月刊 아이러브 PC방 6월호(통권 379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PC방의 모니터 해상도는 아직 FHD가 대세다. 고객 입장에서는 더 넓은 화면에서 더 많은 정보를 보고 싶지만, 단순히 크기의 문제가 아니라 PC 사양이 상당히 높아지는 문제를 해결하기는 쉽지 않다. FHD와 QHD의 해상도 차이는 약 1.7배인데, 이만한 성능 차이를 극복하기 위한 PC 업그레이드에는 그 차이 이상의 자본이 요구되기 때문이다.

FHD 해상도와 함께 PC방에서 많이 사용하는 모니터 주사율은 144Hz 이상이 된 지 오래다. 대부분 165Hz를 지원하고 180Hz, 240Hz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그렇다면 현재 시점에서 PC방 표준이라 할 수 있는 FHD-180Hz 모니터를 충분히 활용할 수 있는 그래픽카드의 마지노선은 어떤 모델일까? PC방 그래픽카드의 신구 대표 모델로 테스트를 해봤다.

고사양 게임을 위한 필요조건은 RTX2060
기자가 <배틀그라운드>를 즐기기 시작했던 2021년, 당시 자주 가던 지하철역 주변 상권에 있는 대부분의 PC방 사양은 엔비디아 지포스 GTX1060 3GB였다. 별도로 프리미엄 좌석을 운영하는 PC방은 많지 않았는데 일부 좌석에서 GTX1080을 사용하기도 했다. 2개월여 전에 새로 문을 연 PC방은 기본 RTX2060에 RTX3060, RTX3060Ti 등 고사양 제품들도 40여 좌석에 장착돼 있다.

PC방에서 사용하는 모니터 주사율이 144Hz 이상이 되면서 더 이상 GTX1060 3GB만으로는 PC방 인기 게임들을 제대로 구동하기 어려워졌다. 2016년 <오버워치>가 출시되면서 주사율이 중요해졌고, 2017년 <배틀그라운드>가 출시되면서 그래픽카드 사양이 중요해졌다. 손님들은 최저 옵션으로 엉성한 그래픽의 게임을 즐기는 것으로는 만족하지 못했고, 당시 GTX560도 간간이 보였던 PC방에서는 GTX900 시리즈 이상의 고사양 제품으로 교체하기 시작했다. 안타깝게도 AMD 라데온 그래픽카드는 기자의 활동 지역에서는 볼 수 없었다.

이제 PC방 모니터는 FHD 165Hz 이상이 표준으로 자리를 잡았고, 240Hz 주사율 모니터도 심심찮게 볼 수 있게 됐다. RTX40 시리즈나 AMD 라데온 RX7000 시리즈가 출시되고 이전 제품들의 가격이 하락하면 QHD 해상도도 좀 더 보급될 가능성이 있지만, 현재 시점에서의 PC방 모니터 표준은 FHD-180Hz 정도로 감안하면 되겠다.

기존 GTX10 시리즈 그래픽카드로 FHD 해상도는 커버할 수 있지만 165Hz 이상을 제대로 구현하기는 쉽지 않다. GTX1080이라면 가능하겠지만 지포스 X80 시리즈는 같은 라인업에서 상대적으로 고가에 판매되고, 차세대 제품이 출시돼도 가격 방어가 잘 되는 편이어서 PC방에서 도입하기는 쉽지 않다.

PC방 시스템 사양을 끌어올린 대표적인 게임들
PC방 시스템 사양을 끌어올린 대표적인 게임들

RTX2060이 마지노선인 성능우선적 이유
PC방의 보편적인 CPU 모델이 인텔 X400인 것처럼, 엔비디아 그래픽카드도 X60이 주력이다. PC방 인기 TOP10 게임을 적어도 최소 이상의 옵션으로 즐기기 위한 마지노선은 RTX2060, 좀 더 높은 옵션을 적용하기 위해서는 RTX3060이 필요하다. 각 제품의 5월 말 기준 최저가는 RTX2060 12GB 37만 원대, RTX3060 51만 원대다.

이번 테스트는 FHD 해상도와 180Hz 주사율을 구현하기 위한 PC방 PC 성능의 마지노선을 명확하게 확인하기 위해 기획했다. CPU를 비롯한 기타 하드웨어는 동일하게 세팅하고, 그래픽카드는 이엠텍 GTX1060 3GB와 조텍 RTX2060 12GB를 준비했다. RTX2060은 6GB 제품이 약 2만 원가량 저렴한데, 성능 차이를 감안하면 12GB 제품을 선택하는 것이 당연하다. 이후 두 테스트 PC의 호칭은 1060과 2060으로 통일한다.

테스트 PC 사양은 인텔 코어 12세대 i5-12400F 프로세서, DDR4 메모리 16GB(8×2), ASRock H610M-HDV/M.2 메인보드, WD Black SN770 1TB M.2 SSD, 마이크로닉스 캐슬론 M 750W 파워서플라이 등을 조합했다. 모니터는 큐닉스 ‘QX327F 180 HDR 강화유리’로 FHD 해상도와 180Hz 주사율을 지원한다.

역시 테스트는 케이스 없이 해야 제맛이다
역시 테스트는 케이스 없이 해야 제맛이다

3DMark 점수 차이는 ‘2배’
PC 종합 그래픽 성능을 측정하는 3DMark의 Fire Strike(DX11), Time Spy(DX12) 테스트를 진행했다. 먼저 Fire Strike 테스트에서 1060은 그래픽 스코어 1만1,960점, 종합 점수 1만885점을 기록했고, 2060은 그래픽 스코어 2만762점, 종합 점수 1만8,822점을 기록했다. 모니터링 상태를 보면 1060 시스템은 테스트 중 동작 클럭의 변동 폭이 좀 더 심하고, 2060 시스템은 고클럭을 안정적으로 유지한다.

Time Spy 테스트에서는 그래픽 스코어 3,785점, 종합 점수 4,153점, 2060은 그래픽 스코어 7,998점, 종합 점수 8,167점을 기록했다. 이 테스트 역시 1060은 동작 클럭이 1,000MHz 이하까지 심하게 변동하는데, 2060은 4,000MHz 선에서 변동 폭이 10% 정도로 안정적이다. 위의 그래프(위: 1060 / 아래: 2060)를 참조하면 그 차이를 알 수 있다.

3DMark - Fire Strike 테스트
3DMark - Fire Strike 테스트
3DMark - Time Spy 테스트
3DMark - Time Spy 테스트
GPU 클럭 변화 그래프. 위가 1060, 아래가 2060이다.
GPU 클럭 변화 그래프. 위가 1060, 아래가 2060이다.

게임 성능, 온라인보다 패키지 게임에서 성능 차이 두드러져
PC방 게임 순위 1위는 여지없이 <리그오브레전드>지만 게임 플레이가 성능에 많은 영향을 미치는 것은 <로스트아크>, <배틀그라운드>, <오버워치> 정도다. 이중 벤치마크 테스트는 변수를 통제할 수 있는 <로스트아크>와 <배틀그라운드>를 이용했고, 패키지 게임은 <쉐도우오브툼레이더>의 테스트 툴을 이용했다.

먼저 <배틀그라운드>는 보편적 옵션인 안티앨리어싱, 텍스처, 거리보기 ‘높음’, 나머지 항목 ‘매우 낮음’으로 설정하고, 일반적인 플레이를 펼친 뒤 다시보기를 통해 같은 구간을 FRAPS로 5분간 테스트했다. 그 결과 1060은 최소 79FPS, 최대 234FPS, 평균 121FPS를 기록했고 2060은 최소 157FPS, 최대 288FPS, 평균 229.3FPS를 기록했다. FPS 장르는 평균보다 최소 프레임이 좀 더 중요한데, 같은 테스트 구간에서 1060과 2060의 최저 프레임 수치 차이는 2배에 가까웠다.

그래픽 옵션을 한 단계씩 높여 테스트하니 1060은 최소 60FPS, 최대 133FPS, 평균 90.1FPS를 기록했고 2060은 최소 145FPS, 최대 279FPS, 평균 228.4FPS를 기록했다. 2060이 최저 프레임도 높고 최저-최고 대비 평균 프레임 수치도 높아 성능 유지가 더 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로스트아크>는 회상의 섬 컷신 재생을 애용해 ‘루테란 서부 - 영웅의 벽 - 실리안의 선언’을 이용했다. 그래픽 옵션은 ‘높음’과 ‘최소’로 측정했다. 1060은 높음 옵션에서 최소 70FPS, 최대 125FPS, 평균 100.4FPS를 기록했고 2060은 최소 109FPS, 최대 181FPS, 평균 143.5FPS를 기록했다. 최소 옵션의 결과는 1060의 경우 최소 119FPS, 최대 181FPS, 평균 164.3FPS, 2060은 최소 139FPS, 최대 182FPS, 평균 173.2FPS를 기록했다.

패키지 게임 <쉐도우오브툼레이더>에서는 두 그래픽카드의 성능 격차가 좀 더 명확했다. 그래픽 옵션은 ‘높음’과 ‘최소’로 테스트를 진행했고, 1060은 높음 옵션 평균 87FPS, 최소 옵션 평균 46FPS를 기록했다. 이는 60Hz 모니터라면 큰 문제 없이 게임을 즐길 수 있지만 고주사율 모니터에서는 옵션을 중간 이상으로 높이기 어렵다는 것을 의미한다.

2060은 높음 옵션에서 평균 118FPS, 최소 옵션 평균 171FPS를 기록했다. 특히 그래픽 옵션이 높은 상태에서의 렌더링 프레임은 1060이 7,293프레임, 2060이 1만8,559프레임으로 2배 이상의 차이를 보였다. 최소 옵션에서도 1060 1만3,670프레임, 2060 2만6,815프레임으로 2배가량 격차가 나타났다. 이는 네트워크 성능보다 PC 시스템 자체 성능이 중요한 상황에서 더 빛을 발한다는 의미다.

‘집보다 나은’ 최소한의 수준 유지해야
사람들이 PC방을 찾는 이유 중 하나는 소위 ‘집컴보다 나은 PC방컴’이다. 최근 2년 동안은 코로나19 사태에 반도체 부족 현상이 더해져 그래픽카드 가격이 말도 안 되게 높았는데, 다행히 엔비디아와 AMD가 차기작을 내놓기 전에 현세대 제품 가격은 안정을 되찾아가고 있다.

이 시점에서 아직 GTX 시리즈를 사용하고 있다면 집에서 게임을 즐기는 것 이상의 만족을 제공하기는 어렵다. <오버워치> 프로게이머들은 수려한 그래픽보다 빠른 반응이 훨씬 중요하기 때문에 그래픽 옵션을 최저로 낮추고 플레이하지만, PC방에서 게임을 즐기고 싶은 사람들은 집보다는 더 나은 그래픽을 즐기고 싶어 한다. 신제품이 나오기 전이라 해도 세대교체가 칼같이 이뤄지는 것은 아닌 만큼, 현재 시점에서의 그래픽카드는 가능하면 RTX30 시리즈, 최소한 RTX20 시리즈로 구축하는 것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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