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용하지도 않은 ‘WOW’ 유료게임 시간 차감돼 금전적 피해 발생
요금결제 주기가 평소보다 빠르다면 IP 유출 의심해 봐야

최근 블리자드의 MMORPG ‘월드오브워크래프트(이하 WOW)’의 비정상적인 PC방 사용이 감지되고 있어 업주들의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평소 블리자드의 유료게임 요금결제 주기보다 이른 시기에 결제가 이뤄지고 있다면 확인해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PC방 업주들 사이에서는 최근 블리자드 요금결제가 이슈가 되고 있다. 경기도 수원에서 PC방을 운영 중인 A업주는 “평소 블리자드에 결제하는 주기보다 이른 시기에 요금결제가 이뤄져 이상한 생각에 점검해봤더니, 손님이 이용하지도 않은 ‘WOW’가 사용된 것으로 나타났다”며 “PC 관리업체에 문의해보니 매장 IP가 유출돼 악용된 것 같다고 안내받았다”고 말했다.

PC방 클라이언트 PC의 IP는 고정 IP로, 각 매장은 온라인 게임사와 가맹 계약을 맺을 시 매장의 IP를 게임사에 등록하고 있다. 이에 따라 PC방에서 손님이 온라인게임을 이용하면 게임사가 이를 파악해 사전에 결제한 유료게임 시간을 차감한다.

A업주의 경우 ‘WOW’가 매장에서 실행되고 있지 않은 상황에서도 유료게임 시간이 차감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관리업체의 설명에 따르면 PC방 IP를 유출한 곳에서 VPN 등 IP 우회·변형 프로그램을 활용해 PC방 IP를 이용해 게임을 무단으로 사용한 것으로 추측된다. PC방 혜택을 비정상적으로 제공하는 지피방의 소행일 가능성도 충분하다.

A업주는 임시방편으로 ‘WOW’ 가맹을 중단했지만, 사용하지도 않은 게임시간 차감은 계속해서 이뤄졌다. 이에 대해 블리자드 고객지원팀은 “IP 변경 등 양수도의 조치가 이뤄지더라도 게임에 접속해 있는 손님의 플레이에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과금을 즉시 중단하지는 않는다”며 “이런 이유로 PC방 혜택 제공 목록에서 ‘WOW’를 제거하더라도 일부 계정의 접속이 유지되고 있었던 것으로, 시스템 오류는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예상치 못한 IP 유출로 입은 피해는 고스란히 업주가 짊어져야 할 판이다. 블리자드 고객지원팀은 “할당 받은 IP에서 이뤄진 게임시간 차감은 정상 사용으로 확인돼 환불 등 보상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이번 사태에 대해 블리자드 관계자는 “보다 정확한 답변을 위해 상황을 면밀하게 파악 중에 있다”고 말했다.

한편, PC방에서 ‘WOW’의 비정상적인 사용 피해는 A업주 외에도 수많은 PC방이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PC방을 대상으로 한 디도스(DDOS) 공격이 최근까지도 이어지고 있는 점을 보면, PC방 IP 유출은 전국 PC방에서 광범위하게 진행된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비정상적인 유료게임 사용시간 차감 등의 피해가 상당한 규모일 것으로 우려되는 상황이다.

한 PC방 업계 관계자는 “평소보다 요금결제 주기가 빨라졌다면 IP 유출 피해 발생 여부를 꼭 확인해야 한다”며 “매장에서 사용 중인 실제 IP 외에도 예비 IP에서 이러한 피해가 발생하면 사태파악이 더 어려울 수 있으니 이런 부분도 체크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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