月刊 아이러브 PC방 3월호(통권 400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PC방 주방에서 내놓는 음식 메뉴는 그 넓이와 깊이를 계속 더해가는 가운데, PC방 주방이 그 역량을 더해가면 더해갈수록 화재 사건도 빈번해지고 있다. 특히 기름을 사용하는 요리가 빠르게 늘어나면서 잦은 화재의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이에 PC방 주방 화재의 사례와 예방 및 대처 방법에 대해 살펴봤다.

기름 쓰는 튀김기에 불나면 끄기 어려워
지난달 16일 안양시 동안구 소재의 한 PC방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재산 피해는 피할 수 없었다.

안양소방서는 오전 3시경 신고를 받고 PC방으로 출동했다. 대원들의 눈에 들어온 광경은 PC방 주방에 설치된 튀김기와 가득한 식용유에서 타오르는 불길이었다. 신속하고 정확한 대처로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으며 대형 화재로 번지는 것도 막을 수 있었다.

식용유로 인한 화재 발생 시 물을 뿌리면 가열된 기름에 의해 기화되면서 유증기와 섞이게 된다. 물을 끼얹는 것이 상식선에서 올바른 행동일 수 있지만, 기름에 불이 붙었다면 오히려 불길을 사납게 만들고 화재가 커질 가능성이 있다.

소방당국에 따르면, 물을 뿌리면 안 된다는 사실을 평소 숙지하고 있더라도 갑작스럽게 불길이 치솟으면 당황스럽고 급한 마음에 물을 사용하는 경우가 빈번하다. 안양소방서 측은 “기름 화재는 진압하기 어렵기 때문에 대처 방법을 사전에 알고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따라서 주방에는 눈에 잘 띄는 곳에 K급 소화기를 비치하는 것이 중요하다. K급 소화기는 유막을 형성해 기름 온도를 빠르게 내리고 산소 접촉을 차단해 화재를 효과적으로 진압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기름때, 청소 대상 아니라 화재 원인
PC방 주방의 필수 환기 시설인 후드·덕트도 발화의 원인으로 지목된다. 조리 과정에서 발생한 불티가 후드·덕트·벽체에 달라붙은 기름때에 착화되면서 불이 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고창소방서는 지난달 19일 음식점 주방의 후드·덕트에서 발생할 수 있는 화재 위험성에 대한 각별한 주의를 당부하기도 했다. 특히 음식점 화재의 원인으로 부주의나 전기적 요인도 있지만 기름때가 낀 후드·덕트·벽체에 착화된다고 강조했다.

휴게음식점 배기장치에서 발생한 화재의 특징은 불꽃을 외부에서 식별할 수 없다는 점으로, 초기 진화가 생명인 화재사건에서 치명적인 부분이다. 더욱이 덕트에 쌓인 기름때를 통해 불길이 급속도로 번지는 점도 진화를 어렵게 하는 요인이다. 최악의 경우 건물 전체로 화재가 번질 수 있다.

휴게음식점 화재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배기 덕트 설치 시 0.5mm 이상 강판 또는 내식성 불연재료 사용, 기름을 제거할 수 있는 필터 설치, 정기적으로 주방 후드·배기 덕트 기름 찌꺼기 청소, 열이 발생하는 조리기구는 반자 또는 선반으로부터 0.6m 이상 거리를 둬야 한다.

고창소방서 측은 “소상공인들의 생계가 화재로 피해를 보는 일이 있어서 안타깝다. 평소 후드·덕트 청소 등 주기적인 관리와 안전수칙을 지켜 화재 예방에 주의를 당부드린다”라고 전했다.

기름 화재는 K급 소화기가 최선
기름 화재는 일반적으로 발화점 이상으로 가열된 상태의 기름에서 발생한다. 발화점이 끓는점보다 낮은 기름의 특성은 재발화할 가능성이 농후하다는 의미다. 일반적인 소화기로 화염을 제거해도 금세 불길이 살아날 수 있다.

K급 소화기는 유막을 만들어 화염을 차단하고 온도 자체를 낮추는 것이 특징이다. 전문가들이 주방의 기름 화재에 대비하려면 K급 소화기가 최선이라고 강조하는 이유이며, 현행법으로 음식점과 다중이용업소에 1대 이상 의무적으로 비치하도록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불가피하게 K급 소화기를 사용할 수 없다면 물기를 짜낸 젖은 행주나 수건으로 불꽃을 덮어 확산을 막을 수 있다. 유막을 형성해 산소 공급을 차단하는 K급 소화기의 원리를 급한 대로 흉내 낸 방법이다. 이마저도 여의찮다면 배추나 상추 등 채소들로 불길을 덮는 것도 효과적인 비상 대처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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