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전과 비교하면 수능 이후 PC 가동률은 반토막
PC방 업종 침해하는 불법 및 변종들만 야간에도 불야성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지난 11월 16일 마무리됐지만 어째 PC방 PC 가동률은 등폭이 미비하다. 심지어 수능을 하루 앞뒀던 15일자 PC 가동률은 21%를 넘겼지만 일주일이 지난 22일에는 19%대에 머물렀다.

PC방 전문 리서치 게임트릭스에 따르면 수능 당일을 기준으로 전후 일주일 평균 PC 가동률은 격차가 1%p 미만에 불과하다. 지난 10일부터 16일까지의 평균 가동률은 18.50%, 17일부터 23일까지의 평균 가동률은 19.03%로 집계됐다. 수능 전후 일주일의 차이는 약 0.5%p에 불과하다.

수능시험을 마친 고3 학생들은 PC방으로 몰린다는 세간의 통념은 전혀 사실이 아니었다. 과거에는 고3 학생들이 홀가분한 마음으로 PC방을 향했다. 실제로 10년 전이었던 2015학년도 수능 당일(2014년 11월 13일) 가동률은 28%였고, 주말 가동률(15~16일)은 38.19%에 달했다.

하지만 올해는 수능 이후 고3 학생이 끌어올렸던 PC 가동률 등폭이 작아도 너무 작다. 적어도 게임트릭스 통계에 따르면 수능 이후 PC방 고3 특수는 옛말인 셈이다.

반대로 게임텔은 수능 이후 고3 특수를 누리고 있다. 게임텔은 코로나 시기에 PC방이 집합금지 조치를 받은 상황을 노려 부상한 불법 업소로, 인터넷컴퓨터게임시설제공업(통칭 PC)이 아니지만 불법적으로 다수의 PC를 비치해 PC방처럼 영업하고 있다.

엔데믹 이후에도 이들을 향한 법의 철퇴는 제대로 내려지지 않았고, 인터넷 검색창에 ‘게임텔’이라고 검색어를 입력하면 헤아리기 어려울 정도로 많은 업소들을 확인할 수 있다. 이들은 ‘최신 게이밍 PC방 시설’, ‘객실 내 조리시설 완비’, ‘인기 게임 설치 완료’ 등을 버젓이 홍보하고 있다.

이에 PC방 협단체들은 정부에 이런 실태를 적극 알리며 제재를 요구하는 동시에 숙박업계와 연계해 불법 업소들에 대한 자정을 도모하고 있다. 지난 8월에도 두 업종을 대표하는 협단체 지도부가 만나 해당 문제를 논의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게임텔 뿐만 아니라 파티룸도 PC방 업종을 침탈하는 문제의 업종으로 떠오르고 있다. 파티룸은 단체 손님들을 겨냥한 단독 공간을 대여하는 업소로, 이들도 다수의 PC를 불법적으로 갖춰 놓고 ‘10시간당 20만 원’, ‘외부음식 반입 가능’ 등을 PC방과 차별화된 요소로 내세우고 있다.

파티룸은 정부의 무관심 속에 미성년자 음주 및 혼숙의 온상으로 떠올라 사회적 문제가 된지 오래다. 더욱이 수능을 일종의 대목으로 판단하고 수험생들을 노린 ‘밤샘 상품’까지 내놓으며 장사에 열을 올리고 있다.

게임텔과 마찬가지로 파티룸 역시 단속은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 파티룸은 공간임대업으로, 게임텔처럼 숙박업소도 아니고, PC방처럼 인터넷컴퓨터게임시설제공업소도 아니다. 미성년자들의 오후 10시 이후 출입에 대한 규정조차 마련되어 있지 않다. 청소년보호법은 청소년 혼숙을 위법으로 규정하고 있지만 이런 파티룸에 대한 관련 단속이 전무해 사실상 사각지대라는 것이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PC방 업계에서는 이런 게임텔과 파티룸을 PC방 업종을 침탈하는 변종 불법 업소라 규정하고 당국에 단속과 점검을 요청하고 있지만, 정부의 미온적인 태도에 단속 및 점검에 나서야 할 지자체와 경찰은 해당 업소들의 실태를 제대로 파악조차 하지 못하고 있다.

한국인터넷PC카페협동조합 관계자는 “관리프로그램이 오후 10시가 되면 일괄적으로 미성년자를 걸러내는 PC방을 상대로 1년 내내 점검과 단속을 진행할 것이 아니라 불법 변종 업소들에 행정력을 집중해야 할 것”이라며 “PC방 업종을 침해하는 불법 업소들의 심각성을 정부와 지자체 그리고 경찰은 인지하지 못하고 있어 답답하다. 내년에는 더욱 단호하게 대처해나갈 계획이다”라고 전했다.

지난 8월 열린 두 업종의 간담회에서는 게임텔에 대한 양쪽의 온도차가 두드러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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