月刊 아이러브 PC방 3월호(통권 400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내달 서울시 양천구 신목동에는 PC방 창업·운영지원센터가 문을 연다. 한국인터넷PC카페협동조합(이하 조합)이 수년 동안 준비했던 숙원사업이 본격적으로 궤도에 오르는 순간이다.

PC방 창업·운영지원센터(이하 PC방 센터) 건립은 그동안 자금 문제로 인해 번번이 연기됐지만, 지난해 새롭게 오픈한 조합 쇼핑몰이 큰 호응이 얻으면서 재정건전성이 개선됐고, LG유플러스가 제공한 상생지원금까지 더해지면서 급물살을 타게 됐다.

조합은 지난 10년 동안 머물렀던 서울 상암동 DMC타워를 떠나 PC방 센터로 자리를 옮겨 새로운 미래를 도모한다는 계획이다. 센터는 조합의 사무실 역할과 함께 PC방 예비창업자와 업주들이 매장 창업과 운영에 현실적인 도움을 받을 수 있는 PC방 업종의 종합 시설 역할도 겸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조합의 설명에 따르면, 센터는 PC방 운영에 애로가 있거나, 동료 업주들과 생각을 나누고 싶은 PC방 업주들이 부담 없이 방문할 수 있는 공간이며, 악성 근로자를 상대할 전문적인 상담도 가능하다. 또한, PC방 업종에 적용되는 각종 규제와 법정 의무 교육 그리고 프랜차이즈의 과대광고에 대해 안내받을 수도 있다.

조합 이사진은 PC방 센터에 대해 오픈형 세미나를 치를 수 있는 공간 및 PC방 환경을 재현한 쇼룸을 마련하고, 조합에 소속된 업주만의 센터가 아니라 예비창업자와 유관 산업 관계자까지도 포용할 수 있는 PC방 업종의 상징적인 장소로 가꿔나간다는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조합이 구상한 PC방 센터의 모습은 약 30년에 가까운 세월 동안 누적된 PC방 업종의 고민과 애로를 고스란히 담고 있다. 업계의 고질적 병폐인 출혈경쟁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결국 단체가 나서야 한다는 문제의식의 발로다. 또한 코로나가 업종을 할퀸 상처를 회복하기 위해 업계 전체 차원에서 대응해야 한다는 절박한 심정도 반영됐다.

이처럼 센터는 PC방 업종의 밝은 미래를 향해 나아가는 가속장치다. 하지만 사안에 따라 제동을 거는 감속장치의 역할도 반드시 수행할 필요가 있다.

지난달 19일 국회 제3세미나실에서는 ‘소상공인 중장기 발전방안 종합연구 토론회’가 개최됐다. 토론회는 정부 부처, 학술단체, 자영업·소상공인 등이 참석해 향후 소상공인의 역할을 타진하고, 강건한 생태계 구축을 위한 발전방안이 논의됐다.

엔데믹 시대가 열렸지만 코로나 이후 악화된 영업환경에서 여전히 허덕이고 있는 자영업·소상공인들의 실정, 자영업·소상공인의 생애주기에 맞는 발전방안이 수립되어야 할 필요성, 자영업·소상공인의 미래 먹거리 발굴 및 애로사항 해결 등 토론회 참석자 모두가 큰 공감대를 형성했다.

이날 조합 김기홍 이사장의 발언에서는 PC방 센터의 역할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 있었다. 김 이사장은 “경영상의 애로가 빠르게 찾아오며 폐업으로 이어지는 ‘준비 없는 창업’ 현상을 예방할 수 있는 제도적인 장치가 필요한 시점이다. 정부의 의욕적인 창업지원사업과 프랜차이즈의 과대광고 범람은 폐업이라는 막대한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서 “꿈을 펼칠 수 있게 하고, 소상공인의 재기를 돕는 것도 필요하지만, 현실적이고 냉철한 피드백을 줄 수 있는 소상공인보호원이나 지원 센터가 절실한 상황이다. 최근 몇 년 사이 소상공인의 생애주기가 짧아지고 있는 가운데, 이런 실패의 원인을 진단해주고 실패 이후의 재도전에도 실질적 도움을 주는 센터가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조합이 준비한 PC방 센터가 단순히 창업을 도와주는 지원자 역할에 그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읽을 수 있는 부분이다.

PC방 업종은 다양한 기관에서 실시하는 조사에서 폐업률이 높게 나타나고 있지만 프랜차이즈 업체의 과도한 영업 행태가 과잉 공급을 유발하고, 재차 폐업률을 끌어올리는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이 과정에서 기존 PC방 업주는 요금 질서를 외면하는 것으로 대응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오는 4월 문을 열 PC방 센터가 단순히 PC방 업주들의 친목 공간이 아니라 예비창업자들에게 정확한 시장분석과 관련 데이터를 제공하고, PC방 창업 과정에서 집계된 데이터를 바탕으로 창업비용을 투명하게 공개하기를 바란다. 프랜차이즈의 무리한 창업 부추김을 견제하고, PC방 이용요금 현실화를 앞당기고, 인근의 동료 매장을 고사시키는 행위를 방지하는 PC방 센터의 성과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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