月刊 아이러브 PC방 6월호(통권 391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20년 넘게 했으니 이제 익숙해질 만도 한데, 아직도 마감 때만 되면 세상 온갖 스트레스를 혼자 받는 것마냥 날이 바짝 서서 기자들에게 히스테리를 부리곤 합니다. 물론 금세 미안한 마음이 들어 우스갯소리로 넘겨보려 하지만 이미 늦었습니다. ‘저 밴댕이 소갈딱지 벌써 삐졌네’

해마다 한 번은 겪어야 하는 창간 특집호 마감. 아무래도 평소와는 다른 특집 기사들도 준비해야 하고 신경 쓸 일이 많은 터라 이번에도 역시 마감하는데 꽤나 많은 담배가 필요했습니다. 하지만 막상 끝내고 보니 지난 24년간 무수히 지나간 에피소드들을 떠올리며 잠시 추억에 잠기기도 하고, 지금까지 이 자리에 있다는 사실 만으로 뿌듯함 같은 것도 느껴봅니다.

손발이 좀 오그라드는 것 같으니 감성팔이는 여기서 끝내고, 자 지금부터 이번 6월호(창간 24주년 특집)에 어떤 기사들이 실려있는지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독자들을 위한 일종의 간략한 브리핑 정도로 생각하시고 자세한 내용은 본문에서 확인하시길 바랍니다. 한 말씀 더! 광고에도 기사만큼 중요한 정보들이 담겨 있습니다. 요즘 광고가 많이 빠져서 몇 개 안 되니 한 번씩 살펴봐 주십시오.

우선 ‘창간기획’입니다. 오랜만에 복귀한 문승현 기자가 썼습니다. 뛰쳐나가서 헛지랄하고 다닌 줄만 알았는데, 나갔던 정신의 극히 일부를 찾아서 돌아온 것 같습니다. 무분별한 늑대 사냥으로 황폐해진 미국의 한 국립공원을 PC방 업계 현실에 빗대 이를 복원하는 과정에 필요했던 부분을 미래의 PC방에 제시하고 있습니다. 두 페이지짜리라 좀 길긴 하지만 그래도 끝까지 읽어보시길 권해드립니다.

한동안 최신 트렌드들을 망라한 매장만 소개해드리던 ‘PC방 탐방’의 경우 이번 달엔 결이 좀 다릅니다. 창간 24주년을 맞아 동갑내기 99년생 PC방을 찾아 헤맸지만 결국 실패했고, 충남 논산에 22년째 한자리에서 영업 중인 매장이 당초 계획했던 컨셉에 가장 근접해 비싼 KTX를 타고 다녀왔습니다. 역시나 흔한 대도시-대형 PC방 업주들과는 많이 다른 사장님의 운영철학과 생각을 들을 수 있습니다.

정환용 기자 아니 이상혁 기자가 다른 매체 편집장으로 영전한 후 팀장직을 떠안은 정환용 팀장이 쓴 ‘창간 특집’은 10년 후의 미래 PC방을 꿈에서 다녀온 후 기억을 더듬어 작성한 ‘소설’입니다. ‘리그오브레전드2’와 ‘배틀그라운드2’가 PC방 점유율 순위에서 각축전을 벌이고, 2족 보행 로봇이 치킨마요덮밥을 서빙하는 등 다소 허무맹랑한 내용이 들어있으니 분노조절장애가 있는 독자들께선 가급적 그냥 넘어가심이 바람직할 것으로 보입니다. 정 팀장 오래 살겠다.

PC방을 태동시킨 스타크래프트부터 지금의 리그오브레전드까지… 지난 20년이 넘는 기간 동안 PC방을 호령했던 게임들을 되짚어 본 ‘게임 기획’은 막내 이성훈 기자가 작성했습니다. 경력이 오래된 베테랑 사장님들은 뻔한 내용이라 하실 수 있지만, 5~10년 경력의 중고참 사장님이나 얼마 안 되신 피린이 사장님들께선 ‘PC방 게임 역사’ 공부라 생각하시고 OTT로 ‘벌거벗은 세계사’나 ‘역사저널 그날’ 보실 시간에 요거 잠깐 보고 가실게요.

‘PC방 기획’에서는 정부가 사실상 코로나19 종식을 선언하면서 생각만 해도 끔찍한 지난 3년을 돌아보고, 방역당국이 저지른 오류와 그로 인해 PC방 업주들이 겪은 고충 그리고 크게 위축된 PC방 산업의 현주소를 진단해봤습니다. 또 2023년 내내 진행 예정인 ‘PC방 요금 현실화’ 캠페인 기사에서는 20년 전과 지금의 ‘1시간의 가치’를 비교해봤으며, 오는 6월 28일부터 시행되는 ‘만 나이 통일법’과 관련된 특집 기사도 마련되어 있습니다.

이번 달 ‘제품소개’ 코너에서는 지난달 25일 출시돼 아직 따끈따끈한 ‘지포스 RTX4060Ti 그래픽카드’와 요즘 게이밍 마우스 대세로 떠오르고 있는 ‘글로리어스 MODEL O 2’를 자세히 살펴봤습니다. 아울러 6월 6일 정식 출시되는 올해 최대 기대작 ‘디아블로4’와 7월 출시가 예상되는 또 하나의 엔씨표 대작 MMORPG ‘TL’을 ‘게임 소개’를 통해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그밖에 KeSPA가 진행 중인 ‘2023 이스포츠 동호인 대회’를 중간 점검해보고, 중국 2인자에게 모두 무릎을 꿇은 ‘2023 LoL 미드시즌 인비테이셔널(MSI)’ 소식, 예상외로 높은 사양을 요구하는 것으로 알려진 ‘디아블로4’ 대응 인텔 i5-13400F 기반 시스템 제안 기사가 실려있으며, 매월 PC방 업주들과 PC방 이용자들의 뒷얘기를 모아 전하는 ‘톡톡톡’과 ‘요즘손님’은 피식 한 번 웃고 넘어갈 수 있는 내용들로 채워져 있으니 화장실 가실 때 꼭 챙겨가세요.

이렇게 또 6월이 다가왔습니다. 누군가에게는 그저 1년 열두 달 중에 한 달이겠지만, 제겐 지난 세월을 돌이켜보게 되는 특별한 시간입니다. 조합 김기홍 이사장님이 창간 24주년 축사를 통해 말씀해주신 것처럼 아이러브PC방은 이번 6월에도 변함없이 독자 여러분께 러브레터를 보냅니다. 비록 답장을 받을 수는 없지만, 언제까지 이 편지를 보낼 수 있을지 모르지만, 모니터에 글자를 알아보고 손가락을 움직일 수 있을 때까지는 이 일을 놓지 않겠습니다. 얼마 안 남은 것 같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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