月刊 아이러브 PC방 7월호(통권 380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규모가 큰 대형 PC방에는 대부분 소규모로 꾸며진 프리미엄존이 있기 마련이다. 이 좌석들은 다른 자리의 PC보다 성능이 높고 게이밍기어도 고급 장비를 갖춰 고사양 게임 환경을 원하는 게이머들에게 인기가 높다. 다만 프리미엄 좌석에 그래픽카드만 고성능 제품을 사용하고, 다른 하드웨어는 일반 PC와 같은 등급 제품을 사용하는 PC방도 적지 않다.

게이밍 PC에서 CPU가 차지하는 비중이 그래픽카드보다 작은 것은 사실이다. 인텔 코어 i5와 i7, i9의 차이는 쓰레드 숫자와 최대 동작속도 정도인데, 이것이 가져다주는 게임 성능의 차이는 최고보다는 최저에서 나타난다. 하한선이 높아진다는 뜻이다. 마침 PC방 디스플레이가 144Hz 이상 고주사율이 보편화된 현재, 프레임의 마지노선은 생각보다 중요하다.

제품군 확장, 4개 라인업 총 18종
지난 2021년 11월에 출시된 인텔 앨더레이크 프로세서는 현재 i3 3종, i5 6종, i7 4종, i9 5종 등 총 18개 모델이 판매되고 있다. 일반 데스크톱용 외에 저전력, 임베디드, 모바일 등 더 많은 제품군이 있지만, PC방을 포함한 일반 소비자가 사용하는 제품은 상술한 모델이 전부다.

PC방 시장에서는 전통적으로 X400 모델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만큼, 12세대 CPU 역시 12400 제품군, 그중에서도 내장그래픽이 포함되지 않은 12400F 모델이 가장 인기가 높다. i5 라인업 6종 가운데 E코어가 제공되는 것은 i5-12600KF가 유일한데, 6월 말 현재 최저가는 i5-12400F에 비해 10만 원가량 비싸다.

인텔은 9세대 커피레이크 리프레시 제품군부터 CPU의 종류를 크게 4종으로 구분하고 있다. 모델 넘버의 접미사로 그 여부를 알 수 있는데, 일반 모델은 별도의 코드 없이 숫자 그대로이고, 오버클럭 가능 모델은 K, 내장그래픽 미탑재 모델은 F를 붙인다. 내장그래픽이 없는 오버클럭 지원 모델은 KF를 붙인다.

예외로 i9 라인업의 최상위 모델에는 스페셜 에디션을 뜻하는 KS가 붙는데, i9-9900KS에 이어 이번 세대에 두 번째 KS 모델 i9-12900KS가 출시됐다. 이 모델은 올코어 부스트 5.2GHz, 터보부스트 5.5GHz 등 i9-12900K보다 높은 성능을 제공한다.

쓰레드 수와 부스트 클럭의 차이
인텔 12세대 프로세서는 성능 담당 P코어와 효율 담당 E코어로 역할이 구분됐다. PC방의 주력 모델인 i5-12400 라인업은 기존과 같이 P코어만으로 구성돼 있고, E코어는 i5-12600KF부터 적용된다. i5와 i7 프로세서의 E코어는 4코어 4쓰레드, i9 프로세서는 8코어 8쓰레드로 제공된다.

일반적인 게이밍 PC에서는 효율을 담당하는 E코어의 효용성이 높지 않다. 특히 일반 PC와 달리 PC방 PC에서는 한 번에 한 가지 이상의 작업을 수행하는 경우가 드물고, 12400의 6코어 12쓰레드 구성으로도 그래픽카드 성능에 따라 게임을 즐기는 데는 무리가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게임의 종류와 더불어 그래픽 옵션을 높이게 된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이스포츠 프로게이머들은 게임 플레이 중에도 최저 프레임 수치가 240FPS 아래로 떨어지지 않도록 그래픽 옵션을 가능한 낮추지만, PC방에서 즐겁게 게임을 즐기는 사람들까지 그렇게 할 필요는 없다. 오히려 집보다 나은 PC 환경에서 그래픽 옵션을 높여 즐기는 것이 더 큰 즐거움일 수 있다.

때문에 고사양 PC에서 중요한 것은 최고 프레임이 아니라 최저 프레임이다. 180Hz 주사율의 모니터를 기준으로 적어도 가장 낮을 때의 수치가 120FPS 이하로 떨어지지는 않아야 한다. ‘배틀그라운드’ 게임 내 좁은 방 안에서 아이템 파밍을 할 때와 외곽에서 수류탄과 연막탄이 빗발치는 전투가 벌어질 때의 프레임레이트는 천지 차이다. 화면에 표현할 오브젝트의 숫자가 많아질수록 프로세서가 연산해야 할 양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이때 멀티코어와 코어당 연산속도의 중요성은 더욱 높아진다.

아이러니하게도 프레임레이트가 가장 중요한 때는 상술한 전투 중일 때다. 모니터 주사율이 아무리 높아도 전투 중 레이트가 떨어지며 조금이라도 허우적대는 순간 상대의 총알에 굴욕적인 헤드샷을 당하게 된다. 소수의 프리미엄 좌석이라면 이런 순간에서도 레이트를 떨어뜨리지 않을 수 있도록 P코어를 더 많이 장착한 고사양 CPU가 필요하다.

시스템 성능 절대값 최강자는?
이번 테스트에는 PC방에서 절대적으로 많이 사용하는 H610 칩셋 메인보드를 활용했다. 전체가 아닌 일부 프리미엄 좌석에 적용하는 PC라면 B660 이상의 제품을 사용하는 것이 시스템 환경 구성에서 더 나은 선택일 수 있다. 메모리는 DDR4-3200 16GB(8×2), 쿨러는 시그마텍 에어킬러 S, 저장장치는 WD SN770 1TB, 그래픽카드는 조텍 RTX2060, 파워서플라이는 마이크로닉스 캐슬론M 시리즈 750W, 모니터는 FHD 180Hz를 지원하는 큐닉스 QX327F 180 HDR 강화유리 제품을 사용했다.

먼저 CPU 성능을 살펴봤다. CPU-Z의 벤치마크 테스트 결과는 i7-12700F 싱글 759.2점, 멀티 8,938.3점, i9-12900F는 싱글 799.7점, 멀티 1만392점을 기록했다. 두 제품 모두 E코어 덕분에 하위 모델 i5-12400F(싱글 665.3점, 멀티 4,976.5점)보다 멀티 점수가 월등히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시네벤치 R20 테스트 점수는 i7-12700F 싱글 728점, 멀티 6,740점, i9-12900F는 싱글 747점, 멀티 7,321점을 기록했다.

3DMark 파이어스트라이크 테스트. 왼쪽이 i7-12700F, 오른쪽이 i9-12900F의 결과다.
3DMark 파이어스트라이크 테스트. 왼쪽이 i7-12700F, 오른쪽이 i9-12900F의 결과다.
시네벤치 R20 테스트 결과 역시 멀티코어 점수에서 i5-12400F를 능가했다.
시네벤치 R20 테스트 결과 역시 멀티코어 점수에서 i5-12400F를 능가했다.
요구사양이 높은 ‘어쌔신크리드 발할라’ 테스트(그래픽옵션 보통)에서는 평균 FPS는 93으로 같은 수치를 기록했고, 최대 프레임 수치는 i7-12700F 181FPS, i9-12900F 199FPS를 기록했다.
요구사양이 높은 ‘어쌔신크리드 발할라’ 테스트(그래픽옵션 보통)에서는 평균 FPS는 93으로 같은 수치를 기록했고, 최대 프레임 수치는 i7-12700F 181FPS, i9-12900F 199FPS를 기록했다.

3DMark 파이어스트라이크 테스트의 경우 i7-12700F의 컴바인 스코어는 1만789점으로 i5-12400F보다 13.4% 더 높고, 피직스 스코어는 3만5,050점으로 49.5% 더 높았다. i9-12900F는 컴바인 1만845점, 피직스 3만7,027점으로 12400F보다 각각 13.9%, 57.9% 더 높게 나타났다.

‘배틀그라운드’ 게임 리플레이 테스트에서는 그래픽 옵션을 안티 앨리어싱, 텍스처, 거리보기 3개 항목을 ‘울트라’, 나머지 항목을 ‘중간’으로 설정했다. 소위 국민옵션이라 불리는 3개 항목 ‘높음’, 나머지 항목 ‘매우낮음’ 설정은 캐릭터와 주변 오브젝트의 품질이 좋지 못해 PC방에서 게임을 즐기는 재미가 반감된다.

테스트 결과는 i7-12900F 최저 108FPS, 최고 191FPS, 평균 151FPS, i9-12900F 최저 112FPS, 최고 197FPS, 평균 155FPS로 측정됐다. 같은 테스트를 국민옵션으로 진행하면 두 제품 모두 약 15%가량 더 높게 측정돼, FHD 해상도 모니터로 최저 120FPS 이상의 환경에서 쾌적하게 게임을 즐길 수 있다.

100석 PC방 기준으로 프리미엄 좌석은 적게는 5~10석, 많게는 20석까지 차지한다. 방문 빈도가 높은 단골손님이 관건인 상황에서는 더 나은 스펙을 어필해 같은 PC방이라 해도 차별화된 시스템을 즐길 수 있다는 인식을 심어줘야 한다. 12세대 프로세서 출시 후 다시금 전성기를 맞고 있는 인텔의 고사양 i7, i9 라인업 프로세서는 ‘좋은 PC방’ 속 ‘더 좋은 자리’란 인식을 심어줄 수 있는 고스펙 PC의 매개체가 될 가능성이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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