月刊 아이러브 PC방 2월호(통권 399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묘한 타이밍에 CPU와 그래픽카드 신제품이 일제히 시장에 출시됐다. 이번 달 하드웨어 제품소개 기사로 소개한 인텔 i5-14400F, 그리고 지포스 RTX4070 SUPER 그래픽카드 얘기다. CPU는 차기 PC방 표준으로 내정된 제품이지만 RTX4070S는 표준으로 보기엔 조금 높은 스펙과 가격을 가졌다. 본 기사를 작성하는 시점에서 출시 2주도 채 지나지 않았으니, 일부 프리미엄 좌석에 적용한다 해도 아직은 좀 이른 시점이다.

두 프로세서를 조합한 시스템은 사실 FHD 해상도 모니터로는 현재 PC방에서 서비스되고 있는 어떤 게임을 돌려도 만족스러운 결과를 뽑아낼 능력이 충분하다. 여기에 기본 사양보다 한 단계 높은 하드웨어를 적용하면 어떤 결과가 나올지 궁금했다. 메인보드는 전원부가 더 튼실한 B760 모델로, 메모리는 최근 조금씩 수요가 늘고 있는 32GB(16×2)로 조합했다. 성능 테스트에는 온라인게임보다 요구사양이 높은 패키지 게임들을 활용했다.

어쩌면 언밸런스, 하지만 필요하다
이번 테스트를 위해 조합한 하드웨어들은 PC방에서 요구하는 사양보다는 높다. 그래픽카드와 더불어 성능의 중심인 CPU도 출시된 지 1개월이 채 안 된 신제품인데, 이 때문에 운영 안정성이 검증되지 않은 것은 물론 가격 면에서도 불리할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조합을 선택한 것은 신제품이란 메리트와 더불어 ‘소비자들이 요구하는 사양’에 대한 의구심 때문이다. 10여 년 전만 해도 PC방에 가면 더 좋은 PC로 게임을 즐길 수 있다는 인식이 강했지만, 지금은 개인 PC보다 PC방 PC가 더 낫다고 확신할 수 없다. 최근 한 달여 동안 PC 하드웨어 관련 커뮤니티의 CPU 관련 게시물을 찾아보니, 인텔 13세대 기준으로 가장 많이 찾는 것은 13400F가 아니라 13600KF였다. 그만큼 개인 PC의 사양이 높아지면서 PC방과의 차이가 줄거나, 오히려 역전되었을 가능성도 없지 않다.

물론 게이머가 PC방을 찾게 만드는 요소 중 ‘높은 하드웨어 사양’이 1순위는 아니다. 입지, 청결함, 분위기, PC 스펙 등 많은 요소들은 시대마다 달랐고 지역마다, 심지어 같은 지역이라도 동네마다 다르다. 어느 하나의 요소만 만족시켰다 해서 손님이 찾아오는 것이 아닐뿐더러, 모든 요소를 충족한다 해도 손님이 많이 찾지 않는 결과도 감안해야 한다. 여러모로 PC방은 운영이 어려운, 아니, 어려워진 업종인 것만은 틀림없다.

CPU 제외한 모든 하드웨어 사양 ‘평균 이상’
1월 초 출시된 인텔 코어 i5-14400F CPU는 당장은 아니지만 시간이 지나면 PC방 CPU의 표준이 될 보급형 모델이다. 비슷한 시기에 출시된 RTX4070 SUPER 그래픽카드는 RTX4070보다 성능이 높고 RTX4070Ti에 가까워 PC방에 보편적으로 적용될 모델은 아니다. 테스트용 모니터로 1년 가까이 활용하고 있는 큐닉스 QX327F 180 제품을 제외하면, B760 칩셋 메인보드, 32GB(16×2) 메모리, M.2 NVMe SSD 등 모든 하드웨어가 PC방 평균 사양보다는 높다.

그래도 가격 면에서 일반적인 RTX3060 그래픽카드 조합 시스템 대비 가격이 2배까지 높아지지는 않는다. 다른 하드웨어는 그대로 두고 메인보드, 메모리, 그래픽카드를 업그레이드하면 약 1.6배의 비용이 더 필요하다. 일반 PC 10대를 구매할 비용으로 프리미엄 PC 6대를 살 수 있는 셈이다. PC방 가동률이 상시 50%를 넘나든다면 좌석 숫자를 늘리는 것이 우선시 되겠지만, 더 나은 사양의 프리미엄 좌석으로 희소성을 더하는 것도 운영 전략으로 활용할 수 있다.

인텔 코어 i5-14400F
인텔 코어 i5-14400F
써멀라이트 피어리스 어쌔신 120 SE ARGB
써멀라이트 피어리스 어쌔신 120 SE ARGB
기가바이트 B760M D2H 제이씨현
기가바이트 B760M D2H 제이씨현
PNY XLR8 DDR5-6400 CL32 MAKO RGB
PNY XLR8 DDR5-6400 CL32 MAKO RGB
조텍 GAMING 지포스 RTX4070 SUPER TWIN Edge OC D6X 12GB
조텍 GAMING 지포스 RTX4070 SUPER TWIN Edge OC D6X 12GB
WD 블랙 SN770 1TB M.2 SSD
WD 블랙 SN770 1TB M.2 SSD
마이크로닉스 캐슬론M 브론즈 750W
마이크로닉스 캐슬론M 브론즈 750W
큐닉스 QX327F 180 HDR 강화유리
큐닉스 QX327F 180 HDR 강화유리

CPU 성능을 측정하는 시네벤치 R20 테스트 결과는 싱글 699점, 멀티 6,242점으로 측정됐다. 전작 i5-13400F보다 다소 높은 이 숫자는 경쟁사의 보급형 모델보다 높은 수치다. 그래픽카드 역시 ‘SUPER’ 접미사의 힘으로 3DMark 파이어스트라이크 테스트의 그래픽 스코어는 52,380점이 나왔는데, 이는 RTX3060의 2.5배, RTX4060의 1.8배, RTX4070의 1.2배 수준이다.

RTX4070S의 설계전력은 220W로 RTX3060보다 40W 높다. 비슷한 성능의 RTX3080Ti보다는 40%가량 적은 전력만 소비한다. 투입되는 전력 대비 성능은 RTX40 시리즈 중에서도 높은 편에 속한다. 일부 제품은 220W보다 높은 전력을 필요로 할 수 있으니 구입 의사가 있다면 제품별 스펙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

가장 해보고 싶었던 각종 패키지 게임들을 마음껏 구동해봤다. 유비소프트의 ‘어쌔신크리드 미라지(AC미라지)’ 벤치마크 테스트는 ‘가장 높음’ 옵션에서 최소 81FPS, 최대 194FPS, 평균 148FPS를 기록했다. ‘AC미라지’는 CPU의 쓰레드별 사용량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는데, 윈도우 10에서나 윈도우 11에서나 CPU 사용량은 비슷했다.

‘콜오브듀티 모던워페어2’ 테스트는 ‘울트라’ 옵션으로 진행하니 평균 229FPS로 측정됐다. CPU와 GPU 간의 성능 차이를 보여주는 병목 현상은 CPU 55%, GPU 45%로, 두 제품의 상대적인 요구사양이 비슷하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 테스트에서 병목 현상이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면, 높게 측정되는 쪽이 낮은 쪽의 성능을 따라가기 힘들어한다는 뜻이다.

이는 FHD, QHD 등 모니터의 해상도와는 관계없이 게임에서 그래픽 소스를 얼마나 많이 사용했는지에 따라 갈리는 문제다. 온라인게임에서는 품질보다 최적화가 더 중요한 요소인 경우가 많기 때문에 PC방에서 주로 구동하는 온라인게임이 패키지 게임만큼의 그래픽 소스를 사용하는 경우는 많지 않다. 다시 말해 패키지 게임에서 이만한 프레임레이트가 측정됐다는 것은 PC방의 온라인게임 구동 시 더 높은 수준의 프레임레이트를 구현할 수 있다는 의미다.

‘어쌔신크리드 미라지’ 테스트 결과
‘어쌔신크리드 미라지’ 테스트 결과
 ‘콜오브듀티 모던워페어2’ 테스트 결과
 ‘콜오브듀티 모던워페어2’ 테스트 결과
 ‘쉐도우오브툼레이더’ 테스트 결과
 ‘쉐도우오브툼레이더’ 테스트 결과

‘혹시나’ 싶어 구동해본 윈도우 11, 결과는 ‘돌아가’
시스템을 구성하고 한창 벤치마크 프로그램과 게임들을 돌리던 와중에 윈도우 11의 스레드 디렉터에 대한 생각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 P코어와 E코어의 작업을 효율적으로 분할해 할당해준다고는 하나, 윈도우 11이 PC방에 적용된 사례는 거의 없고 스레드 디렉터의 효용성도 현재로선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는 말은 익히 들었다. 직접 해보지 않고서는 그 주장에 대한 신빙성을 담보할 수 없다는 생각에 모든 테스트를 마치고 테스트 PC의 OS를 윈도우 11로 업그레이드한 뒤 같은 테스트를 다시 진행했다.

결과는 ‘윈도우 10으로 돌아가기’였다. 이 내용을 본문 후미에 언급한 이유도 윈도우 11 업그레이드에 대한 가치가 아직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익숙하지 않은 인터페이스는 둘째치고 오로지 스레드 디렉터에 대한 기대로 윈도우 11 테스트를 진행했으나 벤치마크 프로그램, 게임 등 모든 결과에서 윈도우 10의 결과보다 명확하게 나아진 부분이 없었다. 결국 소프트웨어로 P코어와 E코어의 작업량을 효율적으로 분배하는 것은 윈도우 12 출시되기 전까지는 염두에 두지 않아도 된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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