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102, 2000년대 G1 이어 수 년째 군림 중
옵티컬, 레이저 등 경쟁자 있어야 시장 발전 가능

전국 어느 PC방을 가도 10곳 중 5곳 이상은 로지텍 G102 마우스를 사용하고 있다. 고사양을 지향하는 프리미엄 좌석의 경우 2개의 마우스를 연결해 놓는데, 역시 둘 중 하나는 G102다. 그만큼 PC방에서 G102 마우스가 가지는 위상은 대단하다. 하지만 경쟁자가 없으니 잦은 고장이나 더블클릭 현상에도 대체재가 마땅치 않다.

2016년 11월 출시된 로지텍 G102 마우스는 옵티컬 센서를 사용한 보급형 제품이다. 이전에는 동사의 G1 마우스가 기본이었다면, G102도 출시 후 얼마 되지 않아 PC방의 대세가 됐다. 여러 PC방을 돌아다녀도 같은 마우스를 사용하니 세팅이 편해졌을 정도로 PC방에 공급됐다.

반면 G102에 따라붙는 수식어가 칭찬만 있는 것은 아니다. 고질적인 더블클릭 문제는 2세대 제품이 나왔지만 아직도 종종 보고될 만큼 해결되지 않았는데, 제품 가격이 2만 원대 초반으로 저렴하다는 강점에 묻히고 있다. 가격비교사이트의 게이밍 마우스 항목에서는 G102 2세대 LIGHTSYNC 제품이 1위를 차지하고 있고, 상위 10개 중 5개가 로지텍 제품이다.

하나의 제품이 시장을 지배하는 것은 소비자 입장에서 그리 좋은 현상은 아니다. 동급의 경쟁 제품이 있어야 사용 경험 개선 등 여러 장점들이 소비자에게 혜택으로 돌아가는데, 독점 수준으로 시장을 지배하고 있으면 개선의 여지가 묻히면서 새로운 대세가 등장하기 어렵게 된다.

G102 마우스는 로지텍이 자체 개발한 머큐리 센서와 옴론 차이나 스위치가 적용됐다. 감도는 8,000DPI까지 지원하고 폴링레이트는 최대 1,000Hz다. 크기는 116.6×62.1×38.2mm, 무게는 85g이다. 이와 비슷한 크기를 가진 마우스는 로캣 KONE PURE 시리즈, 무게가 비슷한 마우스는 맥스틸 TRON G10 PRO, 레이저 데스애더 V2 등이 있다.

문제는 가격이다. 고질병을 감안하더라도 이만한 성능의 마우스와 경쟁할 만한 제품들은 대부분 가격대가 2만 원대 이상이다. PC방에서 대량구매를 한다면 개당 구입가격은 1만 원대까지 낮아진다. 비슷한 가격대의 마우스는 많지만 비슷한 성능에 2만 원대에 구입할 수 있는 마우스는 CJ ENM ENTUS M60 GENESIS RGB, 스틸시리즈 RIVAL 3 정도가 전부다.

결국 G102가 PC방의 기본 마우스로 자리를 잡은 것은 고장으로 인한 교체 수요를 감안해도 높지 않은 가격, 그리고 가격대비 성능 2가지다. PC방을 향해 다양성을 외치기에는 로지텍 G102의 입지가 무척 단단하다. G102보다 더 좋은 스위치, 더 좋은 센서를 적용한 마우스는 많지만, PC방에서 요구하는 성능 대비 가격대가 높으면 소용이 없다.

마우스 제조사들은 가격과 성능 둘 중 한 가지에 치중하기보다는, 성능을 다소 낮추더라도 ‘고장=교체’가 가능한 수준의 가격대 제품으로 PC방 시장을 공략할 필요가 있다. 프로게이머들도 3200DPI 이상은 잘 사용하지 않으니, 센서 범위를 제한하는 대신 스위치 내구성을 올리거나 같은 성능에 가격을 낮춰 공급하는 등의 전략이 필요하다.

고가, 고성능 마우스도 좋지만 시장을 지배하는 것은 역시 가성비 제품이다
저작권자 © 아이러브PC방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