月刊 아이러브 PC방 12월호(통권 385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PC방은 여럿이 함께 온라인게임을 즐길 수 있고, 쾌적한 인터넷 환경과 다양한 먹거리가 제공되고, 특히 ‘고사양의 PC가 완비된 곳’이라는 것에서 존재의 의미를 찾을 수 있다. 하지만 상당수의 PC방은 주요 게임 가동에 무리가 없다면 PC 업그레이드에 소극적인 것이 현실이다.

높은 PC 사양을 요구하지 않는 ‘리그오브레전드(이하 LoL)’가 압도적인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한 PC 업그레이드는 자칫 과잉 투자가 될 수도 있다. 그러나 최근 주요 게임사들이 고사양을 요구하는 멀티플랫폼 신작 출시를 앞두고 있어 PC방도 이제 하드웨어 성능에 신경 쓸 타이밍이 왔다.

최근 수년 동안 업그레이드 이슈 없어
전국 PC방의 하드웨어 평균 스팩을 정확하게 집계하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업주들이 일반적으로 말하는 PC 사양을 그래픽카드로만 따져본다면 대략 지포스 GTX1060에서 RTX2060 사이가 될 것이다. 이는 ‘LoL’이 PC방 점유율 40%를 상회하는 현실을 감안할 때 지극히 정상적이라 할 수 있으며, ‘LoL’의 권장 사양이 지포스 8800GT 수준이란 걸 생각하면 오히려 과한 스펙이다.

PC방 업계가 지금 수준의 하드웨어 스펙을 갖춘 계기는 지난 2016년 출시한 ‘오버워치’가 제공했다. 당시에도 PC방 점유율 1위를 자랑했던 ‘LoL’은 신작 ‘오버워치’의 출현에 왕좌를 장담할 수 없게 됐고, 이윽고 ‘오버워치’에 1위 자리를 내어주는 상황까지 갔다.

당시 엔비디아의 최신 그래픽카드 라인업은 GTX10 시리즈였고, 수년 동안 ‘LoL’이 누리던 PC방 점유율 1위 자리를 꿰찬 ‘오버워치’를 쾌적하게 가동하기 위해 PC방 업계에 하드웨어 업그레이드 이슈가 발생했다. 이듬해인 2017년 12월 ‘배틀그라운드’가 또다시 PC방 업계를 강타하면서 권장사양으로 제시된 GTX1060은 PC방이 갖춰야 할 최소 옵션이 됐다. 2018년부터 보급되기 시작한 RTX2060 역시 ‘오버워치’와 ‘배틀그라운드’를 좀 더 원활하게 가동할 수 있는 연장선에 그칠 뿐이다.

‘오버워치’와 ‘배틀그라운드’가 각각 PC방 최고 인기 게임으로 등극했지만, 결국 ‘LoL’의 복귀를 막기엔 역부족이었다. 2018년 하반기부터 다시 왕좌를 되찾은 ‘LoL’은 현재까지 압도적인 1위 자리를 유지하고 있으며, 주간 연속 1위 기록을 새롭게 써 내려가고 있다. PC방 손님 중 절반가량이 ‘LoL’을 찾고 있는 현실에서 더 이상의 업그레이드는 큰 의미가 없게 된 것이다.

과거 PC 업그레이드 이슈를 불러왔던 ‘오버워치’와 ‘배틀그라운드’
과거 PC 업그레이드 이슈를 불러왔던 ‘오버워치’와 ‘배틀그라운드’

고사양 멀티플랫폼 신작들이 몰려온다
‘LoL’을 비롯해 PC방 점유율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는 TOP10 게임 목록은 수년째 큰 변화 없이 고착되어 있다. 그나마 최근 출시한 ‘오버워치2’ 정도가 새로운 얼굴이라고 볼 수 있지만, 이 역시 권장사양이 GTX1060 수준이기 때문에 업그레이드를 고려할 수준이 아니다.

그러나 주요 게임사들이 기존의 모바일게임 일변도에서 벗어나 멀티플랫폼 게임을 지향하면서 상황은 변화를 맞이하고 있다. 신작 게임들이 모바일과 PC를 비롯해 콘솔 영역까지 범위를 확대해 나가면서 고품질의 그래픽을 구현하기 위해 높은 성능의 그래픽카드를 요구하게 된 것이다.

가까운 예로 넥슨이 지난달 개최된 ‘지스타 2022’를 통해 대대적으로 홍보에 나섰던 루트슈터 신작 ‘퍼스트 디센던트’의 경우 권장사양으로 RTX2060을 요구하고 있으며, 스팀 테스트를 진행한 PvP 신작 ‘워헤이븐’ 역시 동일한 수준의 그래픽카드가 필요하다. 향후 이들 게임이 PC방에서 인기를 끈다는 보장은 없지만, 상당수의 PC방에서는 원활한 구동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예시로 든 넥슨의 신작 게임은 시작에 불과하다. 북미와 유럽 진출을 목표로 한 멀티플랫폼 게임의 경우 콘솔 환경을 고려해 더욱 높은 PC 사양을 요구할 수 있으며, 이를 고려하지 않는다면 ‘고사양의 PC가 완비된 곳’이라는 PC방 이미지가 무색해질 수 있다. 이 같은 트렌드에 미리 대비하기 위해 현재 매장의 PC 사양이 어떤지 파악하고, 더 나은 게이밍 환경을 제공하기 위한 고민을 진지하게 할 때가 온 것으로 보인다.

‘퍼스트 디센던트’는 권장사양으로 RTX2060을 요구하고 있다.
‘퍼스트 디센던트’는 권장사양으로 RTX2060을 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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