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지텍 G102 비롯 대부분 마우스 DPI 최대 8,000 이상
가장 많은 사용 비중은 800~1,600 사이… 속도 제어 큰 차이 없어

PC방을 방문한 게이머가 로그인 후 가장 먼저 하는 것은 대부분 마우스 설정이다. 시기에 따라 조금씩 유행하는 세팅이 다르지만, 지금은 윈도우 마우스 설정에서 포인터 정확도 향상을 끄고 가속을 사용하지 않는 것이 추세다. 다만 마우스 속도는 사람마다 선호하는 값이 조금씩 다른데, 대부분의 마우스가 지원하는 6,000 이상의 고속 설정을 사용하는 사람이 거의 없다.

PC방 마우스의 베스트셀러 로지텍 G102는 마우스 감도를 최대 8,000DPI까지 지원한다. DPI는 프린터에서 사용하는 용어로, 1인치 당 몇 개의 도트를 표시하는지를 나타낸다. 같은 의미로 1인치 당 움직이는 픽셀을 표시하는 단위로 CPI를 사용하기도 한다.

G102는 상단의 DPI 변경 버튼으로 4가지 프로필을 저장할 수 있는데, 최초 설정은 400, 800, 1,600, 3,200으로 저장돼 있다. 소프트웨어를 통해 저장된 값을 바꿀 수 있는데, 많은 게이머들은 설정을 바꾸는 대신 800이나 1,600DPI를 선택한 뒤 윈도우 마우스 설정의 포인터 옵션에서 속도를 바꾸는 것으로 자신에게 맞는 속도를 찾는다.

마우스 성능의 절반은 센서가 차지한다.

포인터 옵션에서의 속도는 수치의 절대값이 아니라 상대적인 감도의 배수를 바꾸는 것으로, 가급적이면 이 옵션은 중앙 값으로 고정하고 마우스 소프트웨어에서 DPI 숫자를 조정해 자신에게 맞는 수치를 찾는 것이 좀 더 정확하다. 마우스마다 미세한 차이는 있지만, 다른 세팅을 동일하게 한 상태에서 자신의 DPI 값을 알면 어떤 마우스라 해도 원하는 속도를 금방 맞출 수 있다.

게임을 즐길 때는 3,000~4,000DPI 이상의 고감도를 쓸 일이 많지 않다. 사람마다 다르긴 하지만 3,000DPI 상태에서는 QHD 모니터에서 커서가 가로 전체를 움직이는 거리가 2.5cm정도로 짧다. QHD 모니터의 가로 픽셀 수는 2,560으로, 말 그대로 마우스를 1인치만 움직여도 가로 전체를 이동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정밀한 움직임이 중요한 게임 플레이에서는 다다익선이 답이 아니다. 커서가 빠를수록 커서 제어는 어려워지고 정확한 포인팅도 힘들다. <배틀그라운드> 프로게이머들도 대부분 800~1,200DPI 정도의 세팅을 사용하고, 아무리 빨라도 1,600DPI를 넘는 경우는 드물다. 특히 FPS 장르는 마우스 커서가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화면 전체가 마우스 속도에 맞춰 움직이기 때문에, 오히려 속도보다 정확도가 더 중요하다.

결국 마우스에서 중요한 것은 높은 DPI가 아니라 센서의 정확도다. DPI가 높은 센서라 해서 커서의 정확도도 높은 것은 아니다. 비슷한 사양의 수많은 제품들이 있지만 로지텍 G102 마우스가 PC방을 평정한 것은, G102가 특출나게 뛰어나서라기보다는 보편적인 정확도와 제품 가격에 따른 메리트가 가장 클 것이다. 프로와 일반 게이머들에게 높은 정확도와 품질로 인정받는 제품이라 해도, 가격대가 높으면 PC방에 도입하기 어렵다. 같은 센서, 같은 DPI, 같은 품질을 가진 제품들이 많아도 G102가 오랫동안 왕좌를 차지하고 있는 이유다.

레이저 바실리스크 V3 마우스는 26,000DPI까지 지원하지만, 최고의 제품이라 단언할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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