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방 먹거리를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G유통사의 A대표는 올해 코로나19 때문에 극단적인 생각까지 했다.

코로나19가 PC방 업계를 쑥대밭으로 만들었다는 것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지만 이 ‘PC방 업계’가 비단 PC방만에 국한되지는 않는다. 게임사와 PC 납품업체들처럼 PC방과 공생관계를 구축해 사업을 펼치는 다양한 업체들이 있다. 먹거리를 공급하는 G사 역시 이중 하나다.

경기 북서부를 거점으로 12명의 직원들과 함께 월매출 6억 원을 올리던 G사는 매출이 반토막나는 것은 물론, 눈물을 훔치며 7명을 감원했다. ‘한두 달 이러다 말겠지…’ 했던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회사의 상황은 벼랑 끝까지 몰렸다.

특히 지난 8월부터 약 한달 간 지속된 PC방 영업중단 기간은 지금도 아찔한 기억으로 남아있다. 단순히 매출이 줄거나 거래가 끊기는 것이 아니라 업무 자체가 불가능했다. 폐업 생각이 간절했지만 이 선택도 녹록치 않았다. 냉장고 등 먹거리 관련 각종 설비 회수도 안 되는 상황도 상황이지만 PC방 업주들 및 직원들과 구축한 신뢰가 한순간에 물거품처럼 사라질 수도 있었다.

A대표는 “지금도 사업을 접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지만 폐업도 쉽지가 않다. 코로나는 폐업으로 도망칠 수 있을 정도의 만만한 적이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가만히 앉아만 있어도 각종 명목으로 계좌에서 돈이 줄줄 빠져나갔다. 심지어 영업중단 시행 직전에 매입한 물건들은 모조리 폐기처분했다. PC방 먹거리 수준이 크게 높아져 신선식품의 비중이 커졌고, 덕분에 보관할 수 있는 기간이 짧아져 어쩔 수 없었다.

PC방에 깔린 미수금은 회수가 지연되고, 일부는 폐업으로 인해 회수가 불가능해졌다. 납품 및 제조업체는 일부 폐업을 하고 일부는 인력을 줄여 생산량이 줄었다. 당연히 단가는 높아졌다. 설상가상 PC방 등 소매점의 판매 감소로 주문이 줄어 유통 규모마저 예년만 못한 상황이다. 말 그대로 사면초가다.

어쩌면 이들은 코로나 때문에 PC방보다 더 큰 타격을 받고 있지만 세간에 알려진 바는 전혀 없다. 또한 새희망자금 등 정부의 사회안전망에서 완전히 벗어나 사각지대에 놓여있는 처지다.

A대표는 “애초에 정부의 지원 정책에서 안중에도 없는 우리지만 지원해준다고 해도 실효성은 없을 것이다. 지원 액수 자체가 터무니없는 수준”이라며 “지금 상태가 반년만 더 지속되면 회사가 문을 닫는 것이 이상할 게 없다”라고 하소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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