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月刊 [아이러브PC방] 2월호(통권 279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PC방 대세 게임은 더 이상 RTS나 FPS, RPG가 아닌 AOS다. 이는 PC방 업주가 아니더라도 게임 시장에 관심을 조금만 갖고 있으면 누구나 알 수 변화다. 하지만 PC방에서 잘나가는 게임 장르가 바뀌면서 덩달아 변해버린 매출 패턴은 온전히 PC방 업주의 영역으로, 일반인들은 잘 모르는 부분이다.

때문에 온라인게임 시장 분위기를 두고 “AOS가 PC방에서 그렇게 인기라는데, 대박 게임이 나와 줬으니 PC방 업주들은 좋겠네요?”라는 반응을 보이는 사람이 많은 것이 현실이다. 하지만 AOS의 집권은 성인 고객 층이 얇아지고, 고객 1인당 체류시간이 감소하는 결과를 낳고 있다.

 

 

PC방 업주는 밤이 중요하다
PC방 업계는 집객효과가 큰 점유율 1위 게임을 사랑하지만 동시에 점유율은 다소 낮아도 체류시간이 길게 나타나는 ‘청소년이용불가’ 등급의 게임을 높게 평가하는 경향이 있다. 이는 체류시간이 긴 성인용 게임이 PC방 야간 매출 향상 및 안정성에 크게 일조하는데 기인한다.

PC방 영업시간의 골든타임이라고 할 수 있는 오후 3시부터 10시까지는 청소년 고객들과 이들 사이에 인기가 높은 게임이 매출을 견인한다. 하지만 제아무리 AOS 장르가 학생들 사이에 인기를 모으고, 그 인기가 하늘을 찔러봤자 학생은 밤이 찾아오면 PC방 문턱을 넘을 수 없다.

골든타임을 제외한 나머지 시간대에는 성인 고객과 이들이 선호하는 게임이 부각될 수밖에 없다. 결과적으로 AOS가 성인들을 열광시킬 수 없다면 PC방 업주에게 절반의 사랑을 받을 뿐이다. 그리고 나머지 절반은 아쉬움으로 남게 된다.

오늘밤 영석이가 찾아올까 무서워요
새해 들어 PC방 업주들 사이에서는 야간 매출 감소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컸다. 왜냐하면 전면금연화 계도기간이 종료되면 흡연 고객이 크게 줄어들 것이고, 이들 흡연 고객이 야간 매출을 지탱해줬던 성인 고객이기 때문이다.

PC방 전문 리서치 게임트릭스에 따르면, 지난해에 비해 올해 야간 시간대의 PC방 가동률이 적게는 0.5% 포인트에서 많게는 1.5% 포인트 가량 감소한 것으로 나타나 PC방 업주들의 우려를 방증했다.

만약 AOS가 성인 고객들 사이에 큰 인기를 구가하는 장르였다면 이러한 우려는 기우에 그쳤을 것이다. 어쩌면 우려 자체가 애초에 등장하지 않았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AOS게임 유저의 주 연령층과 <리그오브레전드>의 압도적 점유율, 전면금연화의 영향으로 예상되는 야간 성인 고객의 감소를 연결 지었던 PC방 업주들의 촉(?)은 불행히도 너무 정확했다.

힘세고 오래가는 RPG 절실
그렇다면 AOS 이전에 PC방 정권을 차지하고 있던 RPG의 특성은 어떠했는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RPG는 게임이용등급부터가 ‘청소년이용불가’인 경우가 많고, 고객 1명이 좌석에 앉아있는 시간인 체류시간이 상대적으로 길어 PC방 업주들이 아쉬움을 정확히 꿰뚫는다.

현재 게임트릭스를 기준으로 PC방 점유율 TOP20에 이름을 올리고 있는 9개의 RPG 중 7개가 ‘청소년이용불가’ 등급이고, 여타 장르의 게임들의 체류시간이 채 100분을 넘기는 못하는데 반해 RPG의 체류시간은 기본적으로 2~3시간이다.

PC방 야간 영업의 핵심은 정액제 상품이고 정액제는 장시간 PC 이용에 따른 요금 할인이 그 본질이다. 정액제는 손님이 장시간 즐길 수 있는 게임이 없다면 성립할 수 없는 만큼, RPG의 긴 체류시간은 PC방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최근 가벼워진 야간 금고는 ‘PC방 야간 매출의 수호자’ RPG에 대한 향수를 자극하는 동시에, PC방 매출에서 RPG가 차지하는 중요성을 고찰케 하고 있다.

마치며…
결론부터 말하자면 현재 PC방 업주들이 공통적으로 겪고 있는 매출 감소의 원인은 어느 하나에 기인했다기보다는 복합적인 원인의 산물이지만 적어도 성인 고객들을 야간에 붙잡아 놓을 흡인력 있는 RPG가 부족하다는 것만은 확실하다.

그래도 불행 중 다행이라고 희망적인 소식은 있다. 올해 상반기에는 성인 유저들을 노린 대작 RPG들이 잇달아 모습을 드러낼 예정이다. 그 중에는 아직 걸음마 단계에서 시범서비스를 준비하는 타이틀도 있지만 정식으로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는 타이틀도 있는 만큼, PC방 업주라면 유저들의 호응도를 눈여겨볼 필요가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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