月刊 아이러브 PC방 6월호(통권 391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KeSPA가 ‘이스포츠 시설’로 지정한 일부 PC방에서 진행되는 ‘2023 이스포츠 동호인 대회’가 시작된 지 한 달 정도가 지났다. 올해는 거리두기 해제 2년차를 맞아 더욱 열띤 참여가 예상돼 대회를 개최하는 PC방에도 집객 효과가 상당할 것으로 기대됐다.

하지만 정작 현장에서는 예년만큼의 효과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코로나19 사태가 사실상 종식된 단계에서 오프라인 게임대회 열기는 한층 뜨거워야 할 상황인데, 대체 어떤 이유에서 동호인 대회에 대한 반응이 더 시큰둥해진 것인지 살펴봤다.

아마추어 동호인 대회, 얼마나 열렸나
이스포츠 시설이란 이스포츠 진흥에 관한 법률에 따라 지난 2020년부터 문화체육관광부(문화부)에서 지정한 시설을 뜻한다. 문화부로부터 위탁을 맡은 한국e스포츠협회(이하 KeSPA)가 지정 사업을 펼치고 있으며, 올해에는 전국 93개 PC방이 이스포츠 시설로 지정돼 활용되고 있다.

PC방이 이스포츠 시설로 지정되면 정기적인 이스포츠대회 개최 및 대통령배 아마추어 이스포츠 지역예선대회에 참여할 수 있으며, 이에 따른 매장 인지도 상승과 집객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지난 4월 시작한 ‘2023 이스포츠 동호인 대회(이하 동호인 대회)’가 바로 여기에 해당한다.

코로나19가 퍼지기 시작한 지난 2020년에는 동호인 대회가 개최되지 않았다. 이듬해인 2021년에는 거리두기를 준수하며 제한적이나마 대회가 진행됐고, 거리두기가 해제된 2022년에 와서야 비로소 대회다운 대회가 PC방에서 치러지게 됐다.

KeSPA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PC방에서 치러진 동호인 대회 경기는 총 121회였다. 5월과 6월 치러진 경기가 각각 25회, 46회였고, 10월 치러진 경기는 20회로 전체 경기 중 약 70%가 비수기에 치러진 셈이다. 때문에 이스포츠 시설로 지정된 PC방은 대회 개최로 인한 집객 효과를 꽤나 누렸을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올해 동호인 대회는 예년과 다소 다른 분위기가 연출되고 있다. 지난 5월 한 달 동안 진행된 동호인 대회는 총 26경기로 작년과 비슷한 수준인 반면, 이달 말까지 예정된 경기는 15회에 그치고 있다. 작년 6월 진행된 경기 수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지난달 열린 동호인 대회 대부분이 ‘피파온라인4’였다
지난달 열린 동호인 대회 대부분이 ‘피파온라인4’였다

경기 개최하는 PC방 입장 적극 반영해야
지난달 동호인 대회 경기를 두 차례 진행한 한 PC방 업주에게 최근 현장 상황을 들어볼 수 있었다. 해당 업주는 “올해부터 정식 종목이 개인전 위주로 바뀌어서 대회를 진행하는 것은 수월해진 측면이 있다”면서도 “손님들의 참여율이 저조해 작년보다 분위기는 좋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업주의 설명대로 경기 진행 방식이 팀전보다 개인전 위주로 바뀐 것은 동호인 대회 정식 종목이 바뀐 영향으로 분석된다. KeSPA는 올해 동호인 대회 정식 종목을 2개에서 3개로 늘렸는데, 정작 PC방 최고 점유율을 기록하는 게임인 ‘리그오브레전드(LoL)’는 자유 종목으로 격하됐고, 대신 ‘스타크래프트’와 ‘이터널 리턴’이 정식 종목으로 격상됐다.

‘스타크래프트’는 주 이용 연령층이 높은 만큼 선수들이 이스포츠 경기를 준비할 시간적 여유가 없고, ‘이터널 리턴’은 PC방 점유율이 0.14% 수준으로 선수 모집부터 난항을 겪을 가능성이 크다. 실제 지난달 진행된 26차례의 경기 중 ‘스타크래프트’와 ‘이터널리턴’의 경기는 각 1회에 불과했다. 대회 흥행은 물론 PC방 집객에서도 예년만큼의 효과를 기대할 수 없는 상황인 것이다.

결국 대회를 진행하는 당사자인 PC방이 대회의 주체가 되어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이번 대회를 치르고 있는 또 다른 PC방 업주는 “상금 관리부터 대회 운영 전반에서 PC방 입장은 반영되지 않기 때문에 업주들이 대회를 자유롭게 운영하는 것에 한계가 있다”며 “업주들이 자유롭게 아마추어 경기를 개최할 수 있도록 관련 지원을 늘리거나 제도적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지난해 동호인대회 ‘LoL’ 왕중왕전 우승팀
지난해 동호인대회 ‘LoL’ 왕중왕전 우승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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