月刊 아이러브 PC방 11월호(통권 384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차세대 하드웨어의 출시는 언제나 반갑지만 최근의 신제품 출시는 보급형보다 고성능 제품을 먼저 선보이는 것이 추세다. 인텔 역시 코드네임 ‘랩터레이크’로 명명한 자사의 13번째 코어 프로세서 제품군 중 상위 모델인 i9 시리즈 2종, 그리고 i7 시리즈 4종 등 6개 모델을 먼저 출시했다.

새로 선보인 인텔 13세대 CPU는 보급형인 i5 라인업에도 효율 담당 E코어를 배치하며 전체 성능의 상향평준화를 도모했다. PC방의 대세가 될 i5-13400에도 전작 i5-12600처럼 4개의 E코어가 배치된다. 다만 13600 이하 i5 라인업과 i3 라인업의 출시 일정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이번에는 PC방의 프리미엄 좌석에 적용할 수 있는 i5-13600K 프로세서에 대해 알아보자. 

4개 더 많아진 쓰레드 구성
i5-13600K는 전작의 상위 라인업 i7-12700과 쓰레드 구성이 20개로 같다. 다만 13600K는 P코어 6개, E코어 8개로 12+8 조합이고, 12700은 P코어 8개, E코어 4개로 16+4 조합이다. 같은 라인업인 i5-12600과 비교하면 P코어는 같고 E코어가 4개 더 많아졌다.

13600K의 동작 속도는 기본 3.5GHz, 최대 5.1GHz로 가용 범위가 전작보다 좀 더 넓어졌다. 12세대 12600K는 기본 3.7GHz, 최대 4.9GHz로 범위가 좀 더 좁다. 12700의 최대 속도는 12600과 같지만 기본 속도가 2.1GHz로 낮은 편이다. 게임 성능에 영향을 미치는 L3 캐시메모리는 13600K에 24MB가 탑재돼 25MB인 12700과 비슷하다.

전작 상위 모델보다 나아진 성능
엔비디아의 지포스 RTX40 시리즈처럼 인텔 13세대 CPU의 전작 대비 성능 향상 폭도 예상보다 큰 편이다. 무엇보다 i5 라인업에도 E코어가 탑재되면서 윈도우 11의 스레드 디렉터 성능에 따라 같은 라인업의 전작보다는 한두 단계 상위 모델과 비교해도 될 정도다.

이번 시간에는 전작의 i7 모델 i7-12700F와 성능을 비교해봤다. 메인보드를 B660 칩셋 제품으로 교체해 테스트 환경은 약간 다르지만 CPU 자체 성능에서 변수를 감안할 만큼의 차이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테스트 프로그램은 CPU-Z, 시네벤치 R20과 R23, 7-ZIP, 3DMark 등을 활용했다. 12700F 테스트와 같은 그래픽카드는 아니지만, ‘배틀그라운드’를 비롯한 게임 테스트를 통해 게이밍 PC에서 중요한 최저 프레임 수치를 측정했다. 이번에도 모든 테스트는 3회를 수행한 뒤 중간값을 도출했다.

인텔 기본 쿨러보다는 보급형 이상의 고성능 쿨러 사용이 요구된다
인텔 기본 쿨러보다는 보급형 이상의 고성능 쿨러 사용이 요구된다

테스트에 사용한 하드웨어는 △애즈락 B660M Phantom Gaming 4 D4 디앤디컴 메인보드 △ 써멀라이트 피어리스 어쌔신 120 SE ARGB CPU 쿨러 △삼성 DDR4-3200 16GB(8×2) 메모리 △이엠텍 지포스 RTX3070Ti BLACK EDITION D6X 8GB 그래픽카드 △WD 블랙 SN770 1TB M.2 NVMe SSD △마이크로닉스 캐슬론 M 750W 80PLUS BRONZE 230V EU 파워서플라이 등을 활용했다. 운영체제는 윈도우 11의 10월 25일 기준 최신 버전을 적용했다.

이번 테스트는 본 기사와 더불어 성능 향상과 함께 높아지는 CPU 온도를 잡기 위한 CPU 쿨러 관련 기사도 함께 진행했다. 쿨러 종류에 따른 온도 차이는 <30 페이지> 컴퓨팅기획 기사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돌려보자 벤치마크, 확인하자 성능향상
혹시나 하는 마음에 i9-12900 제품 패키지에 포함된 인텔 기본 쿨러를 장착해봤다. 하지만 CPU-Z의 벤치마크 테스트를 실행하니 5초가 채 지나지 않아 CPU 온도가 90도를 넘어섰고, 스트레스 테스트를 1분가량 진행하니 P코어 온도가 100도에 다다르며 스로틀링이 걸려 성능이 조금씩 저하됐다. 역시나 하는 심정으로 써멀라이트의 2팬 쿨러를 장착하니 같은 환경에서 온도는 최대 82도를 기록했고, 스로틀링이 걸리기 전까지 평균 80도를 넘지 않았다. 13세대 i5 이상의 CPU를 사용할 때는 적어도 보급형 이상의 고성능 쿨러 사용을 권장한다.

온도는 상당했지만 성능도 그에 못지않게 높았다. 싱글 쓰레드 성능은 818.8점으로 i9- 12900K(831점)과 큰 차이가 없고, 멀티 쓰레드 성능도 9,844.1점으로 12900K의 1만1,440점의 86% 수준이었다. 전 세대의 상위 모델과 비교해도 크게 뒤지지 않는 성능인데, 11세대 i9-11900K와 비교하면 성능 차이가 상당하다. 11900K의 멀티 쓰레드 점수는 6,522점으로, 13600K가 1.5배 더 높게 측정됐다.

CPU-Z 테스트 결과 i5-13600K의 성능은 i9-12900K에 견줄 만하다
CPU-Z 테스트 결과 i5-13600K의 성능은 i9-12900K에 견줄 만하다
13600K의 올코어 부스트 속도는 4.6GHz다
13600K의 올코어 부스트 속도는 4.6GHz다

3DMark의 CPU 프로파일 테스트에서는 최대 쓰레드 1만51점으로 12700F(9,486점)보다 6% 더 높다. 싱글 쓰레드 최대 속도가 5.1GHz로 같은 두 제품의 성능은 쓰레드 숫자가 많아질수록 격차가 점점 커진다. 타임스파이 테스트의 CPU 스코어는 13600K 1만5,124점으로 12700F(1만4,453점)보다 5%가량 높게 측정됐다.

3DMark CPU 프로파일 테스트 결과
3DMark CPU 프로파일 테스트 결과
타임스파이 테스트 결과
타임스파이 테스트 결과

시네벤치 테스트는 R20 버전 싱글 코어 765점, 멀티 코어 8,990점을 기록했다. 멀티 코어 점수는 12900의 7,470점보다 20% 더 높게 측정됐고, 싱글 코어 점수는 6점 차이로 12900를 제치는 성능을 보였다. R23 버전 점수는 싱글 코어 1,995점, 멀티 코어 2만1,672점을 기록했다.

게임 테스트, 그래픽 옵션 높여도 최저 97프레임
패키지 게임과 온라인 게임 하나씩을 택해 게임 플레이 테스트를 진행했다. ‘어쌔신크리드 발할라’는 그래픽 품질 ‘매우높음’과 ‘높음’으로, ‘배틀그라운드’는 캐주얼 모드로 1라운드를 진행한 뒤 다시보기를 통해 FRAPS로 프레임을 체크했다.

‘어쌔신크리드’에서는 ‘높음’ 옵션 테스트에서 최저 1% 102프레임, 최대 214프레임, 평균 137프레임을 기록했고, ‘매우높음’ 옵션은 최저 1% 97프레임, 최대 215프레임, 평균 128프레임을 기록했다. RTX3070Ti 그래픽카드 덕분에 프레임레이트 최대치와 평균이 높아졌지만, 최저 프레임도 게임을 즐기기에 부족하지 않을 만큼 충분하게 받쳐준다.

‘배틀그라운드’는 일명 ‘국민옵션’에서 포스트프로세싱, 텍스처, 거리보기를 제외한 항목을 ‘매우낮음’에서 한 단계 높은 ‘낮음’으로 설정했다. 비록 많은 적을 잡아내진 못했지만 나름 격렬한 전투를 벌였던 구간 5분을 테스트하니 최저 130프레임, 최대 223프레임, 평균 199프레임을 기록했다. 게임의 특성상 준비 단계를 제외하면 플레이어 10여 명이 한데 모이는 경우가 거의 없는데, 이 정도라면 참가인원의 절반이 6페이즈까지 살아서 모여들었다 해도 프레임레이트가 떨어질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될 듯하다.

‘어쌔신크리드 발할라’ 매우높음 옵션 테스트 결과. 일부 구간을 제외하면 75프레임 아래로 떨어지지 않는다.
‘어쌔신크리드 발할라’ 매우높음 옵션 테스트 결과. 일부 구간을 제외하면 75프레임 아래로 떨어지지 않는다.

12세대에 이어 관건은 윈도우 11의 ‘스레드 디렉터’
인텔이 12세대부터 대대적으로 적용하기 시작한 E코어의 핵심은 PC의 중심 프로그램과 보조 프로그램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분배할 수 있느냐는 점이다. 이는 CPU에서 판단하기보다 운영체제에서 판단해 프로세서의 리소스를 알맞게 끌어오는 것이 중요하다.

이제 보급형 i5 라인업에도 E코어가 도입됐으니 남은 것은 윈도우 11의 보급이다. 지난 9월 스팀 사용자 통계에 따르면 윈도우 11의 점유율은 24.84%로 천천히 높아지고 있다. 윈도우 10보다 보급이 좀 더 빠른 현재 추세대로라면 내년 중에는 게이밍 PC 중 절반에 윈도우 11이 도입될 수 있다.

하지만 편의보다 안정성이 더 중요한 PC방에서 윈도우 11의 도입은 아직 요원하다. 윈도우 10도 마찬가지로 출시 이후 PC방에 안착하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소요된 바 있다. 일반적인 PC보다 훨씬 많은 프로그램을 안정적으로 구동할 수 있어야 하는 만큼, 마이크로소프트가 윈도우 11 무료 업그레이드 기한을 좀 더 늦춰주기를 바라며 새 운영체제와 인텔 13세대 프로세서가 조화롭게 동반 상승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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