月刊 아이러브 PC방 12월호(통권 397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지난 5월 정부의 코로나19 종식 선언 이후 PC방은 회복기에 접어들었다. 흐릿했던 성수기와 비수기 사이의 경계는 다시 명확해졌고, PC방을 떠났던 게이머들의 발걸음이 다시 하나둘 돌아오고 있다. 아직 갈 길이 멀지만 PC 가동률도 코로나 시국에 비하면 제법 올라온 상태다.

PC방이 이전의 모습을 되찾는 데 있어 가장 큰 역할을 해줘야 하는 것은 누가 뭐래도 TOP10 게임일 것이다. 최근의 PC방 게임 점유율을 살펴보면 상위 10개 게임의 점유율 합이 90%에 육박해 예전보다 TOP10의 지위가 더욱 공고해진 모양새다. 이에 PC방 TOP10 게임의 올해 활약을 다시 되돌아봤다.

올해도 든든했던 1위 ‘리그오브레전드’
2023년에도 ‘리그오브레전드(이하 LoL)’는 PC방 점유율 1위를 굳건히 지키며 집객에 많은 역할을 했다. 특히 랭킹 시스템을 대폭 개선하면서 이전보다 더 활기찬 모습을 연출했다. 다만 PC방 이벤트에 있어선 여전히 아쉬운 상황인데, 이 탓에 일일 점유율 1위 자리를 잠깐이지만 내어주는 모습도 나타났다.

올해 ‘LoL’은 연 단위로 운영되는 시즌을 두 개의 스플릿으로 나눠 운영하는 한편, 승급전 폐지와 에메랄드 랭크를 새로 도입해 변화를 도모했다. 꾸준히 오래 플레이하면 자연스레 랭크가 올라가게 되면서 PC방 ‘LoL’ 사용량과 점유율도 고공행진을 이어갔다.

하지만 게임 밸런스를 유지한다는 이유로 PC방 이벤트에 인색한 모습은 여전했다. 여름 성수기 시작과 함께 ‘피파온라인4(현 FC 온라인)’이 PC방 이벤트를 공격적으로 전개하면서 잠깐이지만 PC방 1위 자리를 내어주기도 했다. ‘LoL’이 PC방 일일 점유율 1위에서 밀려난 것은 지난 2018년 ‘배틀그라운드’ 흥행 이후 5년 만이다.

‘피파온라인4’는 ‘FC 온라인’으로
‘LoL’에 이어 두 자릿수 점유율을 자랑하는 ‘피파온라인4’는 올해 역대급 활약을 펼쳤다. 앞서 언급했듯 PC방 점유율 1위에 깜짝 올라서는 기염을 토했고, ‘FC 온라인’으로 이름을 바꾼 이후에도 활약은 지속되고 있다.

‘피파온라인4’가 PC방 점유율 1위로 올라설 조짐은 연초부터 나타났다. 1월 1일 전개한 특별 이벤트로 사용량이 급증하면서 ‘LoL’과의 점유율 차를 0.16%p까지 좁혔다. 그동안 넘지 못할 산처럼 느껴졌던 ‘LoL’의 벽이 허물어질 뻔한 순간이었는데, 급기야 7월에는 하루 천하였지만, 점유율 1위 자리를 두 차례나 뺏어오기도 했다.

개발사 EA와 FIFA의 로열티 문제로 ‘피파온라인4’는 9월 ‘FC 온라인’으로 리브랜딩 과정을 거치기도 했다. 게임명이 바뀌는 흔치 않은 상황에서도 ‘FC 온라인’의 PC방 점유율은 여전히 2위를 공고히 지키고 있으며, 겨울방학이 시작되면 다시금 강력한 PC방 이벤트를 전개할 전망이다. 한 번 뺏어본 자리, 다시 뺏어오는 것은 어렵지 않다.

20주년 맞아 최고 활약 펼친 ‘메이플스토리’
이제는 ‘방학 게임’으로 부르기 미안한 ‘메이플스토리’의 올해 활약도 대단했다. 상반기에 진행된 20주년 이벤트로 성수기 못지않은 점유율을 보여줬는데, 여름에는 대규모 업데이트인 ‘NEW AGE’를 적용하면서 역대 최고 점유율을 기록하기도 했다.

특히 PC방 TOP10 게임 중 두 자릿수 점유율을 기록한 게임은 최근 수년간 ‘LoL’과 ‘FC 온라인’ 뿐이었는데, ‘메이플스토리’의 점유율이 잠시나마 10%를 돌파하면서 서비스 20년 만에 최고 전성기를 구가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세 차례에 걸쳐 진행한 대규모 업데이트와 PC방 이벤트의 힘으로 ‘메이플스토리’의 선전은 여름 내내 이어졌다. 최근에는 그 강력함이 다소 사그라들었지만 이제 주 무대인 겨울방학이 다가오고 있으니 ‘메이플스토리’의 점유율이 다시 오를 가능성은 충분하다.

냉탕과 온탕을 오고갔던 ‘로스트아크’
올해 ‘로스트아크’는 서비스 이래 최고 위기를 겪었다. 지난해 3인 수석팀장 체제로 변경되면서 소통의 부재가 끊임없이 지적됐는데, 콘텐츠 업데이트의 지연과 난데없는 역사 논란 이슈가 겹치면서 유저 수가 급감했다. PC방 RPG 장르 1위 자리도 ‘메이플스토리’에 넘겨줬으며, 그 격차는 갈수록 커져만 갔다.

그동안 ‘로스트아크’는 여름과 겨울에 대규모 업데이트를 해왔지만, 올해 초부터 굵직한 업데이트가 2월 말로 밀리면서 성수기 효과를 온전히 누리지 못했다. 급기야 여름 성수기에는 그나마 있던 업데이트도 전무한 상황으로 알려지면서 유저들의 반발은 극에 달했다. 역사 논란은 기름을 끼얹는 역할을 했을 뿐, 콘텐츠 업데이트의 부재가 ‘로스트아크’의 부진을 이끈 주원인으로 꼽힌다.

일선에서 물러났던 금강선 전 디렉터가 다시 전면에 나서면서 다행히 사태는 일단락됐다. 유저들의 불만에 대해 상세히 소통하는 한편, 업데이트가 늦어졌어도 모두를 만족시킬 만큼의 결과물을 보여주면서 돌아선 민심을 기적적으로 반전시켰다. PC방 이벤트 역시 과거와 달리 풍성한 혜택을 제공하면서 이전의 지위를 되찾아가는 중이다. 다만 ‘메이플스토리’의 주 무대인 겨울이 시작되는 만큼 RPG 1위 자리를 되찾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FPS 왕좌가 바뀌었다
PC방 FPS 1위를 지켜오던 ‘서든어택’이 밀려나고, 그 자리에 새로이 ‘발로란트’가 올라섰다. 지난해부터 역주행을 보여왔던 ‘발로란트’는 젊은 게이머들에게 대세 게임으로 자리매김하면서 PC방에서의 위치 역시 서비스 이래 최고조를 달리는 중이다.

20대 이하 게이머들에게 최고 인기 게임은 ‘LoL’보다 ‘발로란트’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최근 ‘발로란트’의 활약이 눈에 띈다. ‘LoL’과 마찬가지로 ‘발로란트’ 역시 PC방 이벤트에는 인색한 편인데, ‘피파온라인4’가 그러했듯 ‘서든어택’이 잃어버린 왕좌를 되찾기 위해서는 보다 강력한 PC방 이벤트가 필요해 보인다.

이스포츠 리그를 폐지한 ‘오버워치2’는 큰 기복 없이 장르 3위를 유지하고 있는 가운데, ‘배틀그라운드’는 스팀 버전에서도 PC방 과금을 시작하면서 업주들의 원성을 사기도 했다. 기존 ‘카카오 배그’와 동일한 혜택을 제공하면서 PC방 접속을 유도했지만, 정작 PC방 점유율은 큰 변동이 없어 누구를 위한 PC방 혜택이냐는 비판이 이어질 전망이다.

TOP10 말석의 현황
PC방 TOP10 게임 중 가장 기복이 없는 게임은 ‘스타크래프트’다. 올해도 ‘스타크래프트’는 성수기와 비수기를 가리지 않고 꾸준한 인기를 자랑하며 3040 손님과의 가교역할을 확실하게 해냈다.

반면 신규 대륙 ‘선계’ 출시 등 대규모 업데이트를 적용한 ‘던전앤파이터’는 예상외로 저조한 성적을 기록했다. TOP10 말석에서 치고 올라올 법한 규모의 업데이트에도 불구하고 유저들의 니즈를 충족시키지 못하면서 점유율 순위는 요지부동이었다. 다만 최근 진행한 쇼케이스 이후 분위기 반전이 감지되면서 올겨울 활약은 기대해볼 만하다.

한편, 웬만하면 큰 변화가 없는 PC방 TOP10 게임에 새로운 바람을 불어줄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디아블로4’는 초반 반짝 흥행 이후 TOP10 밖으로 밀려나는 안타까운 모습을 보였다. 비싼 패키지 가격, 그리고 디아블로 시리즈의 팬덤을 고려하면 PC방에서 높은 경쟁력을 발휘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이해하기 어려운 게임 운영을 지속하면서 ‘디아블로4’의 인기는 빠르게 식어갔다.

분위기를 반전시킬 시즌1이 출시 한 달 반 만에 시작됐음에도 하락세는 지속됐으며, 유저 피드백을 대폭 반영한 시즌2가 시작됐음에도 TOP10 문턱을 다시 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디아블로4’가 다시금 TOP10에서 빛나는 장면은 내년 말 예정된 확장팩 출시 이후에나 기대해볼 수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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