月刊 아이러브 PC방 11월호(통권 384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PC방 업계는 지난 10월 15일 카카오게임즈에서 서비스하고 있는 주요 게임들의 서비스 장애 현상을 겪었다. 하지만 이 같은 서비스 장애는 PC방에만 영향을 준 것이 아니라 카카오 데이터센터에서 화재가 발생해 카카오의 모든 기능이 중단되는 먹통 대란 때문이었다. 국민 메신저 카카오톡은 물론 포털사이트 다음 등 카카오가 제공하는 서비스 대부분이 중단됐고, 이는 국가적 재난으로 평가됐다. 결국 보상안이 쟁점이 되고 있으며, 이는 PC방에도 큰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단순 게임 접속 장애 아닌 카카오 먹통 대란
국가적 재난이라 할 만큼 충격을 가져다준 ‘카카오 먹통 대란’의 원인은 지난 10월 15일 SK 판교 데이터센터에서 발생한 배터리 화재가 원인이었다. 공식적으로는 10월 15일 오후 3시 30분 사고가 발생해 10월 20일 오후 11시에 복구가 완료됐다. 데이터센터의 작은 배터리 화재로 시작된 사고가 이처럼 국가적 대란으로까지 평가되고 있는 원인은 카카오톡 등 카카오가 서비스하고 있는 IT 기술이 국민들의 일상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화재 사고 이후 서비스 정상화에 127시간 30분이 걸릴 만큼 장애가 장기화된 원인에는 다양한 문제가 지적된다. 우선 작은 화재 하나를 통제하지 못한 데이터센터에 근본적이고 구조적인 문제가 드러났고, 카카오 역시 서버 이중화를 통해 장애를 대비하지 못해 그동안 서비스 안정화에 소홀했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에 정부와 국회에서는 이번 사태를 제도적으로 예방할 수 있는 규제를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PC방 업계도 이번 사태로 영업에 지장을 받았다. 카카오게임즈의 주요 게임들에도 장애가 발생하면서 해당 게임을 이용하는 고객들의 불편이 이어졌기 때문이다. 특히 PC방 점유율 4위 게임인 ‘카카오 배틀그라운드’가 포함됐기 때문에 해당 게임을 즐기기 위해 PC방을 찾았던 고객들은 발길을 돌려야 했고, 부가적으로는 카카오페이 간편결제 역시 서비스 장애가 발생하면서 PC방 업주들은 이를 대체할 결제수단을 안내하는 등의 불편을 감수해야 했다.

이에 카카오게임즈에서 보상안을 발표했다. 상대적으로 카카오의 다른 서비스보다 일찍 복구된 게임 서비스에 대한 PC방 보상안은 정량시간을 차감하는 코인을 3배 충전해 주는 것이다. 서비스 장애 시간대를 10월 15일 오후 3시 30분부터 16일 오후 9시까지로 확정했으며, 해당 시간대에 발생한 장애에 대해 전주 동일 시간대 코인 사용량의 3배를 보상하겠다는 것이다.

“PC방 만의 문제가 아니다” 자영업 전체로 확전
사실 카카오게임즈에서 발표한 3배 보상안은 사회 전반에서 대부분의 서비스 이용약관에 명시되어 있는 관행적인 보상안이다. B2B, B2C를 가리지 않고 통신·IT와 관련된 대부분의 유료 서비스는 서비스 장애 시간에 국한해 소비자나 관련 기업이 지출하게 되는 금액에서 3배 보상안을 제시하고 있다. 예를 들어 월 10만 원의 통신요금을 이용한다면, 시간당 금액은 138원이고, 10시간의 서비스 장애를 겪었다면 1,380원의 3배인 4,140원을 보상하는 것이다.

그러나 정부와 국회에서는 이 같은 관행적인 약관에 제동을 걸고 있다. 카카오가 처음 보상안에 대해 언급했을 때 유료서비스에 대해서만 보상할 방침이라고 하자 국정감사 중이었던 국회는 카카오 김범수 의장을 증인으로 출석시켜 무료서비스는 물론, 실질적인 피해 규모를 조사하고 적절한 보상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성토했다. 결국 카카오도 국회의 질타에 관행적인 보상안을 적용하지 않고 ‘먹통 대란’으로 발생한 자영업·소상공인의 매출피해를 조사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국회에서는 KT의 과거 사례를 들며 손실보전금과 같이 피해 자영업·소상공인에 대한 보상금 일괄지급을 제시하고 있는 상태다. 이를 카카오도 적극 검토하기로 했다. 국회에서 예를 든 KT 사태란 지난 2018년 서울과 경기도 일대에 발생한 KT의 통신 장애를 말하는 것으로, 당시 KT는 법령이나 약관에 따르지 않고 피해액 산정이 어려운 이용자에게도 복구 기간에 따라 최대 120만 원을 일괄 지급했다. 이는 보상 가이드라인을 제시할 예정인 정부안이기도 하다.

PC방의 경우에도 카카오게임즈의 3배 보상안을 납득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한국인터넷PC카페협동조합의 이준영 감사는 최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급 간담회에서 3배 코인 보상안은 있으나 마나 한 정책이라며, 매출피해에 대한 실질적인 보상과 서비스 안정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결국 이번 카카오 먹통 대란은 자영업·소상공인에 대한 기업의 보상 기준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PC방 업주들의 이목이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결과적으로 관행적인 이용약관이 아닌 매출피해에 대한 실질적 보상이 정착된다면 게임사의 서비스 장애에 따른 보상안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여 PC방 업주들의 많은 관심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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