月刊 아이러브 PC방 12월호(통권 373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지난 11월 국내 대표 게임쇼 ‘2021 지스타’가 부산 벡스코에서 닷새간 열렸다. 지스타 조직위원회에 따르면 11월 17일부터 21일까지 트위치, 아프리카TV에서 진행된 온라인 라이브는 고유 시청자 수 약 97만6,000여 명을 기록했다. 오프라인 행사장은 일일 입장객 수를 제한해 2만8,000여 명이 방문한 것을 감안하면, 온·오프라인 통합 약 100만 명이 2021 지스타를 관람한 셈이다.

코로나 사태로 인한 축소 개최된 점을 감안하더라도, 오프라인 행사장 구성은 ‘아쉽다’는 의견이 관람객들의 주된 평가였다. 오랜만의 오프라인 행사에 대한 게이머들의 기대감은 지난해 못지 않았고, 온라인을 통해 자유롭게 행사를 볼 수 있었다는 점에서는 나쁘지 않은 결과지만, 3N을 비롯해 중대형 게임사들의 참여가 저조해 실속이 없었다는 것이 문제였다.

이번 지스타에는 B2C관에 인디게임 페스티벌 참가업체를 포함해 90개 업체가 관람객을 맞이했다. 사무국은 전 세계 40개국 672개 업체가 참가했다고 밝혔지만, 80% 이상은 온라인 비즈매칭에만 참가한 업체로, 벡스코를 방문한 관람객들은 만날 수 없었던 업체가 대부분이다.

지스타 2021에서 대규모 부스를 조성한 업체는 메인스폰서인 카카오게임즈를 비롯해 크래프톤, 그라비티, 시프트업, 엔젤게임즈, 텐센트오로라스튜디오 등이었다. 규모와 관계 없이 대부분의 게임사는 모바일 게임을 소개했고, 개발 중이거나 서비스 중인 PC 온라인 게임은 카카오게임즈의 <이터널리턴> 정도였다. 전시장에서 보이는 데스크톱 PC는 하드웨어 판매업체에서 특가에 판매하고 있는 게이밍 PC 정도였다.

이번 지스타 현장이 이전 행사와 다른 부분 중 하나는 ‘여유’였다. 수많은 사람들에 뒤섞이며 흘러가듯 관람하던 풍경은 올해에는 나타나지 않았다. 부스 규모가 2019년 대비 절반 이하로 줄어 실내에 공간적 여유가 무척 커진 덕분이다. 행사장 중앙에는 카카오게임즈의 모바일 RPG <가디언테일즈>의 홍보 구조물들이 빈 공간을 메우고 있고, 부스 간 통로는 4차선 도로만큼이나 넓게 배치됐다.

엔씨소프트, 넥슨, 넷마블 등 3N은 행사에 참가하지 않았고, 메인스폰서인 카카오게임즈를 비롯해 크래프톤, 시프트업, 그라비티, 엔젤게임즈 등이 부족한 규모를 메웠다. 이외에 컴투스, NHN엔터테인먼트, 펄어비스, 네오위즈, 스마일게이트 등 국내 주요 게임사도 참가하지 않아 실제 현장 관람객들이 접할 수 있는 콘텐츠가 많지 않았고, 자연히 관람객들이 전시장에 머무는 시간도 2019년 대비 무척 짧아졌다.

카카오게임즈는 현재 모바일 게임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는 <오딘: 발할라라이징>을 비롯해 골프 게임 <프렌즈샷>, PC MOBA 게임 <이터널리턴> 등 다양한 신작을 선보였다. 최근 모바일 신작 <배틀그라운드: 뉴스테이트>를 출시한 크래프톤은 단일 게임 타이틀로 다양한 이벤트를 준비해 관람객을 맞이했다.

시프트업은 출시가 임박한 모바일 신작 <니케: 승리의여신>과 개발 막바지인 <프로젝트이브>를 공개했고, 그라비티는 <라그나로크> IP 기반의 다양한 신작을 준비했다. 텐센트오로라스튜디오, 쿠카게임즈 등 해외 게임사도 참가해 저마다의 신작을 선보였는데, 대부분 모바일게임이어서 플랫폼과 장르에 대한 아쉬움이 남았다.

의외의 다양성은 인디게임 부스에서 찾을 수 있었다. 부산인디커넥티드페스티벌(BIC)과 지스타 인디 쇼케이스 특별관에서는 60여 중소 게임사들이 선보이는 각종 게임들을 볼 수 있었다. 제1전시장을 메운 것은 모바일 게임이었지만, 인디게임 부스에서는 PC, 게임 콘솔 등 다양한 플랫폼과 다양한 장르의 게임들을 만나볼 수 있었다. 지스타가 향후 나아가야 할 방향성 중 하나는 대형 게임사 부스가 아니라 인디게임 부스에 있었다.

박형준 부산시장은 17일 개막식에 앞서 진행된 ‘부산시 게임산업 육성비전’ 발표에서 게임 기업에 대한 스케일업 환경을 구축하겠다고 언급한 바 있다. 하지만 당장 지스타 현장에서의 인디게임에 대한 인식은 남아도는 공간을 활용하지 못하고 좁은 공간에 몰아넣은 듯한 부스 구성으로도 알 수 있을 정도로 좋지 못했다. 2028년까지 벡스코에서 지스타를 개최하는 것이 확정된 만큼, 부산시와 지스타 사무국은 인디게임에 대한 배려에 좀 더 신경을 쓸 필요가 있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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