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사양에 획기적인 게임’ 대신 ‘고사양에 익숙한 장르’로 출시되는 대작들
- 2년간 PC 사양은 경쟁력에서 논외, 올해는 고사양 대작 홍수로 PC 사양이 핵심 부상

최근 2년간 모바일게임이 게임산업의 한 축으로 급격히 성장함에 따라, 캐주얼 게임은 모바일로 집중되고, 그 반대로 온라인게임은 더욱 대작화되고 있다. 이런 까닭에 온라인게임 기대신작들은 점차 고사양화되고 있다. 특히 지난해 신작 기근을 겪은 탓인지 올해 출시를 예고한 게임들은 그 어느 때보다 개발에 공을 들이고 있다.

올해는 <디아블로3:영혼을 거두는 자(3월 25일 발매)>, <검은사막(1H OBT 예정)>, <블레스(2Q 2CBT, 4Q OBT 예정)>, <문명온라인(1H CBT 예정)>, <히어로오브스톰(1H CBT 예정)>, <리니지:이터널(4Q 공개 예정)>, <킹덤언더파이어2(14Y 예정)> 등 내로할 대작들이 대거 포진되어 있다.

대부분 높은 PC 사양을 요구하고 있으며, 올해 내 런칭을 목표로 하고 있는 <검은사막>과 <블레스>는 1차 CBT 기준으로 쿼드코어 CPU와 지포스 GTX 660/라데온 R7 270 정도의 그래픽카드를 갖춰야 원활한 진행이 가능했다.

하지만 기존에 고사양을 표방하던 게임들과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는 것이 있는데, 그래픽카드만이 아니라 CPU도 상당한 사양을 요구한다는 점이다.

그간 CPU는 장족의 발전을 거듭해온 반면 그래픽카드의 발전 속도는 상대적으로 낮았기에, 2010년까지 발매된 게임들은 모두 듀얼코어만 대응하도록 개발되었기 때문에 CPU보다는 그래픽카드가 게임의 구동 성능을 결정짓는 요인이 되어왔다. 특히 PC방 업계는 미드레인지 계열을 주로 채택해온 만큼 그래픽카드의 변화가 곧 PC 경쟁력으로 부각되곤 했다.

사실 이러한 흐름은 엔진과도 무관하지 않은데, 과거의 엔진들은 부하가 높은 특정 기능을 분리해 별도의 스레드로 처리하는 형태를 차용하곤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2010년 이후의 온라인게임들은 제대로 멀티코어를 지원하는 언리얼엔진3나 크라이엔진3 등으로 만들어지기 시작하면서 기존 듀얼코어 중심의 개발 흐름을 과감히 벗어던지며 본격적인 멀티코어 온라인게임 시대로 접어들게 되었다.

당장 <테라>, <블레이드앤소울>, <아키에이지>는 최소 쿼드코어 이상의 멀티코어가 제대로 적용되도록 제작되었으며, 심지어 쿼드코어 미만에서는 성능이 눈에 띄게 저하되는 모습마저 보였다. <디아블로3>와 <AVA> 역시 요구사양은 앞선 게임들보다는 다소 낮지만 쿼드코어를 본격 지원하고 있다.

이러한 멀티코어에 대한 의존도는 개인보다 PC방이 더욱 크다. 개인 유저의 PC와는 달리 PC방 PC는 관리프로그램, 유해물차단프로그램, 다수의 보안 프로그램, TV/영화 런처 등 다양한 프로그램들이 동시에 구동되기 때문이다.

아무리 개량이 되었다고 해도 다양한 프로그램들이 구동되는 특성상 인텔 코어 프로세서 i5 아이비브릿지나 하스웰 기준 0.6~0.7%정도의 CPU 리소스를 상시 점하고 있다. 기존 린필드 계열이라면 최대 1%에 근접한 CPU 리소스를 떼어놓는다고 보면 된다. 물론 시스템 기본 리소스까지 감안한다면 다중 작업이 시작되었을 때의 기본적으로 할당되는 리소스는 결코 무시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다.

온라인게임은 그 특성상 그래픽, 사운드, 판정연산, 네트워크, 보안 등이 모두 요구된다. 다수의 Function이 동시에 수행되어야 하는데다가, 최근에는 3D 기능과 오브젝트 증가 그리고 다양한 기능 구현 등이 더욱 확대됨에 따라 부동소수점 계산의 중요성이 그 어느 때보다 커졌다.

당장 <아키에이지>를 인텔 코어 프로세서 린필드와 아이비브릿지, 하스웰을 비교해보면, 초반 지역인 우윳빛 강 마을에서 CPU 사용량이 각각 최대 74%, 64%, 61% 정도로 나타났다. 본격적인 해상전 등을 감당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리소스가 필요하다.

최근에는 이러한 흐름에 발맞춰 인텔 코어 프로세서 i5 하스웰 제품군에는 고급 벡터 확장(AVX2), 단일 곱셈 누산기(FMA3), 동기화 처리 확장(TSX) 등의 새로운 기능을 추가해 성능을 비약적으로 높이고 있다.

그래픽카드 역시 저전력화와 고성능화가 동시에 이뤄지고 있어 이전 세대 제품군들과의 차별화를 확실히 해내고 있다. 당장 NVIDIA는 지포스 GTX 750/750Ti로 50/55W라는 저전력화를 통한 전성비 향상을, AMD 라데온 R9, R7시리즈들은 전세대 대비 최대 40%에 달하는 가성비 향상폭을 보여줘 고사양화되는 게임에 대응하고 있다.

올해는 그 어느 해보다 많은 대작들 출시가 예고되고 있어 PC방이 대작들의 격전지로 부상될 것이 명확하다. ‘저사양에 획기적인 게임’을 기대하는 PC방 업계의 바람과는 달리 ‘고사양에 익숙한 장르’로 안전한 시장 진입을 꾀하는 게임사들의 행보가 현실로 다가왔다. <리그오브레전드>의 기록적인 흥행으로 인해 최근 2년간은 PC 사양이 PC방 경쟁력에서 논외였으나, 올해는 AOS 외 새로운 고객층을 넓혀줄 고사양 대작들의 홍수로 인해 다시금 고성능 CPU와 그래픽카드 등 PC 사양이 주요 경쟁력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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