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방에서 게임하는 이유는 ‘친구와 어울리기 위해’
코로나 바이러스가 청소년들의 또래문화 형성까지 막아

올해 겨울 성수기는 유독 저조한 PC 가동률로 인해 PC방 업주들의 시름이 날로 깊어지고 있다. 완전한 엔데믹 이후 처음 맞이하는 겨울 성수기에 당초 PC방 업주들은 가파른 회복세를 기대했지만 PC방을 찾는 발길이 잦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PC방 전문 리서치 게임트릭스에 따르면 지난 1월 PC 가동률은 20.4%를 기록했다. 이는 코로나가 창궐하기 이전인 2019년 26.11%와 비교하면 78.13%에 불과한 수치다. 코로나 기간을 거치면서 PC방은 겨울철 손님의 약 21.9%를 잃은 셈이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매년 발간하는 ‘게임 이용자 실태조사’ 보고서에서도 이런 흐름이 뚜렷하게 감지된다. 주 1회 이상 PC방 이용 여부를 조사한 결과는 충격적이다. 코로나가 창궐하기 전인 2019년에는 29.8%에 달했던 응답이 2020년 21.9%, 2021년 10.8%, 2022년 9.0%, 2023년 8.1%로 주저앉았다. 코로나 시기를 거치는 4년 동안 PC방 이용자가 1/4토막으로 쪼그라든 것이다.

PC방 주 이용층인 1020에서도 10대 청소년들의 이용률 감소가 특히 두드러진다. 2019년까지만 해도 PC방을 이용한다는 10대 청소년의 응답은 42.2%를 기록했지만 2020년 19.4%, 2021년 12.4%, 2022년 9.0%까지 내려앉았다. 다행히 2023년에는 11.2%로 다시 반등했지만 코로나 이전과 비교할 수 없는 수준이다.

2019년 게임 이용자 실태조사
2019년 게임 이용자 실태조사
2023년 게임 이용자 실태조사
2023년 게임 이용자 실태조사

그러나 PC방에서 게임을 하는 이유에는 변화가 없었다. 매년 설문조사에서 ‘친구/동료와 어울리기 위해’라고 답하는 비율이 50%를 넘기며 1위로 나타났다. 이는 2023년 설문조사 결과에서도 변동이 없었다.

전문가들은 코로나가 야기한 사회적 거리두기 및 온라인 수업으로 인해 청소년들이 또래문화를 형성할 기회가 사라졌기 때문이라고 풀이하고 있다. 10대 청소년들이 친구들과 향유하는 문화와 시간이 사라지면서 그 공간적 배경이었던 PC방이 직접적인 영향을 받고 있는 셈이다.

PC방 업계는 코로나 종식과 동시에 PC 가동률이 회복되기를 바랐지만 이는 희망사항에 불과했다는 지적이다. PC방이 다시금 10대 청소년을 대표하는 문화공간으로 그 위상을 되찾기 위해서는 정상적인 학교 생활을 통한 또래집단 형성이 급선무라는 진단이다.

한편, ‘PC방에서 게임을 하는 이유’ 항목에서 ‘PC사양(성능)이 좋아서’라는 답변은 2019년 49.8%로 2위로 집계됐지만 2023년에는 40.3%로 3위에 그쳤고, ‘시간을 때우기 위해(여가 시간을 보내기 위해)’ 답변은 2019년 32.2%(3위)에서 2023년 56.7%(2위)로 증가했다.

또한 ‘PC방 프리미엄 혜택이 있어서’ 답변은 2019년 23.7%에서 2023년 12.9%로 급락한 반면, ‘PC방 부대시설 및 서비스(ex. 식사 주문, 흡연실 이용)’은 11.9%를 차지하며 새롭게 이름을 올렸다.

2019년 게임 이용자 실태조사
2019년 게임 이용자 실태조사
2023년 게임 이용자 실태조사
2023년 게임 이용자 실태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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