月刊 아이러브 PC방 6월호(통권 379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로스트아크>는 지난해 초부터 최근까지 PC방 점유율 TOP5를 안정적으로 유지해 오고 있으며, 글로벌 출시 후에도 승승장구하는 모습으로 국산 MMORPG의 새 역사를 쓰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신규 대륙 업데이트로 좋은 분위기를 이어가던 <로스트아크>는 갑작스러운 디렉터 하차 소식을 전하며 많은 이들을 당혹스럽게 했다.

건강상의 이유로 하차를 예고한 금강선 디렉터는 <로스트아크>를 이끌며 PC방 MMORPG 판도는 물론 국내 게임업계 전반에 지대한 영향을 끼쳐왔다. Pay to Win(P2W)으로 조롱받던 국산 MMORPG가 세계적 인기를 끌 수 있도록 <로스트아크>가 어떠한 길을 걸어왔는지 되짚어보면서, 디렉터 교체 후의 <로스트아크>는 어떠한 길을 걸어갈지 전망해봤다.

평범한 K게임에서 세계적 게임으로
글로벌 MMORPG 무대에서 <로스트아크>의 평가는 <월드오브워크래프트>나 <파이널판타지14> 등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난달 스팀 플랫폼을 통해 제공되는 유럽과 북미 서버 접속자 수는 일일 60만 명 수준으로 스팀 전체에서도 선두권이며, 다수의 외신에서 최고의 MMORPG를 거론할 때 빠지지 않고 등장한다.

하지만 <로스트아크>가 처음부터 이런 호평을 받은 것은 아니다. 지난 2018년 <로스트아크>가 서비스를 시작할 당시에는 시기적으로 이점이 매우 컸다. 글로벌 MMORPG 장르의 인기가 시들해지면서 <월드오브워크래프트>가 큰 부진을 겪고 있었고, PC방을 비롯한 국내 사정 또한 크게 다르지 않았다. 게이머들의 MMORPG에 대한 갈증 속에 <로스트아크> 출시는 크게 주목받았고, 이를 증명하듯 엄청난 접속 대기열이 연일 이어지기도 했다.

그러나 아쉽게도 <로스트아크>의 ‘오픈 효과’는 그리 오래가지 못했다. 개선될 조짐이 보이지 않는 엄청난 대기열 속에 이용자 수는 점차 줄어들기 시작했으며, 모바일 게임에서나 볼법한 BM 구조는 이용자 감소를 부채질했다. MMORPG의 꽃이라 불리는 레이드 던전을 즉시 완료하게 해주는 상품을 판매했던 기억은 아직도 <로스트아크>의 흑역사로 꼽히고 있다.

<로스트아크>가 본격적으로 이용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것은 2021년부터다. <로스트아크> 세계관에서 적대 세력인 ‘패트라니아’의 군단장들이 레이드 던전으로 모습을 드러냈고, 2021년 한 해 동안 그야말로 숨 가쁘게 업데이트를 진행했다. 이를 통해 그동안 발길을 돌렸던 기존 이용자들의 복귀는 물론 타 게임에서 유입되는 이용자도 폭발적으로 늘어나 <로스트아크>가 명실상부 국내 MMORPG 1위 자리를 굳히기 시작했다.

지난달 스팀 글로벌 서버 일일 접속자 수

2021년 군단장 레이드 던전 도입은 <로스트아크>가 PC방에서의 입지를 다지는 데에도 큰 역할을 했다. 1월 ‘마수군단장 발탄’ 업데이트로 PC방 점유율 랭킹 TOP10에 복귀했으며, 2월 ‘욕망군단장 비아키스’ 업데이트 이후에는 TOP5까지 넘보게 됐다. 이후 ‘광기군단장 쿠크세이튼’과 ‘몽환군단장 아브렐슈드’ 업데이트로 이어지면서 PC방 MMORPG 1위는 <로스트아크>라는 공식을 확정하게 된다.

지난해 <로스트아크>의 이 같은 흥행에는 탄탄한 콘텐츠 업데이트와 함께 기존 K게임과 다른 BM 구조도 큰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우선 <로스트아크>에서는 아이템 업그레이드 실패 시 아이템 자체가 파괴되는 일이 없다. 대부분의 국산 게임이 아이템 파괴 리스크를 유지하는 것과는 크게 비교된다. 아울러 유료 상품을 통한 아이템 획득 확률을 증가시키는 시스템도 없다. 특히 지난해 말부터 매출 저하를 감수하고 던전 추가 보상을 인게임 재화로 획득할 수 있도록 변경한 점은 이용자들로부터 크게 환영받았다.

탄탄한 콘텐츠와 합리적인 BM으로 무장한 <로스트아크>는 올해 2월 비로소 북미와 유럽으로 무대를 확장했다. 글로벌 서버 출시 전 다수의 외신은 K게임의 이른바 P2W 시스템을 우려했으나, 출시 초기의 시행착오를 발판으로 수많은 담금질을 거친 <로스트아크>는 예상과 달리 선전했다. <로스트아크> 글로벌 서버는 지난달부터 ‘군단장 레이드’가 업데이트되기 시작했으니 향후 인기는 더욱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위기 때마다 빛을 발한 소통의 카리스마
오랜 시간과 큰 비용을 들여 AAA급 MMORPG로 출시된 <로스트아크>는 그 배경에 비해 오픈 효과가 너무나도 쉽게 사그라들었다. 한번 돌아선 이용자들의 마음을 다시 되돌리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닐 수 없는데, <로스트아크>를 총지휘하는 금강선 디렉터는 위기 때마다 직접 이용자들 앞에 나서서 특급 소방수 역할을 수행했다.

2019년 11월 출시 1주년을 기념해 개최된 ‘루테란 신년 감사제’는 120여 명의 이용자를 초청해 3시간 넘게 진행된 <로스트아크> 첫 이용자 간담회였다. 당시 이용자들은 아이템 재련과 일일 퀘스트 등 게임 콘텐츠에 대해 많은 불만을 품은 상황이었는데, 이러한 이용자들의 니즈를 파악하고 그에 맞춰 내놓은 업데이트는 이용자들의 여론을 ‘한 번 믿어보자’로 바꾸는데 성공했다.

2020년에 개최한 <로스트아크> 축제 ‘로아온’은 <로스트아크>가 지금의 명성을 갖게 해준 시발점이라고 볼 수 있다. 2020년 로아온은 MMORPG 장르의 꽃이라 불리는 대규모 레이드 던전인 ‘군단장 레이드’가 <로스트아크>에 도입된다는 소개와 함께, <로스트아크> 이용자들이 입을 모아 호평한 ‘베른 남부’ 대륙이 세상에 공개된 행사였다. 금강선 디렉터는 약 4시간 동안 진행된 이날 행사에서 이용자들이 실시간으로 게재하는 댓글을 수시로 확인하며 소통하는 이미지를 구축하는 데에도 성공했다.

2020년 로아온 이후 <로스트아크>는 발탄과 비아키스, 쿠크세이튼의 ‘군단장 레이드’를 쉴 틈 없이 업데이트했다. 동일 장르의 게임들에서 1년에 한 번 나올법한 콘텐츠가 연달아 출시되면서 <로스트아크>의 PC방 사용량과 점유율도 수직 상승했는데, 금강선 디렉터는 아직 목이 말랐는지 2021년 여름 시즌을 앞두고 또 한 차례 행사를 예고했다.

‘로아온 미니’라는 이름으로 예고됐던 2021년 여름 업데이트 프리뷰 행사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기존의 행사보다 가벼운 느낌이었다. 하지만 실제 로아온 미니 행사는 4시간을 훌쩍 넘긴 시간과 더불어, 업데이트 로드맵 발표 등 기존의 행사에 비해 전혀 뒤떨어지지 않은 내용을 담았다. 금강선 디렉터의 소통 행보는 이 행사에서도 역시 이어졌다.

2021년 연말을 장식한 ‘로아온 윈터’ 행사는 장장 8시간에 걸친 대규모 행사였다. 금강선 디렉터는 업데이트 로드맵을 소개하며 새로운 콘텐츠를 기대하는 이용자들의 니즈를 충족시킨 것은 물론, 회사의 매출 저하를 감수하고 이용자 편의를 위해 게임 시스템을 변경하는 모습을 보이며 <로스트아크> 이용자뿐 아니라 국내 주요 게임사들에 큰 메시지를 전달했다.

금강선 디렉터는 인게임 공지사항을 실시간으로 작성하는 모습을 보이며 이용자들과 적극 소통하는 행보를 펼치기도 했다. 또 예고 없는 온라인 생방송을 통해 <로스트아크>의 최근 근황과 이용자들 간의 주요 이슈를 살피는 행보를 펼침으로써 <로스트아크> 유저들의 충성도를 높이는데 크게 기여했다. 지난달 진행된 생방송에서 금강선 디렉터가 건강 악화로 디렉터 직을 내려놓겠다고 밝히면서 앞으로 있을 <로스트아크> 행사부터는 후임 디렉터가 이용자들을 맞이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디렉터가 바뀌더라도 <로스트아크>는 지금의 기조를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

한편, <로스트아크>의 성공은 비단 매출을 많이 발생시키는 것만이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 보여준다. 주요 게임사들은 <로스트아크> 쇼케이스를 벤치마킹한 듯 이용자들과 거리를 좁히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으며, 이를 통해 금강선 디렉터가 국내 게임 업계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쳤는지를 엿볼 수 있다.

지난달 ‘엘가시아’ 대륙을 업데이트한 <로스트아크>는 이제 새로운 막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 금강선 없는 <로스트아크>를 우려하는 시각은 분명히 존재하지만, 글로벌 흥행을 등에 업고 더욱 도약할 것이라는 기대감도 상당하다. 올해 초 PC방 점유율 2위까지 올라섰던 <로스트아크>가 향후 어떤 모습을 전개해 나갈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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