月刊 아이러브 PC방 11월호(통권 384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지난 9월 말 AMD 라이젠 7000 시리즈 라파엘 프로세서 4종이 출시됐다. 이어 10월 둘째 주에는 인텔 코어 13세대 랩터레이크 프로세서 6종이 시장에 나왔다. 얼리어답터 누리꾼들은 저마다 신제품에 대한 의견을 나누고 있는데, 안타깝게도 두 제품군의 공통점으로 전작 대비 높아진 온도가 꼽히고 있다.

지난 10월 AMD 7600X에 이어 이번 달에는 인텔 i5-13600K 프로세서의 온도를 측정해봤다. 10월 20일 출시된 i5-13600K는 P코어 6개, E코어 8개로 총 20쓰레드를 품은 보급형 CPU로, 동작 속도도 전작 대비 빨라져 i5 라인업에서도 최대 5.0GHz 이상의 속도를 경험할 수 있게 됐다.

CPU 온도 마지노선 80도를 지켜라
일반적으로 PC 가동 중 CPU의 온도는 80도 이하라면 큰 문제가 없다. 몇 시간 동안 70도 후반을 유지하더라도 CPU는 제 성능을 온전히 발휘할 수 있다. 하지만 90도에 육박한다면 사용을 잠시 멈춰 온도를 다소 낮춰줄 필요가 있고, 이런 상황이 반복된다면 CPU 쿨러의 쿨링팬 등 PC 냉각 시스템을 점검할 필요가 있다.

CPU 온도가 100도에 다다른다면 PC 사용을 멈추고 쿨러가 정상 작동하는지 확인해야 한다. PC가 당장 동작을 멈추지는 않지만 CPU가 고온으로 인한 손상을 막기 위해 성능을 강제로 낮추는 쓰로틀링이 걸리게 되고, 정상 온도로 낮아질 때까지 제 성능을 발휘하지 못하게 된다. 온도가 100도 이상으로 높아진다면 쿨링팬 청소, 서멀컴파운드 재도포 등 대안을 강구해야 한다.

이번 테스트에 사용한 i5-13600K는 P코어에 E코어까지 더해져 전작보다 평균 온도가 좀 더 높아졌다. i9 프로세서에 포함된 기본 쿨러로 온도를 테스트한 결과, 전 코어 100% 가동 시 4.8초 만에 P코어 하나가 100도를 기록했고, 10여 초가 지나자 6개 코어 중 4개가 100도가 되면서 성능이 하락하기 시작했다. 상대적으로 온도가 낮은 E코어도 88~89도까지 높아지면서 제 성능 발휘를 기대하기 어렵게 됐다.

PC방에서 사용하는 CPU 쿨러는 대부분 120mm 쿨링팬 1개가 장착된 2~3만 원대의 타워형 쿨러다. 저렴한 가격에 기본 쿨러보다 나은 성능을 제공하지만, 인텔 13세대의 보급형 CPU에 사용하기에는 조금 부족하다. 한 업계 관계자는 적어도 2열 수랭 쿨러를 사용해야 냉각 성능이 효과를 발휘할 것이라고 귀띔했다. ‘드디어 일체형 수랭 쿨러의 전성기가 오는 것인가’ 하는 생각이 뇌리를 스쳤다.

기본 쿨러나 저가형 제품으로는 ‘답이 없다’
기본 쿨러나 저가형 제품으로는 ‘답이 없다’
최신 CPU의 동작 클럭은 5.0GHz 이상으로 높아졌다
최신 CPU의 동작 클럭은 5.0GHz 이상으로 높아졌다

5만 원대 공랭 vs 7만 원대 2열 수랭 vs 26만 원대 3열 수랭
아직 신제품 CPU들의 가격대는 PC방 도입을 결정하기 망설여질 만큼 높게 책정돼 있다. 원달러 환율이 1,400원대까지 높아진 탓도 있고, 제조사들이 권장소비자가격을 다소 높게 책정한 것도 원인이다. 아직 6~8쓰레드 이하 CPU를 사용하고 있는 PC방이라면 이번 세대보다는 이전 세대 제품으로의 업그레이드를 통해 가성비의 개선을 도모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신제품이 출시된 시점에서 전작을 선택하지 않겠다는 사람도 있다.(기자가 그렇다) 그렇다면 CPU의 선택은 확정이고, 다음은 높아진 온도를 더욱 냉철하게 달래줄 CPU 쿨러가 필요하다. 이에 고성능 공랭 쿨러와 보급형 2열 수랭 쿨러, 그리고 고가·고성능의 3열 수랭 쿨러 3종으로 테스트를 진행해 가성비가 가장 높은 선택이 무엇일지 알아봤다.

공랭 쿨러는 서린씨앤아이가 유통하는 써멀라이트의 2팬 쿨러 ‘PEERLESS ASSASSIN 120 SE ARGB(이하 어쌔신120)’다. 현재 가격비교사이트에서 최저가 5만 원대 후반에 판매되고 있다. 2열 수랭 쿨러는 이엠텍의 140mm 쿨링팬 2개를 장착하는 ‘레드빗 280 ARGB(이하 레드빗280)’로, 수랭 쿨러 중에서는 비교적 저렴한 7만 원대의 제품이다. 3열 수랭 쿨러는 커세어의 ‘iCUE H150i 엘리트 카펠릭스(이하 h150i)’로, 이번 테스트에 사용한 제품 중 가장 비싼 25만 원대 제품이다.

써멀라이트 공랭 쿨러는 높이 155mm로 대부분의 PC 케이스에 무리 없이 장착할 수 있고, 이엠텍 2열 쿨러 역시 240mm 라디에이터 설치는 대부분의 케이스에서 지원하고 있다. 다만 커세어 3열 쿨러는 케이스가 360mm 라디에이터 장착을 지원해야 하는데, 국내에 판매되는 케이스 1,530여 제품 중 1/3가량이 전면이나 상단에 3열 쿨러를 장착할 수 있다. 때문에 소수의 프리미엄 좌석 PC에 3열 수랭 쿨러 장착을 원한다면 케이스가 이를 지원하는지 확인하고, 장착을 지원하지 않는다면 업그레이드 비용에 케이스 가격도 더해야 한다.

써멀라이트 Peerless Assassin 120 SE ARGB
이엠텍 REDBIT 280 ARGB
커세어 iCUE H150i Elite Capellix

테스트 시스템은 인텔 i5-13600K 프로세서, ASRock B660M Phamtom Gaming 4 D4 디앤디컴 메인보드, 삼성 DDR4-3200 16GB(8×2) 메모리, 이엠텍 지포스 RTX3070Ti BLACK EDITION D6X 8GB 그래픽카드, 웨스턴디지털 SN770 블랙 1TB M.2 NVMe SSD, 마이크로닉스 캐슬론M 750W 80PLUS BRONZE 230V EU 파워서플라이 등을 조합했다. 모니터는 큐닉스 QX327F 180 HDR 강화유리 제품을 사용했다.

전작보다 좀 더 뜨거워진 인텔 13세대 프로세서
전작보다 좀 더 뜨거워진 인텔 13세대 프로세서

아이들 상태 온도, 3개 제품 모두 28~33도 사이
차례대로 쿨러 3개를 장착하고 부팅 직후 확인한 온도는 낮게는 28도, 높게는 33도 정도로 양호했다. CPU-Z의 스트레스 테스트로 20개 쓰레드 모두 5분간 100% 가동해 온도를 측정하니, 어쌔신120은 최대 87도까지 상승했고 H150i는 최대 82도, 레드빗120은 80도를 기록했다. E코어의 최대 온도는 어쌔신120이 76도, 수랭 쿨러 2종은 70~71도를 기록했다.

다만 5분간의 테스트에서 온도 변화 폭이 조금씩 다른데, 어쌔신120은 5분 동안 P코어 전체가 70도 중반을 유지했고, 수랭 쿨러 2종은 최대 온도를 기록한 시간을 제외하면 대부분 70도 초반에서 평균 온도가 더 높아지지는 않았다. 또한, 13600K의 멀티 쓰레드 성능이 9,880점대를 유지하다가 성능이 조금씩 하락하기 시작하는 시간을 측정했는데, 어쌔신120은 3분 중반, 레드빗120은 4분 초반을 기록했고, H150i는 5분이 지나도 성능이 하락하지 않았다.

게임 플레이 온도도 3개 쿨러 모두 ‘적합’
게임 테스트는 FPS 게임 ‘배틀그라운드’, MMORPG ‘로스트아크’를 각각 1시간 동안 플레이했다. 두 게임 모두 그래픽 옵션은 일반적인 ‘높음’ 수준으로 세팅했고, 다시보기와 프랩스 프로그램을 활용해 테스트 환경에 객관성을 유지했다.

‘로스트아크’를 1시간 동안 부하를 주면서 P코어의 온도를 측정하니 비교적 정직한 결과가 도출됐다. 어쌔신120은 최저 56도, 최고 61도를 기록했고, 레드빗280은 최저 49도, 최고 58도를 기록했다. h150i는 최저 48도, 최고 53도로 가장 낮은 온도를 유지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배틀그라운드’ 역시 격차는 ‘로스트아크’보다 적었지만 결과는 마찬가지였다. 어쌔신120은 최저 50도 최고 60도, 레드빗280은 최저 49도 최고 54도, h150i는 최저 49도 최고 53도를 기록했다. 결과적으로는 세 제품 모두 게임 플레이 중 온도는 문제없다는 결론이다.

그렇다면 문제는 가격이다. 역시 가장 비싼 커세어 H150i가 장시간 저온을 유지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성능은 가장 높게 측정됐다. 하지만 25만 원대의 가격대는 많은 PC에 적용하기에 부담스럽다. 5만 원대의 써멀라이트 어쌔신120은 장시간 게임을 즐겨도 CPU 온도를 60도 이하로 유지할 수 있지만, 높은 부하가 걸릴 때는 80도에 근접하며 약간 불안하다. 이엠텍 레드빗280은 2열 수랭 쿨러로서는 비교적 저렴한 7만 원대 가격으로 풀로드 시에도 70도 중반, 게임 플레이 시 50도 중반을 유지할 수 있는 제품이다. 이번 세대 CPU가 쿨러의 전성기를 다시 불러올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3개 쿨러 모두 게이밍 쿨러로서 합격이다
3개 쿨러 모두 게이밍 쿨러로서 합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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