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DR4 메모리 가격 추이가 심상치 않다. 지난 2016년 9월부터 2018년 2분기까지 지속됐던 가격 폭등 현상이 재현될 조짐이 보이고 있어 PC 부품 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지난 2016년 9월 추석을 기점으로 DDR3 메모리 가격이 가파르게 인상되기 시작해 2018년 여름까지 가격 인상 흐름이 이어졌다. 2018년 하반기에만 30%가 인상되기도 했고, 1년 사이 2배 이상 인상된 점에서도 역대급 가격인상으로 기억되고 있다.

당시 품귀현상은 물론 그에 따른 가격 폭등으로 인해 PC 업그레이드 시장을 전면 얼어붙게 한 바 있다.

그런데 최근 메모리 가격이 다시 한번 이상 조짐을 보이고 있다. 6월 첫째 주 사흘 만에 15% 가량 가격이 인상된 데 이어 6월 9일 10% 가량 추가로 인상됐다. 당장 PC방에서 가장 많이 이용하는 삼성전자 DDR4-3200 8GB의 가격비교 사이트 내 최저가는 일주일 사이 28,900원에서 40,030원까지 올랐으며, 오프라인 소매점에서는 5만 원을 넘어서는 경우도 나타나고 있다.

용산전자상가에서는 유통사 차원에서 메모리 공급량을 제한하기 시작했다. 가격이 오름세이기 때문에 대량으로 먼저 제공하지 안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PC방 업계에서는 이러한 현상이 좀 더 직접적으로 체감되고 있다. 일반 소매점은 소량 단위로 주문을 넣는 반면 PC방 업계는 수백 개 단위로 주문을 해야 하기 때문에 벌써부터 수급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더욱이 수량이 많다보니 가격이 오를 때마다 차액도 수십만 원씩 늘어나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무엇보다 물건을 대량으로 확보하는 것도 쉽지 않다.

한 업계 관계자는 “지난 주 갑자기 (DDR4-3200 8GB)개당 5,000원씩 올랐는데, 오늘도 오르는걸 보니 한동안 계속 오를 분위기”라면서 “PC 200대 조립 주문이 들어오면 50대씩 4일에 나눠서 조립해야 할 판”이라고 하소연했다.

PC 부품 업계에서는 수요는 날로 늘어나고 있는데, DDR5로 공정을 전환하는 과정이라 생산이 공급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고, 최근 차이 코인 등 대용량 메모리가 필요한 코인 채굴로 인해 일반 PC 시장에서 공급되는 물량이 줄어들고 있어 가격이 인상되는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편, 반도체 업계에서는 올해 반도체 시장 성장률을 상향 조정하는 한편, 메모리반도체는 31% 가량 성장할 것으로 내다보는 등 수요와 공급 모두 증가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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