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방 RPG 점유율 10.45% vs 일반 게이머 RPG 이용률 41.0%
패키지게임 이용자 PC방 유입할 수 있다면 제2의 전성기 올 수도

2011년 ‘리그오브레전드(이하 LoL)’의 등장 이후로 PC방 점유율 최상위권에서 RPG 장르가 두각을 나타내는 모습은 찾기 어려워졌다. 과거 PC방 업계 황금기로 불리던 2000년대 ‘뮤 온라인’, ‘리니지’, ‘월드오브워크래프트(이하 WOW)’, ‘아이온’ 등이 PC방을 뜨겁게 달구던 모습과 대조적이다. 그나마 최근 ‘로스트아크’가 인기를 얻고 있는 것이 전부인데, RPG 장르가 과거의 영광을 뒤로하고 정말 게이머들에게 인기를 잃어가고 있는지 살펴봤다.

PC방 전문 리서치 게임트릭스가 발표한 월간 8월 게임동향에 따르면 1위 ‘리그오브레전드’의 AOS(MOBA) 장르가 점유율 42.64%를 차지했고, 2위 ‘피파온라인4’의 스포츠 장르는 11.37%를 기록했다. FPS 장르 점유율은 ▲3위 ‘서든어택’과 ▲4위 ‘배틀그라운드’ ▲6위 ‘오버워치’ ▲7위 ‘발로란트’를 합해 18.87%에 달했으며, 9위 ‘스타크래프트’의 RTS 장르가 2.34%를 기록했다.

반면 RPG 장르의 점유율은 ▲5위 ‘로스트아크’와 ▲8위 ‘메이플스토리’ ▲10위 ‘던전앤파이터’를 모두 합해 10.45%를 기록했다. PC방 TOP10 게임에서 RPG 장르 전체 점유율이 2위인 ‘피파온라인4’를 넘어서지 못 한 상황이 나타난 것이다. 이는 비단 지난달 성적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 최근 수년간 지속돼온 것이기 때문에 RPG 인기가 과거만 못 하다는 이야기가 나올 법하다.

2022년 8월 PC방 점유율 TOP10 현황 (자료=게임트릭스)
2022년 8월 PC방 점유율 TOP10 현황 (자료=게임트릭스)

하지만 전체 게이머를 대상으로 범위를 넓히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하 콘진원)이 최근 발간한 ‘2022 게임이용자 실태조사 보고서’를 보면 최근 PC 게임을 이용한 적이 있다고 응답한 이용자들 중 가장 많이 이용한 게임 장르는 RPG로 나타났다. 구체적으로 PC 게이머들이 이용한 게임 장르는 ▲RPG 41.0% ▲슈팅(FPS/TPS 등) 13.8% ▲시뮬레이션 13.2% ▲AOS(MOBA) 8.1% ▲스포츠 7.7% 순으로 나타나 PC방 점유율 순위와는 많은 차이를 보였다.

이처럼 전체 게이머들이 선호하는 게임과 PC방 점유율이 차이를 나타내는 이유는 일반 게이머들의 패키지게임 이용률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콘진원의 보고서에서 게이머들의 57.8%가 PC게임 소프트웨어 구매 경험이 있다고 응답했으며, 이 중 75.1%가 ‘스팀’ 등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구매했다고 답했다. 이는 PC 게이머들의 상당수가 스팀을 통해 게임을 즐기고 있다는 뜻으로, RPG 유저들의 다수가 가정 등 PC방이 아닌 곳에서 게임을 즐기고 있어 PC방 점유율과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는 결론이 나온다.

콘진원의 보고서를 통해 RPG 장르가 아직도 전체 게이머들에게 큰 인기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을 알 수 있다. 중요한 점은 이들 RPG 이용자들을 PC방으로 유입시킬 수 있는지 여부로, PC방 이용자들에게 다양한 패키지게임을 제공할 수 있다면 상당한 집객 효과를 발휘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PC방에서 패키지게임을 제공하는 서비스는 이미 존재한다. 스팀에서 유통되는 게임 중 일부를 PC방에서 플레이할 수 있도록 하는 ‘스팀PC카페’가 현재 서비스 중이다. 다만 ‘스팀PC카페’가 제공하는 게임 라인업은 스팀 플랫폼에서 유통하는 전체 게임 1만여 개 중 31개에 불과해 일반 게이머들에게 크게 어필할 수 없는 상황이다.

온라인게임과 달리 패키지게임은 일정 목표를 달성하면 다시 손을 대기 쉽지 않은 특징이 있다. 이러한 점을 감안한 새로운 패키지게임 서비스가 PC방에 도입된다면 PC방 업계가 제2의 전성기를 맞이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일반 게이머들의 PC 게임 주 이용 장르 (중복선택, 자료=콘진원)
일반 게이머들의 PC 게임 주 이용 장르 (중복선택, 자료=콘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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