月刊 아이러브 PC방 1월호(통권 386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고진감래(苦盡甘來)라는 사자성어가 있다. ‘쓴 것이 다하면 단 것이 온다’는 뜻으로, 쉽게 풀어 ‘고생 끝에 웃을 일이 생긴다’라는 말이다. 지난 2022년에는 PC방 업주들이 ‘쓴맛’을 많이 봤다. 4월까지도 코로나19로 인한 영업제한이 있었고, 영업제한이 해제된 이후에는 구인난, 출혈경쟁, 디도스 공격이 만연했다. 차츰 매출을 회복해가는 과정에서는 고금리, 고환율, 고물가라는 삼중고와 맞딱뜨려야 했다.

그러나 2023년 계묘년(癸卯年)은 다르다. 행운을 상징하는 토끼의 해이기도 하지만 실제로 PC방에 긍정적인 호재들이 많다. ‘단것’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우선 코로나19로 인해 위축됐던 소비심리가 상당히 완화될 것으로 보인다. 자영업·소상공인에 대한 모든 영업규제를 완화한 정부가 올해는 사실상 마지막으로 남은 실내마스크 해제를 준비하고 있다.

실내마스크 착용 의무까지 해제되면 PC방 업계는 코로나19와 관련된 모든 방역규제에서 완전히 자유로워진다는 의미로, 소비심리가 크게 완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코로나19로 인해 외출을 자제하는 분위기, 밀폐된 공간에 출입을 꺼리는 분위기는 PC방 영업에 매우 부정적이었다. 이에 실내마스크까지 해제되면 PC방 방문객이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이 같은 소비심리회복 가능성에 모처럼의 신작 소식도 기대감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당장 게임산업의 최신 트렌드가 PC방 업계에 긍정적이다. ‘배틀그라운드’가 스팀을 통해 큰 성공을 거두자 모바일의 한계에서 벗어나 글로벌 시장까지 공략하려는 다수의 게임사들이 멀티플랫폼을 지원하는 대작들을 앞다퉈 내놓고 있다.

예전처럼 스팀을 통해 공개되는 신작들은 PC방과 거리가 있다고 할 수 없다. 이미 ‘배틀그라운드’가 스팀 플랫폼에서의 흥행이 PC방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을 증명했다. 스팀에서 서비스하는 국내 게임사들의 신작들이 흥행에 성공한다면 PC방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다. 이미 다양한 전례가 있을 뿐만 아니라 신작이 스팀에만 있는 것도 아니다.

오는 6월에는 흥행 보증수표인 ‘디아블로’ 시리즈의 최신작 ‘디아블로4’가 출시되고, 엔씨표 RPG ‘TL(Throne and Liberty)’도 올해 2분기 내 출시를 예고했다. 블리자드는 ‘디아블로4’의 출시를 6월 6일로 이미 발표한 상태지만, 엔씨소프트는 아직 ‘TL’의 출시일을 확정하지 않아 맞대결을 피하고 출시 시점을 조정할 가능성도 있다. PC방에 효자 장르인 대작 RPG가 잇따라 나오고, 출시일까지 적당히 분산된다면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다.

여기에 더해 PC방 업계의 숙원들도 해결될 조짐이다. 매년 새해가 되면 PC방 업주들을 혼란에 빠지게 하던 고교 3학년 학생들의 출입 기준을 통일하는 법안이 국회 처리를 앞두고 있다.

또한 학원 건물 내 PC방과 휴게음식점업을 결합한 복합유통게임제공업의 입점을 허용하는 법안도 상정되어 있는데, 정부와 소관 부처가 이 같은 규제를 완화하려는 의지를 분명히 하고 있어 연내 처리가 기정사실이 되고 있다.

여성가족부는 2024년까지 청소년고용금지 시설에서 PC방을 제외하는 정책을 추진하고 있는데, 연내 개정안을 발의하면 이 또한 국회에서 처리될 가능성이 높은 사안이다. 상기한 이 모든 것은 손톱 밑에 가시 같은 규제들로 그동안 PC방 업계의 숙원으로 꼽혔는데, 이제 대부분 그 끝이 보이고 있다.

결국 2023년은 소비심리 회복, 흥행이 보장된 신작 게임 출시, 규제 완화를 발판으로 PC방의 영업환경이 크게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여전히 불확실성을 키우는 고물가와 고금리 현상을 비롯해 공공요금 인상, 인건비 인상, 구인난, 코로나19가 발목을 잡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지만 이처럼 삼박자가 두루 긍정적이었던 시기도 드물었다. 온갖 쓴맛을 본 2022년의 기억을 지우고, 2023년 새해는 모든 PC방 업주들에게 단것이 풍성한 한 해가 되길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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