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PC방에서 엔트리 라인업 이상의 메인보드를 사용하는 일은 많지 않다. PC의 주된 성능은 CPU와 그래픽카드에서 나오고, 이를 제외하면 보급형 이상의 메인보드가 미치는 영향은 성능보다 가격이 더 크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난 9월 말 AMD 라이젠 7000 시리즈 라파엘 프로세서가 출시된 후 아직 A620 칩셋 메인보드에 대한 내용과 출시 시기가 발표되지 않고 있다.

생각의 방향을 조금 바꿔서 보급형 메인보드를 선택해야 할 이유를 찾아보자. AM4 소켓의 A520과 B550 칩셋의 차이는 PCIe 4.0 그래픽카드 슬롯이었다. A520 칩셋 메인보드는 PCIe 3.0까지만 지원하고, 상위 2개 모델은 4.0 기술을 적용했다. 애즈락(ASRock)이 출시한 B660 칩셋 M-ATX 폼팩터 메인보드 ‘ASRock B650M PG RIPTIDE(이하 B650M 랩타이드)’는 그래픽카드 슬롯에는 4.0 기술을 적용했고, M.2 SSD 소켓에는 5.0 4레인 기술을 적용했다. 프리미엄 좌석에 상위 모델을 적용할 이유가 충분한 것이다.

빠르게, 더 빠르게, 엄청 빠르게
전작 B550M 시리즈 대비 B650M 립타이드는 모든 것이 빨라졌다. 먼저 최소 4,800MHz(PC5-38400) 클럭의 DDR5 메모리를 최대 6,200MHz(PC5-49600)까지 지원해 같은 용량의 DDR4-3200 대비 대역폭이 1.5배 향상됐다. DDR4와 같이 16GB(8GB×2) 구성을 적용한다면 처리 속도 향상으로 게임 플레이 시 프레임레이트가 5% 이상 높아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VOG 방식을 사용하는 PC방에서는 M.2 SSD 슬롯이 PCIe 5.0을 지원하는 것이 반가울 수 있다. 하지만 아쉽게도 PCIe 5.0 지원 NVMe SSD가 아직 출시되지 않아 이 성능을 온전히 경험하는 것은 조금 훗날의 일이다. 그래도 AMD가 AM5 소켓을 전작 AM4만큼 오래 가져간다면 향후 출시될 차세대 제품군을 적용할 수 있도록 준비하는 개념으로 볼 수 있다.

무엇보다 B650M 립타이드의 내장 랜 포트는 기가비트를 넘어 2.5Gbps를 지원한다. 이는 VOG는 물론 노하드 시스템에서도 시스템 성능 향상을 꾀할 수 있는 부분으로, 내부 네트워크 속도를 현재 대비 최대 2.5배 높일 수 있다. 일부 고사양을 지향하는 PC방에서는 별도의 2.5Gbps 랜카드를 PCI 슬롯에 장착해 사용하기도 하는데, B650M 랩타이드라면 별도의 랜카드가 필요 없이 네트워크 속도를 향상시킬 수 있다.

더불어 후면에 지원하는 총 8개의 USB 포트 중 랜포트 하단 2개는 USB 3.2 Gen1 포트로, 애즈락은 이를 ‘Lightning Gaming 포트’라 칭한다. 키보드와 마우스를 이 포트에 연결하면 되는데, 게이밍 기어의 입력 지연시간을 최소화하기 위해 두 포트는 서로 다른 컨트롤러 인터페이스를 제공해 사용자가 온전히 자신의 실력을 게임에 반영할 수 있게 도와준다.

설치와 설정도 간편하게, 바이오스는 플래시백
광학 드라이브 사용량이 없다시피 줄어들면서 대부분의 메인보드 제조사는 드라이버 CD를 더 이상 제공하지 않는다. 애즈락은 대신 자동 드라이버 설치 프로그램(Auto Driver Installer, 이하 ADI)을 적용해 운영체제 설치를 마치고 ADI를 설치하면 메인보드 기능 활성화에 필요한 나머지 프로그램은 자동으로 다운로드 및 설치된다.

최신 바이오스로 업데이트하는 것도 간편해졌다. B650M 립타이드는 후면 HDMI 포트와 USB-C 포트 사이에 바이오스 플래시백 버튼을 배치해, CPU나 저장장치가 연결돼 있지 않아도 바이오스를 최신 버전으로 업데이트할 수 있다. 참고로 바이오스 업데이트에 사용하는 USB 메모리의 용량은 8GB를 넘지 않는 제품을 사용하는 것을 추천한다.

B650M 립타이드는 안정적인 전원 공급을 위해 CPU 소켓 주변에 총 15페이즈의 전원부를 배치했다. 여기에 통합 전력관리 솔루션 Dr.MOS를 탑재해 각 하드웨어가 요구하는 전류를 전달해 주고, 오버클럭 성능도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게 도와준다. 여기에 다양한 위치에 배치한 방열판들이 시스템 온도 관리에 도움을 준다.

AMD는 더 나은 기능과 성능을 제공하기 위해 수년 만에 CPU 소켓을 1,718핀의 AM5로 업그레이드를 단행했다. 소비자들은 이번 소켓 규격 역시 AM4처럼 수년간 유지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한 번의 과감한 투자로 향후 5년을 바라보는 고사양 시스템을 꾸밀지, 예전처럼 최소한의 투자로 최대한의 효과를 노릴지는 사용자의 몫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