月刊 아이러브 PC방 8월호(통권 381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코로나19는 집합금지와 영업제한으로 인한 피해 뿐 아니라 활발했던 PC방 업주들의 지역별, 상권별 소모임마저 중단시켰다. 애초에 정부에서 사적모임을 금지했기 때문에 모이고 싶어도 모일 수 없었고, 팍팍해진 삶으로 인해 정신적인 여유도 없었다. 이에 지난 2년 동안은 집회나 시위 자리에서나 겨우 만날 수 있었고, 대신 온라인으로 최소한의 커뮤니케이션을 이어 갔다. 영업제한 해제 후 한국인터넷PC카페협동조합(이사장 김기홍, 이하 PC카페조합)이 지난 6월 진행한 워크숍을 통해 전국 단위의 모임이 시작됐고, 이어 7월 15일 인천 PC방 업주들의 지역모임인 ‘인천모임’을 시작으로 지역 소모임 소식이 전국에서 들려오고 있다.

2년 만의 만남, 지역모임의 시발점된 조합 워크숍
2020년 여름 ‘집합금지’라는 초유의 사태로부터 PC방 업계에 악몽이 시작됐다. 이때부터 PC방 커뮤니티에는 집회와 시위에 동참을 호소하는 게시물 외에 맘 편히 웃고 떠들 수 있는 모임 소식은 들리지 않았다. 영업제한 등의 영향도 있었지만 그동안 경험하지 못했던 절체절명의 위기 속에 모임을 가질 여력이 없었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생존권 사수를 위한 집회와 시위에는 많은 PC방 업주들이 모였다. 대규모 기자회견, 차량시위, 합동분향소 운영, 천막농성 등에 직접 참여하거나 지원과 응원을 위해 전국 방방곡곡에서 발길이 이어졌다. 다만, 목적 자체가 정부의 불합리한 방역규제에 대한 저항이었기 때문에 다소 격앙되고 무거운 분위기일 수밖에 없었다.

이러한 PC방 업계의 어둡던 분위기가 해소되기 시작한 시점은 거리두기 해제 이후다. 특히 PC카페조합 워크숍은 2020년 여름 이후 처음으로 PC방 업주들이 전국에서 한자리에 모인 뜻깊은 자리가 됐다. 생존권을 호소했던 투쟁의 목소리 대신 웃음과 즐거움이 넘치는 자리가 됐고, (사)한국인터넷PC문화협회 회장단과 국민의힘 최승재 의원까지 참석해 화합의 장이 되기도 했다.

그러나 더욱 세밀하고 깊이 있는 정보교류는 지역모임이 더 유리하다. 익숙한 상권정보와 지역 상황에 대한 공감대와 이해가 높기 때문이다. 결국 PC카페조합 워크숍 이후 얼마 지나지 않아 PC방 커뮤니티에서는 지역모임 게시물이 등장했다. 인천 지역의 PC방 업주들이 ‘인천모임’을 개최한다는 소식이었다. 약 2년여 만의 일이다.

‘인천모임’ 후 전국적으로 지역모임 확산
지난 7월 15일 인천 삼산동 먹자골목에서 진행된 ‘인천모임’은 2년 만에 PC방 커뮤니티를 통해 모임 개최 소식을 대대적으로 전하면서 업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보통 10여 명 안팎으로 모였던 코로나19 발생 이전과 달리 20명이 넘는 PC방 업주들이 한자리에 모이면서 지역모임의 활성화를 기대케 했다.

이날 모임 장소에서는 간단한 상견례와 함께 PC방이라는 공통 분모를 두고 이야기꽃을 피웠다. 대화의 주제도 다양했다. PC방 협단체에서부터 인천 지역 내 상권 소식, 지자체의 PC방 정책, 손실보상 등 정부 지원 내용, 만연하게 확산되고 있는 디도스 공격, 피싱 문자와 메일, 가상화폐에 대한 정보교류 등 폭넓은 대화들이 오갔다.

하지만 2차와 3차를 거치면서는 보다 사교적인 모임으로 거듭났다. 치맥을 즐겼던 2차에서는 각자의 인생 이야기와 무용담들로 웃음보따리를 풀었고, 커피로 마무리되었던 3차 자리에서는 그동안 아쉬웠던 지역모임에 대한 필요성과 앞으로의 계획들을 논의했다. 이처럼 단순히 정보만 나누는 딱딱한 자리가 아니라 삶을 공유하는 사교모임으로 친분을 다지는 것이 지역모임의 백미라 하겠다. 실제로 인천모임은 캠핑과 등산 등 지속적인 모임을 계획했다.

이렇게 인천모임을 시작으로 전국에서 지역모임이 활성화될 조짐이 보이고 있다. 이미 전라남도 목포를 중심으로 지역모임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고, 영남권과 충청권에서도 지역모임을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천모임이 선도적으로 코로나19 이후 2년 만의 지역모임을 개최하자 타 지역에서도 모임 소식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 같은 지역모임은 출혈경쟁이나 디도스 공격과 같은 적대적 상황을 예방하고, 상생과 협력 분위기를 조성하는 긍정적 효과를 유발한다. 지금 당장이라도 상권모임이나 지역모임에 나서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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