시스템은 ‘SO SO’
많은 와우저들이 우려하던 새 종족 드랙티르의 디자인은 처음 공개됐을 때 그대로 적용됐다.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호불호가 갈리고 있는데, WOW가 처음 공개됐을 때 호드의 오크 종족이 못생겼는데도 찬사를 받았던 특유의 강하고 거친 외모를 잘 표현했기 때문이었다. 드랙티르 종족은 이미 기존에 게임 속에서 등장했던 웅장한 용족에 비하면 왜소해 보일 정도로 강인함이 느껴지지 않는 점은 아쉽다.

UI를 사용자가 완전히 커스터마이징할 수 있게 된 부분도 새롭다. 기존에는 메인 1줄과 그 위에 가로로 2줄, 화면 우측 2열로 고정돼 있던 스킬창은 사용자가 원하는 위치와 형태로 수정할 수 있게 됐다. 마우스로 클릭하는 것이 유리한 아이템이나 스킬은 4×3, 2×6 형태로 시전 바 위쪽에 배치할 수 있고, 스킬창의 크기도 조절할 수 있게 됐다. 적어도 스킬창의 형태를 바꿔주는 애드온은 설치하지 않아도 될 듯하다.

이제 PC방에서 게임 세팅에만 10분씩 걸리던 시간이 줄어들 듯.
이제 PC방에서 게임 세팅에만 10분씩 걸리던 시간이 줄어들 듯.
드랙티르의 생김새에서 왜인지 불편한 골짜기가 느껴진다.
드랙티르의 생김새에서 왜인지 불편한 골짜기가 느껴진다.

전문기술의 고도화와 등급 구분은 ‘글쎄’
물론 반갑지 않은 부분도 있다. 알파테스트 2페이즈에서는 연금술, 대장기술, 요리 등 몇몇 전문기술이 공개됐는데, 용군단 전문기술은 이전 확장팩 ‘어둠땅’과 연계되지 않고 새로 100까지 숙련도를 올릴 수 있다. 테스트 서버에서는 모든 도안과 재료 등을 구입해 자유롭게 숙련도를 올리고 제작 아이템을 만들어볼 수 있었다.

이 부분은 상당히 호불호가 갈릴 듯하다. 기존에는 전문기술 숙련도가 하나로 통일돼 있고 확장팩 출시에 따라 최대치가 높아지는 형식으로 확장됐는데, 용군단에서는 일반 숙련도와 별개로 재료의 등급도 나눠지고 제작 아이템별 숙련도도 따로 지정된다. 체력 회복 물약의 경우 등급이 높을수록 치유량이 더 많아지고, 해당 물약의 숙련도 향상에 따라 제작 시 만들어지는 개수가 달라진다.

이는 전문기술 그 자체로 연금술, 대장, 가죽세공, 보석연마 등 다양한 기술에 더해 세부 숙련도까지 더해지고 재료마저 등급이 나뉘면서 부담이 가중되는 것으로밖에는 판단하기 어렵다. 연이은 확장팩의 출시에 따라 레벨과 숫자가 압축됐지만, 직업별 스킬트리와 별개로 전문기술이 이렇게 복잡해지는 것은 기존 유저의 복귀는 물론 새로운 유저의 유입에도 걸림돌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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