月刊 아이러브 PC방 8월호(통권 393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현재 PC방을 점령하고 있는 게임들은 대부분 5년 이상 서비스된 구작들이다. 출시 10년이 지난 게임들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는데, 그동안 걸출한 신작 온라인게임이 많지 않았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이는 산전수전 다 겪은 게임만이 PC방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지난 20세기에 출시한 ‘스타크래프트’가 여전히 현역인 상황에서 특정 게임을 ‘장수 게임’이라 부르는 것은 여간 조심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이런 가운데 출시 19주년을 막 넘긴 ‘마비노기’가 최근 급격한 순위 상승을 이루면서 다시금 주목받고 있다.

너무나 오랜만인 PC방 20위, 조금 낯선데…
‘마비노기’는 지난 6월 17일 일산 킨텍스에서 19주년 오프라인 행사를 개최했다. 5주년, 10주년 등 기념비적인 행사가 아니었기 때문에 으레 치러지는 행사로 예상됐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게임을 완전히 뒤집을 만큼 굵직한 내용들로 가득 차 있었다.

이날 발표된 내용 중 세간의 이목을 휩쓴 내용은 단연 게임 엔진 교체였다. 출시 후 19년을 이어오던 ‘마비노기’가 언리얼 엔진으로 게임 엔진을 전격 교체한다고 밝힌 것이다. 기존 플레이오네 엔진에서 언리얼 엔진으로의 교체 작업은 발표 즉시 돌입됐다.

게임 엔진 교체는 게임을 다시 만드는 것이 오히려 낫다는 우스갯소리가 나올 정도로 결코 쉬운 작업이 아니다. 작업이 작업이니만큼 1~2년 내에 적용될 지도 미지수다. 하지만 ‘서든어택2’, ‘메이플스토리2’, ‘카트라이더: 드리프트’와 같이 기존 게임을 대체하기 위한 후속작을 출시했다가 여러 번 실패한 넥슨이 엔진 교체라는 어려운 결정을 내린 것에 유저들은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이날을 기점으로 ‘마비노기’의 PC방 점유율이 급격한 상승세를 보였다. 평소 50위권 밖에 머물던 ‘마비노기’의 PC방 순위가 슬금슬금 올라오기 시작하더니 7월 들어 30위권 안으로 진입, PC방 여름 성수기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던 7월 15일에는 20위까지 올라섰다. 15년 넘게 닿지 못했던 20위권 재진입을 달성하는 순간이었다.

추억 속으로 서서히 잊혀가던 게임이 대격변을 앞두고 있다는 소식에 기존 유저들이 하나둘씩 PC방으로 모여들면서, ‘마비노기’는 또 하나의 역주행 신화를 쓰면서 제2의 전성기를 예고하고 있다.

19년 만에 '마비노기'의 게임 엔진이 교체된다.
19년 만에 '마비노기'의 게임 엔진이 교체된다.

낭만을 드릴 테니 유저를 다오
게임 엔진 교체라는 미래 비전으로 이목을 끈 ‘마비노기’, 이후 이어진 여름 1차 업데이트는 ‘낭만’이라는 단어에 초점을 맞췄다. ‘마비노기’가 자랑하는 생활 콘텐츠인 ‘아르바이트’에서 경험치 및 보상 체계를 대대적으로 개편한 것이다.

아르바이트 콘텐츠의 전격 개편과 함께 한결 쾌적해진 성장 동선, 그리고 새롭게 추가된 성장 가이드는 신규 및 복귀 유저 유입을 이끌었다. 무엇보다 캐릭터 성장의 한계로 아르바이트 콘텐츠의 존재 가치가 유명무실한 상황에서, 생활 콘텐츠를 성장 방향으로 선택할 수 있게 바꾼 것은 ‘낭만’을 쫓는 유저들에게 큰 호응을 얻었다.

깜짝 20위를 달성케 한 7월 업데이트에 이어 8월에는 신규 ‘아르카나’ 업데이트가 상승세에 힘을 보탤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여름 도입된 바 있는 아르카나는 두 가지 재능을 결합한 형태의 캐릭터 성장 콘텐츠다.

이번에 선보이게 될 아르카나는 ‘알케믹 스팅어’와 ‘다크 메이지’ 2종이다. 알케믹 스팅어는 궁술과 연금술 재능을 조합한 원거리 딜러이며, 다크메이지는 마법과 체인 슬래시 재능을 조합한 흑마도사다. 삼용사로부터 비롯된 △근접 △원거리 △마법 등 3가지 재능이 모두 ‘아르카나’로 완성되는 것이다.

이렇듯 최근 ‘마비노기’는 전 서버 및 채널이 ‘혼잡’ 상태를 유지할 정도로 후끈 달아오른 상태다. 넥슨은 긴급히 서버를 추가하면서 ‘마비노기’의 부흥을 다시금 꾀하고 있다. 지난달 달성한 20위를 넘어 이달에는 ‘마비노기’가 비로소 PC방 주류 게임으로 다시 발돋움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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